위협받는 보행자들…‘우회전 일시정지’ 가능할까?

입력 2021.03.25 (21:37) 수정 2021.03.2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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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81명.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들입니다.

최근 3년간 추세를 보면 보시는 것처럼 사망자 수,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 10만 명당 통계로 따져보면 OECD 평균과는 여전히 차이가 납니다.

특히 심각한 건 보행자 사망 사고 비율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35.5%.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3명 이상이 길을 걷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입니다.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 제도와 운전문화가 필요한데요,

보행자에게 특히 위협적인 건,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입니다.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고 하는데요.

왜 이런 사고가 많은 건지, ​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황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주 학교 앞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초등학생이 트럭에 치여 숨졌습니다.

직진 차선에서 불법 우회전을 하다 난 사고였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2차선에서 우회전하는 차들이 많아요. 3차선에서 우회전해야 하는데 차들이 밀려 있으니까 신호 받으면 바로 같이 우회전을 해요."]

정해진 신호를 받고 움직이는 직진이나 좌회전과 달리 따로 신호가 없는 우회전은 사실상 운전자 판단에 맡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잠시 멈추지도 않고 횡단보도를 그대로 지나쳐 우회전하고, 보행 신호등이 켜져 있지만 거침없이 달리는 차도 눈에 띕니다.

[보행자 : "사람들이 (횡단보도) 초입에서 건너니까 그 중간 부분에서는 그냥 휙 지나가서 사고가 안 난 게 이상할 것 같은..."]

이 때문에 정부는 차량이 우회전할 때 일시 정지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위반할 경우 과태료나 범칙금을 부과할 예정입니다.

당장 운전문화를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계적 시행이 유력합니다.

다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로 상황에 맞는 교통 체계 구축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임채홍/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우회전 전용차로가 있는 곳이나 없는 곳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분석 후에 우회전 전용 신호기를 둘 것인지 일시정지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일단 사고 위험성이 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차량 회전 방향과 관계없이 일시정지 표지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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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협받는 보행자들…‘우회전 일시정지’ 가능할까?
    • 입력 2021-03-25 21:37:04
    • 수정2021-03-25 22: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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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81명.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들입니다.

최근 3년간 추세를 보면 보시는 것처럼 사망자 수,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 10만 명당 통계로 따져보면 OECD 평균과는 여전히 차이가 납니다.

특히 심각한 건 보행자 사망 사고 비율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35.5%.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3명 이상이 길을 걷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입니다.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 제도와 운전문화가 필요한데요,

보행자에게 특히 위협적인 건,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입니다.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고 하는데요.

왜 이런 사고가 많은 건지, ​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황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주 학교 앞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초등학생이 트럭에 치여 숨졌습니다.

직진 차선에서 불법 우회전을 하다 난 사고였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2차선에서 우회전하는 차들이 많아요. 3차선에서 우회전해야 하는데 차들이 밀려 있으니까 신호 받으면 바로 같이 우회전을 해요."]

정해진 신호를 받고 움직이는 직진이나 좌회전과 달리 따로 신호가 없는 우회전은 사실상 운전자 판단에 맡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잠시 멈추지도 않고 횡단보도를 그대로 지나쳐 우회전하고, 보행 신호등이 켜져 있지만 거침없이 달리는 차도 눈에 띕니다.

[보행자 : "사람들이 (횡단보도) 초입에서 건너니까 그 중간 부분에서는 그냥 휙 지나가서 사고가 안 난 게 이상할 것 같은..."]

이 때문에 정부는 차량이 우회전할 때 일시 정지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위반할 경우 과태료나 범칙금을 부과할 예정입니다.

당장 운전문화를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계적 시행이 유력합니다.

다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로 상황에 맞는 교통 체계 구축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임채홍/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우회전 전용차로가 있는 곳이나 없는 곳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분석 후에 우회전 전용 신호기를 둘 것인지 일시정지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일단 사고 위험성이 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차량 회전 방향과 관계없이 일시정지 표지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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