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저우서 60년만에 폭우…50여 명 사망

입력 2021.07.24 (21:47) 수정 2021.07.2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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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중서부 허난성의 성도 정저우에 6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시가 마비됐습니다.

지금까지 50여 명이 숨졌고, 수재민도 3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재산 피해도 엄청납니다.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폭우 피해 소식 알아봅니다.

김민성 특파원, 이번에 폭우피해가 난 곳이 허난성 정저우인데 엄청난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진 건 매우 드문일이라고 해요.

[기자]

네, 이곳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600km 가량 떨어진 곳에 허난성 정저우시가 있습니다.

황하 아랫쪽에 있는 도시인데 1년 평균 강수량이 640밀리미터 정도로 비가 많은 곳은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4일 동안 내린 비가 1년 전체 강수량보다 많아서 엄청난 피해가 난 것입니다.

[앵커]

도심이 대규모로 물에 잠기면서 지하철에서 승객 1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이번 폭우로 정저우 도심 전체가 물에 잠기다 시피했습니다.

도시가 사라졌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돕니다.

특히 지상보다는 지하 공간들의 피해가 더 컸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이 대표적이었습니다.

퇴근 시간 무렵 지하철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닥친 물난리에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저우 시의 폭우 피해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허난성의 거대 도시 정저우가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도로와 건물, 주택가가 온통 물에 잠겼고, 도시 기능은 이내 마비됐습니다.

지난 20일 저녁 퇴근길.

시민들로 붐비던 지하철 승강장 안으로 황토물이 거세게 밀려듭니다.

물이 점점 불어나자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채 공포에 떱니다.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습니다.

[지하철 승객 : "휴대전화가 불통이에요. 통화가 안돼요."]

당시 지하철 객차에 갇힌 승객은 500 여명.

목까지 물이 차오른 다급한 상황에서 승객들은 손잡이와 안전대를 움켜잡고 구조를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역사엔 이미 천장 가까이 물이 들어차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접근하는데 큰 애를 먹었습니다.

[지하철 승객 : "지금은 밤 8시 35분입니다. 우리는 소방구조대원을 보았습니다. 소방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한명 한명 구조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선로는 거대한 하천으로 변했습니다.

가까스로 지하철에서 빠져 나온 승객들은 급류를 피해 긴급 대피했습니다.

악몽의 지하철을 벗어나자 비로소 안도합니다.

[지하철 승객 : "물살이 너무 셌어요. 바지만 입고 나왔어요. 가방이랑 상의 등 버릴 수 있는 건 다 버렸어요."]

폭우는 삽시간에 정저우를 강타했습니다.

20일 오후 1시 40분, 비교적 선명했던 교차로가 불과 한시간 뒤. 물에 잠겼고 차들이 꼼짝 못합니다.

지하차도는 4시간만에 물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도로 위를 달리던 차량 수백여 대는 이리저리 물 위를 떠다니고 이면도로에 세워진 차들도 불어난 물에 침수됐습니다.

["내 차도 물에 잠겼어..."]

급류에 휩쓸린 차들은 맥없이 하류로 떠내려가고, 폭우로 끊긴 도로 사이로 승용차가 그대로 추락합니다.

달리는 버스 안으로 쉴새없이 물이 들어와 승객들을 위협합니다.

한 남성이 급류에 떠내려가려는 여성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못잡았어... 아! 세상에. 어떡해."]

손을 놓치면서 여성은 휩쓸려 떠내려갑니다.

수십여 미터를 떠내려간 여성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간다, 간다, 아래에 구멍이 있어요. 어떡해. 구했다 구했다."]

엄청난 속도의 물살 속에서 사람들이 밧줄을 잡아당깁니다.

물길에 빨려 들어가던 이 여성은 사투 끝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건물 지하로 끊임없이 물살이 흘러들면서 곳곳에서 구조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정저우 시민 : "여기 지하 1층인데 (상황이) 심각해요, 아주 심각합니다."]

정저우에 있는 10여 개 댐들이 폭우로 불어난 엄청난 양의 물을 견디지 못해 붕괴되면서 4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인구 천 2백만 명의 정저우시에 지난 17일부터 나흘 동안 내린 비는 758.7밀리미텁니다.

정저우 연평균 강수량 640.8밀리미터를 넘었습니다.

특히 지난 20일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 정저우의 시간당 강수량은 201.9밀리미터였습니다.

60년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24시간 동안 552밀리미터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번 폭우로 지금까지 50여 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12명은 지하철에 갇혀있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3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665억 위안, 우리 돈 11조 원의 피해가 났습니다.

[허난성 정부 기자회견 : "이번 폭우로 숨진 사람들을 위해 애도를 표합니다."]

인명과 재산피해가 커지자 폭우 대응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 20일 하루 동안 500밀리미터가 넘는 비가 내렸는데 지하철 운행중단 조치는 오후 6시 이후에나 내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며칠째 비가 내려 가장 높은 수준의 적색 경보가 발령됐지만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이번 폭우로 전기,수도,가스 공급이 며칠 동안 중단됐습니다.

정저우의 기록적인 폭우는 제 6호 태풍 '인파'의 영향으로 수증기가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석달 동안 이어진 최악의 홍수로 6천 5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중국.

계속되는 자연재해로 올 여름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김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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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정저우서 60년만에 폭우…50여 명 사망
    • 입력 2021-07-24 21:47:32
    • 수정2021-07-24 22:10:1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중국 중서부 허난성의 성도 정저우에 6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시가 마비됐습니다.

지금까지 50여 명이 숨졌고, 수재민도 3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재산 피해도 엄청납니다.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폭우 피해 소식 알아봅니다.

김민성 특파원, 이번에 폭우피해가 난 곳이 허난성 정저우인데 엄청난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진 건 매우 드문일이라고 해요.

[기자]

네, 이곳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600km 가량 떨어진 곳에 허난성 정저우시가 있습니다.

황하 아랫쪽에 있는 도시인데 1년 평균 강수량이 640밀리미터 정도로 비가 많은 곳은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4일 동안 내린 비가 1년 전체 강수량보다 많아서 엄청난 피해가 난 것입니다.

[앵커]

도심이 대규모로 물에 잠기면서 지하철에서 승객 1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이번 폭우로 정저우 도심 전체가 물에 잠기다 시피했습니다.

도시가 사라졌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돕니다.

특히 지상보다는 지하 공간들의 피해가 더 컸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이 대표적이었습니다.

퇴근 시간 무렵 지하철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닥친 물난리에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저우 시의 폭우 피해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허난성의 거대 도시 정저우가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도로와 건물, 주택가가 온통 물에 잠겼고, 도시 기능은 이내 마비됐습니다.

지난 20일 저녁 퇴근길.

시민들로 붐비던 지하철 승강장 안으로 황토물이 거세게 밀려듭니다.

물이 점점 불어나자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채 공포에 떱니다.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습니다.

[지하철 승객 : "휴대전화가 불통이에요. 통화가 안돼요."]

당시 지하철 객차에 갇힌 승객은 500 여명.

목까지 물이 차오른 다급한 상황에서 승객들은 손잡이와 안전대를 움켜잡고 구조를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역사엔 이미 천장 가까이 물이 들어차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접근하는데 큰 애를 먹었습니다.

[지하철 승객 : "지금은 밤 8시 35분입니다. 우리는 소방구조대원을 보았습니다. 소방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한명 한명 구조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선로는 거대한 하천으로 변했습니다.

가까스로 지하철에서 빠져 나온 승객들은 급류를 피해 긴급 대피했습니다.

악몽의 지하철을 벗어나자 비로소 안도합니다.

[지하철 승객 : "물살이 너무 셌어요. 바지만 입고 나왔어요. 가방이랑 상의 등 버릴 수 있는 건 다 버렸어요."]

폭우는 삽시간에 정저우를 강타했습니다.

20일 오후 1시 40분, 비교적 선명했던 교차로가 불과 한시간 뒤. 물에 잠겼고 차들이 꼼짝 못합니다.

지하차도는 4시간만에 물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도로 위를 달리던 차량 수백여 대는 이리저리 물 위를 떠다니고 이면도로에 세워진 차들도 불어난 물에 침수됐습니다.

["내 차도 물에 잠겼어..."]

급류에 휩쓸린 차들은 맥없이 하류로 떠내려가고, 폭우로 끊긴 도로 사이로 승용차가 그대로 추락합니다.

달리는 버스 안으로 쉴새없이 물이 들어와 승객들을 위협합니다.

한 남성이 급류에 떠내려가려는 여성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못잡았어... 아! 세상에. 어떡해."]

손을 놓치면서 여성은 휩쓸려 떠내려갑니다.

수십여 미터를 떠내려간 여성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간다, 간다, 아래에 구멍이 있어요. 어떡해. 구했다 구했다."]

엄청난 속도의 물살 속에서 사람들이 밧줄을 잡아당깁니다.

물길에 빨려 들어가던 이 여성은 사투 끝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건물 지하로 끊임없이 물살이 흘러들면서 곳곳에서 구조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정저우 시민 : "여기 지하 1층인데 (상황이) 심각해요, 아주 심각합니다."]

정저우에 있는 10여 개 댐들이 폭우로 불어난 엄청난 양의 물을 견디지 못해 붕괴되면서 4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인구 천 2백만 명의 정저우시에 지난 17일부터 나흘 동안 내린 비는 758.7밀리미텁니다.

정저우 연평균 강수량 640.8밀리미터를 넘었습니다.

특히 지난 20일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 정저우의 시간당 강수량은 201.9밀리미터였습니다.

60년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24시간 동안 552밀리미터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번 폭우로 지금까지 50여 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12명은 지하철에 갇혀있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3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665억 위안, 우리 돈 11조 원의 피해가 났습니다.

[허난성 정부 기자회견 : "이번 폭우로 숨진 사람들을 위해 애도를 표합니다."]

인명과 재산피해가 커지자 폭우 대응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 20일 하루 동안 500밀리미터가 넘는 비가 내렸는데 지하철 운행중단 조치는 오후 6시 이후에나 내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며칠째 비가 내려 가장 높은 수준의 적색 경보가 발령됐지만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이번 폭우로 전기,수도,가스 공급이 며칠 동안 중단됐습니다.

정저우의 기록적인 폭우는 제 6호 태풍 '인파'의 영향으로 수증기가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석달 동안 이어진 최악의 홍수로 6천 5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중국.

계속되는 자연재해로 올 여름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김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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