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브라질 경찰, 갱단 잡으려다 민간인까지?

입력 2022.01.21 (10:48) 수정 2022.01.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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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지역에 무장 경찰이 대거 배치됐습니다.

마약조직으로부터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정작 주민들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데요.

범죄 조직을 향해야 할 총에 무고한 주민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경찰 트럭이 브라질 빈민가를 순찰합니다.

뒤에는 총을 든 경찰들이 타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은 빈민가 지역에 1,200명의 무장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빈민가를 장악하고 있는 마약조직으로부터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선데요.

각종 무기를 들고 덤비는 범죄 조직을 상대하기 위해 경찰의 손에도 총을 쥐여 준 겁니다.

[이반 블레이즈/군 경찰 대변인 : "빈민가 갱단 활개 지역에서 시민들을 구하기 위한 희망의 불꽃을 다시 지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경찰에 총에 맞은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압 작전 중 오인 사살되거나, 양측의 총격전에 휘말려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긴박했던 양측의 총격전이 그대로 방송을 타기도 했는데요.

도망가는 마약 조직원들이 탈출로를 찾기 위해 옥상을 뛰어넘고….

경찰 헬리콥터는 이들을 추적하며 낮게 비행하는 등 살벌한 추격전과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작전으로 모두 2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은 1명을 제외한 사망자 전원이 갱단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주민들은 집으로 들이닥친 경찰이 다짜고짜 총을 쐈다며, 진상규명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에딜루제 다 실바 베제라/희생자 어머니 : "정의를 원하고, 바로 세워야 합니다. 우리는 희생자 가족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입니다."]

리우 공공안전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6월부터 1년 동안 빈민가에서 벌어진 경찰 작전으로 천 명이 넘게 숨졌습니다.

공권력 남용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경찰은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는데요.

더 많은 무장 경찰을 거리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페레이라 가브리엘/주민 : "우리는 주민을 위협하고 죽이고 괴롭히는 것이 경찰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집으로 쳐들어오는 것도 경찰이죠. 필요 없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두 달 전, 상곤살루 지역에선 경찰의 진압 작전이 벌어진 후 10구의 시신이 발견됐는데요.

순찰 중이던 경찰이 괴한의 공격으로 사망하자, 대대적인 진압 작전을 벌여 사살한 겁니다.

주민들은 단속을 핑계로 한 학살 행위였다고 주장합니다.

[거주민 : "시신엔 고문의 흔적이 있었고, 무더기로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이는 분명한 학살입니다."]

브라질은 2018년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범죄율이 떨어지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듯 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강경 진압으로 경찰에 의한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일각에선 경찰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민간인 희생자가 늘면서 브라질 정부의 강경한 조치가 공권력의 남용은 아닌지 주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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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1 10:48:36
    • 수정2022-01-21 10:57:48
    지구촌뉴스
[앵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지역에 무장 경찰이 대거 배치됐습니다.

마약조직으로부터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정작 주민들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데요.

범죄 조직을 향해야 할 총에 무고한 주민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경찰 트럭이 브라질 빈민가를 순찰합니다.

뒤에는 총을 든 경찰들이 타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은 빈민가 지역에 1,200명의 무장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빈민가를 장악하고 있는 마약조직으로부터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선데요.

각종 무기를 들고 덤비는 범죄 조직을 상대하기 위해 경찰의 손에도 총을 쥐여 준 겁니다.

[이반 블레이즈/군 경찰 대변인 : "빈민가 갱단 활개 지역에서 시민들을 구하기 위한 희망의 불꽃을 다시 지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경찰에 총에 맞은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압 작전 중 오인 사살되거나, 양측의 총격전에 휘말려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긴박했던 양측의 총격전이 그대로 방송을 타기도 했는데요.

도망가는 마약 조직원들이 탈출로를 찾기 위해 옥상을 뛰어넘고….

경찰 헬리콥터는 이들을 추적하며 낮게 비행하는 등 살벌한 추격전과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작전으로 모두 2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은 1명을 제외한 사망자 전원이 갱단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주민들은 집으로 들이닥친 경찰이 다짜고짜 총을 쐈다며, 진상규명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에딜루제 다 실바 베제라/희생자 어머니 : "정의를 원하고, 바로 세워야 합니다. 우리는 희생자 가족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입니다."]

리우 공공안전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6월부터 1년 동안 빈민가에서 벌어진 경찰 작전으로 천 명이 넘게 숨졌습니다.

공권력 남용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경찰은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는데요.

더 많은 무장 경찰을 거리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페레이라 가브리엘/주민 : "우리는 주민을 위협하고 죽이고 괴롭히는 것이 경찰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집으로 쳐들어오는 것도 경찰이죠. 필요 없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두 달 전, 상곤살루 지역에선 경찰의 진압 작전이 벌어진 후 10구의 시신이 발견됐는데요.

순찰 중이던 경찰이 괴한의 공격으로 사망하자, 대대적인 진압 작전을 벌여 사살한 겁니다.

주민들은 단속을 핑계로 한 학살 행위였다고 주장합니다.

[거주민 : "시신엔 고문의 흔적이 있었고, 무더기로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이는 분명한 학살입니다."]

브라질은 2018년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범죄율이 떨어지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듯 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강경 진압으로 경찰에 의한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일각에선 경찰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민간인 희생자가 늘면서 브라질 정부의 강경한 조치가 공권력의 남용은 아닌지 주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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