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특공’ 부적격자 76명 계약까지…장관 직인 위조도

[앵커]

감사원이 세종시 특별공급 주택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116명이 부적격 당첨됐고, 이 가운데 76명은 실제 계약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별공급 자격이 없는데 장관 직인을 위조해 확인서를 제출한 지자체 공무원도 적발됐습니다.

조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KBS 뉴스9/2020.8.31 : "특별공급 분양을 받은 뒤 하루도 살지 않고 팔아 치워 수억 원대 차익을 얻은 고위 공직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공직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 주택 특별공급 제도.

관세분류평가원이 특별공급을 노리고 유령청사를 지으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지난해 7월 제도는 폐지됐습니다.

감사원은 이후 국회 요구에 따라 특별공급 제도 운영 실태를 감사했고, 모두 116건의 부당 특별공급을 적발했습니다.

그 가운데 76건은 실제 공급 계약까지 이뤄졌습니다.

특별공급을 받으려면 소속기관장이 확인서를 발급해줘야하는데 이 과정이 허술했던 겁니다.

2013년 특별공급에 당첨된 A씨, 입주 공고일 당시엔 교원으로 특별공급 대상이 아니었지만 당첨 이후 문체부로 소속을 옮겨 확인서를 받았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모두 12개 기관에서 24명에게 부당하게 확인서를 발급했습니다.

아예 확인서를 위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충남 금산군청 직원 B씨, 행안부 파견 근무 중이던 2018년, 장관 직인을 복사해 붙여넣는 방식으로 확인서를 위조해 특별공급을 받았다가 고발됐습니다.

이미 특별공급에 당첨되고도 다시 청약해 중복 당첨된 경우는 7명, 행복도시 내 주택을 갖고 있어 특별공급 자격이 없었던 경우는 6명이었습니다.

중소기업진흥원 등 17개 기관은 입주예정일 이전에 정년퇴직이 확실한 직원 28명에게 확인서를 발급해줬다가 담당자 징계나 주의 요구를 받았습니다.

감사원은 부당하게 특별공급에 당첨돼 실제 계약을 완료한 경우 국토부 조사를 통해 계약 취소 등의 조치를 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이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