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대 투자 사기, 피해 신고는 130억…사라진 피해자들

입력 2022.10.07 (07:41) 수정 2022.10.0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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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수익을 미끼로 수백억 대의 투자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지난주에 전해드렸는데요.

경찰 수사 결과, 사기 피해액이 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가운데 370억 원은 피해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조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팔에 주렁주렁 걸린 시계.

제일 싼 게 한 개에 3,000만 원, 비싼 건 한 개에 1억 5,000만 원짜리도 있습니다.

억대의 외제 스포츠카도 빠지지 않습니다.

인터넷 투자 사기단 조직원들이 범죄 수익으로 사들인 물건들입니다.

불법 투자 사이트를 만들고, 가상화폐나 금 등을 거래하는 것처럼 속여 은밀하게 투자자를 모은 뒤, 돈만 받아 가로챘습니다.

[불법 투자 사이트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 얘기할 때는 계좌로 돈이 들어오고 나오게 하는 게 직접 확인이 됐거든요. (그런데,) 출금을 한 번 해 보려고 했더니 출금이 막힌 거예요."]

이 사기극에 가담한 조직원은 53명에 이르고, 이 중 13명은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 중 일부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이 사기단은 대포 통장 40여 개를 사용해 투자금을 받았습니다.

2019년부터 3년 동안 입금된 돈이 500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피해자가 누군지 확인된 돈은 130억 원밖에 안됩니다.

나머지 370억 원은 주인 없는 돈이 된 셈입니다.

피해자가 최소 6천명은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피해사실을 인정한 사람은, 겨우 270명에 그친 결과입니다.

[송상규/강원경찰청 사이버경제범죄팀장 :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되게 꺼리세요. 그리고 자기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해서 되게 자책을 하시더라고요. 한 분은 경찰서까지 가셨다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경찰은 최악의 경우 피해자를 확인하지 못한 돈 370억원은 법적으로 '범죄수익'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화면제공:강원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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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억대 투자 사기, 피해 신고는 130억…사라진 피해자들
    • 입력 2022-10-07 07:41:59
    • 수정2022-10-07 07: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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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수익을 미끼로 수백억 대의 투자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지난주에 전해드렸는데요.

경찰 수사 결과, 사기 피해액이 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가운데 370억 원은 피해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조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팔에 주렁주렁 걸린 시계.

제일 싼 게 한 개에 3,000만 원, 비싼 건 한 개에 1억 5,000만 원짜리도 있습니다.

억대의 외제 스포츠카도 빠지지 않습니다.

인터넷 투자 사기단 조직원들이 범죄 수익으로 사들인 물건들입니다.

불법 투자 사이트를 만들고, 가상화폐나 금 등을 거래하는 것처럼 속여 은밀하게 투자자를 모은 뒤, 돈만 받아 가로챘습니다.

[불법 투자 사이트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 얘기할 때는 계좌로 돈이 들어오고 나오게 하는 게 직접 확인이 됐거든요. (그런데,) 출금을 한 번 해 보려고 했더니 출금이 막힌 거예요."]

이 사기극에 가담한 조직원은 53명에 이르고, 이 중 13명은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 중 일부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이 사기단은 대포 통장 40여 개를 사용해 투자금을 받았습니다.

2019년부터 3년 동안 입금된 돈이 500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피해자가 누군지 확인된 돈은 130억 원밖에 안됩니다.

나머지 370억 원은 주인 없는 돈이 된 셈입니다.

피해자가 최소 6천명은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피해사실을 인정한 사람은, 겨우 270명에 그친 결과입니다.

[송상규/강원경찰청 사이버경제범죄팀장 :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되게 꺼리세요. 그리고 자기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해서 되게 자책을 하시더라고요. 한 분은 경찰서까지 가셨다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경찰은 최악의 경우 피해자를 확인하지 못한 돈 370억원은 법적으로 '범죄수익'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화면제공:강원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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