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콜밴 ‘무허가’ 영업 다시 고개…“단속 정보도 샌다”

입력 2023.03.04 (07:33) 수정 2023.03.0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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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짐이 많거나 사람이 여럿일 때, '콜밴'을 불러 공항을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무허가 콜밴'의 배짱 영업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속은 거의 없습니다.

현장K,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공항 출국장에 승합차 한 대가 서 있습니다.

공항 이용객들을 내려준 뒤, 요금을 받고 떠납니다.

그런데 번호판이 '하', 렌터카입니다.

허가받은 콜밴 번호판과는 명백히 다릅니다.

이 화면이 찍힌 시점은 지난해 3월입니다.

지금도 인천공항에선 이러한 무등록 렌터카 영업이 성행 중이라는데, 현장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승합차에서 가족 단위 승객이 하차하는데, 이번에도 렌터카 차량입니다.

잠시 뒤 또다른 렌터카도 승객을 내려줍니다.

[렌터카 기사/음성변조 : "(방금도 이거(요금) 받으신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거 자료 받은 거예요, 자료. 자료 받은 거라니까요."]

평일 오후 2시간 동안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이런 모습이 10건 넘게 포착됐습니다.

해당 차량을 직접 예약 호출해 봤습니다.

역시나 렌터카 번호판의 승합차가 도착합니다.

운행 기사는, "대중교통 노선이 애매한 수도권 지역의 수요가 많다"고 합니다.

[렌터카 콜밴 업체 기사/음성변조 : "화성, 동탄. 거기가 (대중교통이) 애매해, 그런 분들이 많이 타. 또 용인, 길은 좋아."]

불법 아니냐고 묻자, 회사를 끼고 해서 문제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렌터카 콜밴 업체 기사/음성변조 : "우리는 용역업체야, 쉽게 얘기해서. 운송만 해주는. 개인이 뽑은 게 아니에요."]

이른바 '타다 금지법' 시행 이후, 렌터카는 공항을 기점으로 관광객에게 기사를 유상 알선해줄 순 있습니다.

다만, 반드시 승객과 렌터카 계약서를 써야 합니다.

하지만 렌터카를 투입한 무허가 콜밴 업체 중, 실제로 계약서를 쓴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여건상 승객들에게 일일이 계약서를 받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한 업체 측에서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당국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을 잘 안 하는데, 그나마 가끔 있는 단속도 업체들에게 정보가 새기 일쑤입니다.

[렌터카 콜밴 기사/음성변조 : "'단속하고 있다'고 하면 단속 내용도 그 단톡방에다 올려요, 그러면 해당 기사들은 (공항에) 안 가겠죠, 그 단속이 끝나기 전까지는."]

인명사고 발생 시 배상액이 '무제한'인 합법 콜밴과 달리, 무허가 콜밴들은 배상액이 제한됩니다.

경찰도, 인천공항 내 '불법 콜밴' 영업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 최하운/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채상우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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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 콜밴 ‘무허가’ 영업 다시 고개…“단속 정보도 샌다”
    • 입력 2023-03-04 07:33:37
    • 수정2023-03-04 07: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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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짐이 많거나 사람이 여럿일 때, '콜밴'을 불러 공항을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무허가 콜밴'의 배짱 영업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속은 거의 없습니다.

현장K,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공항 출국장에 승합차 한 대가 서 있습니다.

공항 이용객들을 내려준 뒤, 요금을 받고 떠납니다.

그런데 번호판이 '하', 렌터카입니다.

허가받은 콜밴 번호판과는 명백히 다릅니다.

이 화면이 찍힌 시점은 지난해 3월입니다.

지금도 인천공항에선 이러한 무등록 렌터카 영업이 성행 중이라는데, 현장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승합차에서 가족 단위 승객이 하차하는데, 이번에도 렌터카 차량입니다.

잠시 뒤 또다른 렌터카도 승객을 내려줍니다.

[렌터카 기사/음성변조 : "(방금도 이거(요금) 받으신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거 자료 받은 거예요, 자료. 자료 받은 거라니까요."]

평일 오후 2시간 동안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이런 모습이 10건 넘게 포착됐습니다.

해당 차량을 직접 예약 호출해 봤습니다.

역시나 렌터카 번호판의 승합차가 도착합니다.

운행 기사는, "대중교통 노선이 애매한 수도권 지역의 수요가 많다"고 합니다.

[렌터카 콜밴 업체 기사/음성변조 : "화성, 동탄. 거기가 (대중교통이) 애매해, 그런 분들이 많이 타. 또 용인, 길은 좋아."]

불법 아니냐고 묻자, 회사를 끼고 해서 문제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렌터카 콜밴 업체 기사/음성변조 : "우리는 용역업체야, 쉽게 얘기해서. 운송만 해주는. 개인이 뽑은 게 아니에요."]

이른바 '타다 금지법' 시행 이후, 렌터카는 공항을 기점으로 관광객에게 기사를 유상 알선해줄 순 있습니다.

다만, 반드시 승객과 렌터카 계약서를 써야 합니다.

하지만 렌터카를 투입한 무허가 콜밴 업체 중, 실제로 계약서를 쓴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여건상 승객들에게 일일이 계약서를 받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한 업체 측에서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당국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을 잘 안 하는데, 그나마 가끔 있는 단속도 업체들에게 정보가 새기 일쑤입니다.

[렌터카 콜밴 기사/음성변조 : "'단속하고 있다'고 하면 단속 내용도 그 단톡방에다 올려요, 그러면 해당 기사들은 (공항에) 안 가겠죠, 그 단속이 끝나기 전까지는."]

인명사고 발생 시 배상액이 '무제한'인 합법 콜밴과 달리, 무허가 콜밴들은 배상액이 제한됩니다.

경찰도, 인천공항 내 '불법 콜밴' 영업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 최하운/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채상우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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