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붓값 반환 거부하면 구금”…중국 법원, 이례적 생중계

입력 2024.05.10 (21:47) 수정 2024.05.10 (22: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중국에서는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에게 일종의 신붓값을 주는 문화가 있는데요.

최근 이와 관련해 신랑 신부 사이 분쟁이 자주 발생하면서, 중국 법원이 신붓값 반환을 거부하는 여성을 구금하는 장면을 이례적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강제 집행에 나선 법원 직원들이 가정집에 들이닥칩니다.

신랑에게 받은 신붓값, 이른바 '차이리'를 이혼 뒤에도 돌려주지 않는 여성을 구금하러 온 겁니다.

중국 법원은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법원 직원/생중계 : "남성은 (결혼 후에야) 여성이 전 남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여성은 구금 장소까지 끌려가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면서도 돌려줄 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왕○○/'신붓값' 사건 피고인 : "신붓값은 다 써 버렸어요. 어떻게 돌려주죠? 저는 직업도 없어요. 재산도 다 저당 잡혔다고 말했어요."]

지난 2월,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신붓값을 요구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면서 남성이 반환을 요구하면 승소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지난달에는 한 남성이 아파트를 마련해오라는 예비 처가의 압박에 가짜 현금을 준비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국 사회에서 무리한 신붓값을 요구하는 악습은 좀처럼 뿌리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부유층 사이에선 신붓값이 우리 돈 2억여 원에 달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결혼한 중국 신부의 약 80%가 신붓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이 구금 장면까지 공개하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신붓값을 근절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지훈/화면제공:빌리빌리·더우인·하오칸스핀/자료조사:문종원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신붓값 반환 거부하면 구금”…중국 법원, 이례적 생중계
    • 입력 2024-05-10 21:47:35
    • 수정2024-05-10 22:06:25
    뉴스 9
[앵커]

중국에서는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에게 일종의 신붓값을 주는 문화가 있는데요.

최근 이와 관련해 신랑 신부 사이 분쟁이 자주 발생하면서, 중국 법원이 신붓값 반환을 거부하는 여성을 구금하는 장면을 이례적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강제 집행에 나선 법원 직원들이 가정집에 들이닥칩니다.

신랑에게 받은 신붓값, 이른바 '차이리'를 이혼 뒤에도 돌려주지 않는 여성을 구금하러 온 겁니다.

중국 법원은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법원 직원/생중계 : "남성은 (결혼 후에야) 여성이 전 남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여성은 구금 장소까지 끌려가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면서도 돌려줄 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왕○○/'신붓값' 사건 피고인 : "신붓값은 다 써 버렸어요. 어떻게 돌려주죠? 저는 직업도 없어요. 재산도 다 저당 잡혔다고 말했어요."]

지난 2월,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신붓값을 요구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면서 남성이 반환을 요구하면 승소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지난달에는 한 남성이 아파트를 마련해오라는 예비 처가의 압박에 가짜 현금을 준비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국 사회에서 무리한 신붓값을 요구하는 악습은 좀처럼 뿌리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부유층 사이에선 신붓값이 우리 돈 2억여 원에 달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결혼한 중국 신부의 약 80%가 신붓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이 구금 장면까지 공개하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신붓값을 근절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지훈/화면제공:빌리빌리·더우인·하오칸스핀/자료조사:문종원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