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기술 ‘HKMG’ 중국으로…“수천 억 손실 추정”
입력 2024.05.28 (21:21)
수정 2024.05.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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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K 하이닉스 중국 법인의 현지 직원이 반도체 공정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국내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된 신기술이 대거 유출된 건데, SK 하이닉스의 대처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민경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적 선도기업인 SK하이닉스.
["독자적인 노하우와 기술력은 고용량·고성능·저전력의 제품 개발로 이어져…"]
2022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에 하이케이메탈게이트, 이른바 HKMG라는 공정을 적용했습니다.
누설 전류를 막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차세대 공정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같은 해 6월, SK하이닉스 중국 법인에서 이 공정 관련 기술이 중국 업체에 유출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유출자는 당시 중국 법인에서 일하던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 고객상담실의 책임자급 직원이었습니다.
HKMG 관련 자료를 출력해 유출한 혐의를 받는데, USB를 통해 자료를 빼낼 수 없자 3천 장을 인쇄해 챙겼습니다.
당시, 이 직원은 이미 중국기업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이직하기로 정해졌던 상황.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유출 정황을 파악한 건 이 직원이 사표를 낸 뒤 였습니다.
내부 점검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건데 후속 대응은 부실했습니다.
사표를 내러 한국에 들어왔던 해당 직원에 대해 회사가 자체 조사를 시작하자 직원은 중국으로 출국해버렸습니다.
수사기관 신고가 더 빨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직원은 이후 하이실리콘에서 실제 근무했는데 별다른 사법 조치가 없자 지난달 우리나라에 다시 입국했다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유출시점으로부터 2년이란 시간이 지나 실제로 중국 기업에 자료가 넘어갔는지, 배후가 있었는지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달 초 자료 유출 혐의로 구속기소했는데 해당 직원은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유출 사실을 인지하는 대로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수사와 재판에 적극 협조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영상편집:양다운/화면제공:SK하이닉스/그래픽 제작:고석훈 최창준
[앵커]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핵심 기술은 반도체 전력 소모를 줄이는 신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수천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개발한 기술의 보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해졌습니다.
이어서 신현욱 기잡니다.
[리포트]
중국 직원이 유출한 건 '하이케이 메탈게이트'라 불리는 반도체 신기술입니다.
반도체 절연막을 실리콘산화막에서 신물질로 바꾸고, 전기가 들어올 때 대문 역할을 하는 게이트를 여기에 맞는 금속 소재로 바꾸는 공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새는 전기가 줄어,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일 수 있습니다.
'국가핵심기술'에도 지정될 만큼 개발도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보안에 각별히 신경 써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유출된 게 사실이라면 우리 기업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한다는 게 전문가 추정입니다.
[안기현/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우리 반도체 제조 기술은 개발 하나 하는데 1조, 조 단위로 들어갑니다. 근데 종이를 가져가잖아요. 그럼 거기 다 기록이 돼 있잖아요. 수천 억 정도의 (기술 유출) 효과가 있지 않을까."]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 속에 중국이 반도체 기술 독립을 추진하는 상황.
이번 사건을 두고 우리 반도체 기업의 핵심 기술이 또 중국으로 넘어간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전 부장이 또다른 반도체 핵심기술을 중국에 빼돌렸다 발각되는 등 기술 유출 사건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해외로 유출된 산업기술은 96건. 이 중 반도체 기술이 약 40%를 차지합니다.
전체 피해 규모는 23조 원대에 이릅니다.
[이병훈/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 "(신물질의) 신뢰성을 좋게 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기술 유출 시) 신뢰성이나 성능 측면에서 차이가 나게 못 따라오고 있었던 것을 따라올 수 있게 되는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죠."]
계속되는 기술유출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월 기술 유출 범죄의 양형 기준을 대폭 높이기도 했습니다.
기술 유출 범죄가 국가 경제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나온 사법부 차원의 조치였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최연송 박찬걸 이정태/영상편집:정광준/그래픽:박미주
SK 하이닉스 중국 법인의 현지 직원이 반도체 공정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국내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된 신기술이 대거 유출된 건데, SK 하이닉스의 대처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민경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적 선도기업인 SK하이닉스.
["독자적인 노하우와 기술력은 고용량·고성능·저전력의 제품 개발로 이어져…"]
2022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에 하이케이메탈게이트, 이른바 HKMG라는 공정을 적용했습니다.
누설 전류를 막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차세대 공정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같은 해 6월, SK하이닉스 중국 법인에서 이 공정 관련 기술이 중국 업체에 유출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유출자는 당시 중국 법인에서 일하던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 고객상담실의 책임자급 직원이었습니다.
HKMG 관련 자료를 출력해 유출한 혐의를 받는데, USB를 통해 자료를 빼낼 수 없자 3천 장을 인쇄해 챙겼습니다.
당시, 이 직원은 이미 중국기업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이직하기로 정해졌던 상황.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유출 정황을 파악한 건 이 직원이 사표를 낸 뒤 였습니다.
내부 점검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건데 후속 대응은 부실했습니다.
사표를 내러 한국에 들어왔던 해당 직원에 대해 회사가 자체 조사를 시작하자 직원은 중국으로 출국해버렸습니다.
수사기관 신고가 더 빨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직원은 이후 하이실리콘에서 실제 근무했는데 별다른 사법 조치가 없자 지난달 우리나라에 다시 입국했다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유출시점으로부터 2년이란 시간이 지나 실제로 중국 기업에 자료가 넘어갔는지, 배후가 있었는지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달 초 자료 유출 혐의로 구속기소했는데 해당 직원은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유출 사실을 인지하는 대로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수사와 재판에 적극 협조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영상편집:양다운/화면제공:SK하이닉스/그래픽 제작:고석훈 최창준
[앵커]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핵심 기술은 반도체 전력 소모를 줄이는 신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수천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개발한 기술의 보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해졌습니다.
이어서 신현욱 기잡니다.
[리포트]
중국 직원이 유출한 건 '하이케이 메탈게이트'라 불리는 반도체 신기술입니다.
반도체 절연막을 실리콘산화막에서 신물질로 바꾸고, 전기가 들어올 때 대문 역할을 하는 게이트를 여기에 맞는 금속 소재로 바꾸는 공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새는 전기가 줄어,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일 수 있습니다.
'국가핵심기술'에도 지정될 만큼 개발도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보안에 각별히 신경 써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유출된 게 사실이라면 우리 기업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한다는 게 전문가 추정입니다.
[안기현/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우리 반도체 제조 기술은 개발 하나 하는데 1조, 조 단위로 들어갑니다. 근데 종이를 가져가잖아요. 그럼 거기 다 기록이 돼 있잖아요. 수천 억 정도의 (기술 유출) 효과가 있지 않을까."]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 속에 중국이 반도체 기술 독립을 추진하는 상황.
이번 사건을 두고 우리 반도체 기업의 핵심 기술이 또 중국으로 넘어간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전 부장이 또다른 반도체 핵심기술을 중국에 빼돌렸다 발각되는 등 기술 유출 사건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해외로 유출된 산업기술은 96건. 이 중 반도체 기술이 약 40%를 차지합니다.
전체 피해 규모는 23조 원대에 이릅니다.
[이병훈/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 "(신물질의) 신뢰성을 좋게 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기술 유출 시) 신뢰성이나 성능 측면에서 차이가 나게 못 따라오고 있었던 것을 따라올 수 있게 되는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죠."]
계속되는 기술유출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월 기술 유출 범죄의 양형 기준을 대폭 높이기도 했습니다.
기술 유출 범죄가 국가 경제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나온 사법부 차원의 조치였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최연송 박찬걸 이정태/영상편집:정광준/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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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5-28 21:21:52
- 수정2024-05-28 22:16:10
[앵커]
SK 하이닉스 중국 법인의 현지 직원이 반도체 공정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국내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된 신기술이 대거 유출된 건데, SK 하이닉스의 대처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민경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적 선도기업인 SK하이닉스.
["독자적인 노하우와 기술력은 고용량·고성능·저전력의 제품 개발로 이어져…"]
2022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에 하이케이메탈게이트, 이른바 HKMG라는 공정을 적용했습니다.
누설 전류를 막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차세대 공정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같은 해 6월, SK하이닉스 중국 법인에서 이 공정 관련 기술이 중국 업체에 유출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유출자는 당시 중국 법인에서 일하던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 고객상담실의 책임자급 직원이었습니다.
HKMG 관련 자료를 출력해 유출한 혐의를 받는데, USB를 통해 자료를 빼낼 수 없자 3천 장을 인쇄해 챙겼습니다.
당시, 이 직원은 이미 중국기업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이직하기로 정해졌던 상황.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유출 정황을 파악한 건 이 직원이 사표를 낸 뒤 였습니다.
내부 점검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건데 후속 대응은 부실했습니다.
사표를 내러 한국에 들어왔던 해당 직원에 대해 회사가 자체 조사를 시작하자 직원은 중국으로 출국해버렸습니다.
수사기관 신고가 더 빨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직원은 이후 하이실리콘에서 실제 근무했는데 별다른 사법 조치가 없자 지난달 우리나라에 다시 입국했다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유출시점으로부터 2년이란 시간이 지나 실제로 중국 기업에 자료가 넘어갔는지, 배후가 있었는지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달 초 자료 유출 혐의로 구속기소했는데 해당 직원은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유출 사실을 인지하는 대로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수사와 재판에 적극 협조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영상편집:양다운/화면제공:SK하이닉스/그래픽 제작:고석훈 최창준
[앵커]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핵심 기술은 반도체 전력 소모를 줄이는 신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수천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개발한 기술의 보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해졌습니다.
이어서 신현욱 기잡니다.
[리포트]
중국 직원이 유출한 건 '하이케이 메탈게이트'라 불리는 반도체 신기술입니다.
반도체 절연막을 실리콘산화막에서 신물질로 바꾸고, 전기가 들어올 때 대문 역할을 하는 게이트를 여기에 맞는 금속 소재로 바꾸는 공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새는 전기가 줄어,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일 수 있습니다.
'국가핵심기술'에도 지정될 만큼 개발도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보안에 각별히 신경 써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유출된 게 사실이라면 우리 기업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한다는 게 전문가 추정입니다.
[안기현/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우리 반도체 제조 기술은 개발 하나 하는데 1조, 조 단위로 들어갑니다. 근데 종이를 가져가잖아요. 그럼 거기 다 기록이 돼 있잖아요. 수천 억 정도의 (기술 유출) 효과가 있지 않을까."]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 속에 중국이 반도체 기술 독립을 추진하는 상황.
이번 사건을 두고 우리 반도체 기업의 핵심 기술이 또 중국으로 넘어간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전 부장이 또다른 반도체 핵심기술을 중국에 빼돌렸다 발각되는 등 기술 유출 사건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해외로 유출된 산업기술은 96건. 이 중 반도체 기술이 약 40%를 차지합니다.
전체 피해 규모는 23조 원대에 이릅니다.
[이병훈/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 "(신물질의) 신뢰성을 좋게 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기술 유출 시) 신뢰성이나 성능 측면에서 차이가 나게 못 따라오고 있었던 것을 따라올 수 있게 되는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죠."]
계속되는 기술유출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월 기술 유출 범죄의 양형 기준을 대폭 높이기도 했습니다.
기술 유출 범죄가 국가 경제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나온 사법부 차원의 조치였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최연송 박찬걸 이정태/영상편집:정광준/그래픽:박미주
SK 하이닉스 중국 법인의 현지 직원이 반도체 공정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국내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된 신기술이 대거 유출된 건데, SK 하이닉스의 대처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민경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적 선도기업인 SK하이닉스.
["독자적인 노하우와 기술력은 고용량·고성능·저전력의 제품 개발로 이어져…"]
2022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에 하이케이메탈게이트, 이른바 HKMG라는 공정을 적용했습니다.
누설 전류를 막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차세대 공정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같은 해 6월, SK하이닉스 중국 법인에서 이 공정 관련 기술이 중국 업체에 유출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유출자는 당시 중국 법인에서 일하던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 고객상담실의 책임자급 직원이었습니다.
HKMG 관련 자료를 출력해 유출한 혐의를 받는데, USB를 통해 자료를 빼낼 수 없자 3천 장을 인쇄해 챙겼습니다.
당시, 이 직원은 이미 중국기업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이직하기로 정해졌던 상황.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유출 정황을 파악한 건 이 직원이 사표를 낸 뒤 였습니다.
내부 점검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건데 후속 대응은 부실했습니다.
사표를 내러 한국에 들어왔던 해당 직원에 대해 회사가 자체 조사를 시작하자 직원은 중국으로 출국해버렸습니다.
수사기관 신고가 더 빨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직원은 이후 하이실리콘에서 실제 근무했는데 별다른 사법 조치가 없자 지난달 우리나라에 다시 입국했다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유출시점으로부터 2년이란 시간이 지나 실제로 중국 기업에 자료가 넘어갔는지, 배후가 있었는지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달 초 자료 유출 혐의로 구속기소했는데 해당 직원은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유출 사실을 인지하는 대로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수사와 재판에 적극 협조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영상편집:양다운/화면제공:SK하이닉스/그래픽 제작:고석훈 최창준
[앵커]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핵심 기술은 반도체 전력 소모를 줄이는 신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수천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개발한 기술의 보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해졌습니다.
이어서 신현욱 기잡니다.
[리포트]
중국 직원이 유출한 건 '하이케이 메탈게이트'라 불리는 반도체 신기술입니다.
반도체 절연막을 실리콘산화막에서 신물질로 바꾸고, 전기가 들어올 때 대문 역할을 하는 게이트를 여기에 맞는 금속 소재로 바꾸는 공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새는 전기가 줄어,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일 수 있습니다.
'국가핵심기술'에도 지정될 만큼 개발도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보안에 각별히 신경 써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유출된 게 사실이라면 우리 기업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한다는 게 전문가 추정입니다.
[안기현/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우리 반도체 제조 기술은 개발 하나 하는데 1조, 조 단위로 들어갑니다. 근데 종이를 가져가잖아요. 그럼 거기 다 기록이 돼 있잖아요. 수천 억 정도의 (기술 유출) 효과가 있지 않을까."]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 속에 중국이 반도체 기술 독립을 추진하는 상황.
이번 사건을 두고 우리 반도체 기업의 핵심 기술이 또 중국으로 넘어간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전 부장이 또다른 반도체 핵심기술을 중국에 빼돌렸다 발각되는 등 기술 유출 사건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해외로 유출된 산업기술은 96건. 이 중 반도체 기술이 약 40%를 차지합니다.
전체 피해 규모는 23조 원대에 이릅니다.
[이병훈/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 "(신물질의) 신뢰성을 좋게 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기술 유출 시) 신뢰성이나 성능 측면에서 차이가 나게 못 따라오고 있었던 것을 따라올 수 있게 되는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죠."]
계속되는 기술유출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월 기술 유출 범죄의 양형 기준을 대폭 높이기도 했습니다.
기술 유출 범죄가 국가 경제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나온 사법부 차원의 조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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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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