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가관이 ‘고의 추락’ 제안 까지…의혹 관련 조사 착수

입력 2024.05.28 (21:25) 수정 2024.05.28 (22: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 군이 추진하는 정찰용 무인기 사업의 불공정 입찰 의혹, 어제(27일)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 결과, 특정 업체 봐 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육군 평가관이 이전에도 경쟁 업체에게 부적절한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단독 보도, 김덕훈 기잡니다.

[리포트]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내가 업체 잡아먹을 게 뭐가 있지? 딱 나오네. (시험성적서) 기한 내에 제출 안 했네. 저도 기준 미달로 할게요."]

지난해 11월, 무인기 시험평가 기간 연장에 반대하던 업체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로 위협성 발언을 한 김모 평가관, 이 발언 한 달 전, 무인기 평가 과정에서 김 평가관이 기체를 '고의 추락'시키자는 제안을 자신들에게 했다고 해당 업체 측이 폭로했습니다.

무인기 이착륙 평가를 30회 하는 동안 3번 실패해 불합격 위험이 있으니, 차라리 기체를 추락시켜 그간 실패를 소프트웨어 문제로 돌리자는 취지였다는 것입니다.

평가관의 제안에 업체 직원들은 당황합니다.

[피해 업체 현장 관계자/음성변조/지난해 10월 : "(평가관이) 엉뚱한 이야기도 하시던데, '의도적으로 한 대를 추락을 시켜가지고 (평가 기간을 연장해) 시간을 벌자'고요.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든지 시간을 줄 테니…"]

[피해 업체 이사/음성변조 : "뭔 말이야, 도대체?"]

불이익을 걱정한 업체는 대신 이착륙 횟수를 늘려 성공 비율을 높이겠다고 제안했는데, 이에 평가관은 "다른 업체에 역전당할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말했습니다.

[김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업체가 지금 추구하는 게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마시고, (비행 횟수 늘리기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 같아서 나는 여기서 머리 좀 식히고 잘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어."]

하지만 김 평가관이 기체 추락을 제안했던 시점 이미 해당 업체 이·착륙 평가는 합격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달 뒤 있을 다른 업체 평가 기간 연장에 대비해 경쟁 업체에도 연장 사유를 만들어 내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이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김 평가관은 "공정히 평가했다"고 거듭 해명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이미 입찰 과정에서의 의혹을 파악하고, 조만간 김 평가관을 불러 업체 협박·회유 이유를 물을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채상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평가관이 ‘고의 추락’ 제안 까지…의혹 관련 조사 착수
    • 입력 2024-05-28 21:25:46
    • 수정2024-05-28 22:13:50
    뉴스 9
[앵커]

우리 군이 추진하는 정찰용 무인기 사업의 불공정 입찰 의혹, 어제(27일)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 결과, 특정 업체 봐 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육군 평가관이 이전에도 경쟁 업체에게 부적절한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단독 보도, 김덕훈 기잡니다.

[리포트]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내가 업체 잡아먹을 게 뭐가 있지? 딱 나오네. (시험성적서) 기한 내에 제출 안 했네. 저도 기준 미달로 할게요."]

지난해 11월, 무인기 시험평가 기간 연장에 반대하던 업체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로 위협성 발언을 한 김모 평가관, 이 발언 한 달 전, 무인기 평가 과정에서 김 평가관이 기체를 '고의 추락'시키자는 제안을 자신들에게 했다고 해당 업체 측이 폭로했습니다.

무인기 이착륙 평가를 30회 하는 동안 3번 실패해 불합격 위험이 있으니, 차라리 기체를 추락시켜 그간 실패를 소프트웨어 문제로 돌리자는 취지였다는 것입니다.

평가관의 제안에 업체 직원들은 당황합니다.

[피해 업체 현장 관계자/음성변조/지난해 10월 : "(평가관이) 엉뚱한 이야기도 하시던데, '의도적으로 한 대를 추락을 시켜가지고 (평가 기간을 연장해) 시간을 벌자'고요.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든지 시간을 줄 테니…"]

[피해 업체 이사/음성변조 : "뭔 말이야, 도대체?"]

불이익을 걱정한 업체는 대신 이착륙 횟수를 늘려 성공 비율을 높이겠다고 제안했는데, 이에 평가관은 "다른 업체에 역전당할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말했습니다.

[김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업체가 지금 추구하는 게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마시고, (비행 횟수 늘리기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 같아서 나는 여기서 머리 좀 식히고 잘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어."]

하지만 김 평가관이 기체 추락을 제안했던 시점 이미 해당 업체 이·착륙 평가는 합격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달 뒤 있을 다른 업체 평가 기간 연장에 대비해 경쟁 업체에도 연장 사유를 만들어 내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이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김 평가관은 "공정히 평가했다"고 거듭 해명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이미 입찰 과정에서의 의혹을 파악하고, 조만간 김 평가관을 불러 업체 협박·회유 이유를 물을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채상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