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이상 기후가 몰고 온 비극?…성지순례 사망자 ‘900명 이상’ 추정

입력 2024.06.20 (20:52) 수정 2024.06.20 (21: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슬람 성지순례인 하지 기간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현재까지 9백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사망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슬람교의 최대 종교행사인 메카 성지순례가 있었죠?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는데요.

얼마나 더웠던 거죠?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찾는 이슬람 종교의 성지순례 '하지'가 현지 시간으로 14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올해 하지 기간은 여름과 겹친 데다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폭염이 더 심했는데요.

[아지즈 칸/파키스탄인 순례자 : "물을 많이 마셔야 하고 태양 빛이 뜨거운 곳에 가지 않고 그늘에 있어야 해요. 그리고 우산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집트인 순례자 : "아라파트 산이나 나미라 모스크에 갈 수 없었어요.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 옆에 자리를 깔고 더위에 지쳐 누워있는 순례객들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메카 현지에서는 곳곳에서 물을 뿌려주고 물병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있지만 폭염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합니다.

그늘이 있는 곳마다 열기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는데요.

메카 대사원의 기온은 섭씨 52도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발표된 사우디의 한 연구는 성지순례 지역의 온도가 10년마다 섭씨 0.4도씩 상승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어제 월드24에서도 하지 행사로 최소 550명이 사망했다고 전해드렸는데, 오늘은 90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집계됐어요?

[기자]

메카 인근 병원의 영안실 현황을 집계한 결과 어제 이집트인 3백여 명을 포함해 550여 명이 더위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었는데, 오늘은 사망자 수가 922명으로 집계됐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여러 국가에서 발표한 사망자 수 현황을 바탕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는데요.

대부분 더위 때문에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밀 아부알레나인/사우디 보건부 관계자 : "현재까지 2,700명 이상의 순례자들이 무더위로 인한 온열 질환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실종자들도 많은데 무더위로 인해 수색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정식 하지 허가증을 받지 않고 사우디를 방문한 사람들이 실종됐을 경우 찾기가 더욱 어렵다고 하는데요.

공식 허가증이 없으면 에어컨이 설치된 시설 이용을 할 수 없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지금도 각종 SNS에는 실종자들의 사진과 정보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데요.

하지 행사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만큼 지난해에도 2백 명가량이 숨지는 등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2천여 명이 압사하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에 이어 열리는 이드 알 아드하 축제는 사우디에서만 열리는 게 아니죠?

전 세계 이슬람 국가에서 축제가 진행됐어요?

[기자]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가 아시아와 중동 지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열렸는데요.

순례에 참여하지 못한 이슬람교도들도 각 가정에서 양이나 소를 잡아 제사를 올린 뒤 함께 나눠 먹는 축제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더운 날씨에도 이슬람 교도들이 축구장에 모여 기도를 했는데요.

파키스탄에서는 이드 알 아드하를 위해 소와 닭 등 가축을 잡는 모습이 보였고, 인도에서는 모스크에 기도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경건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는데요.

이번 축제에서 어떤 기도를 올렸냐는 질문에 팔레스타인을 위해 기도했다는 내용이 특히 많았습니다.

[아이만 아브도/이집트 이슬람 교도 : "물론, 가장 중요한 기도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우리 형제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도 가운데 하나는 신이 적을 물리치고 팔레스타인에게 승리를 가져다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디 프라세트야/파키스탄 무슬림 : "팔레스타인과 가자에서 고통받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앵커]

세계 곳곳에서 행사가 열렸군요.

해마다 메카를 둘러싸고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의 모습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어떤 행사인가요?

[기자]

올해도 2백만 명에 가까운 순례자가 메카를 찾았는데요.

하지 성지순례는 메카 대사원 중앙에 있는 카바를 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의식들은 이슬람교를 창시한 마호메트에 의해 확립됐습니다.

아브라함 시대에 있었던 일들로 하지 의식을 구성했는데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카바를 7번 돌고, 미나 계곡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악마를 상징하는 벽에 자갈을 던지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아라파트 언덕에 올라 기도를 하고 나면 이드 알 아드하 축제로 이어지는데요.

이슬람 달력은 우리가 쓰는 달력보다 약 열하루 정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해마다 날짜가 바뀌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10월에 하지가 열렸지만, 올해는 6월에 열리게 된 건데요.

당분간 무더운 날씨와 행사 기간이 겹칠 것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이상 기후가 몰고 온 비극?…성지순례 사망자 ‘900명 이상’ 추정
    • 입력 2024-06-20 20:52:27
    • 수정2024-06-20 21:03:00
    월드24
[앵커]

이슬람 성지순례인 하지 기간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현재까지 9백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사망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슬람교의 최대 종교행사인 메카 성지순례가 있었죠?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는데요.

얼마나 더웠던 거죠?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찾는 이슬람 종교의 성지순례 '하지'가 현지 시간으로 14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올해 하지 기간은 여름과 겹친 데다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폭염이 더 심했는데요.

[아지즈 칸/파키스탄인 순례자 : "물을 많이 마셔야 하고 태양 빛이 뜨거운 곳에 가지 않고 그늘에 있어야 해요. 그리고 우산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집트인 순례자 : "아라파트 산이나 나미라 모스크에 갈 수 없었어요.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 옆에 자리를 깔고 더위에 지쳐 누워있는 순례객들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메카 현지에서는 곳곳에서 물을 뿌려주고 물병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있지만 폭염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합니다.

그늘이 있는 곳마다 열기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는데요.

메카 대사원의 기온은 섭씨 52도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발표된 사우디의 한 연구는 성지순례 지역의 온도가 10년마다 섭씨 0.4도씩 상승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어제 월드24에서도 하지 행사로 최소 550명이 사망했다고 전해드렸는데, 오늘은 90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집계됐어요?

[기자]

메카 인근 병원의 영안실 현황을 집계한 결과 어제 이집트인 3백여 명을 포함해 550여 명이 더위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었는데, 오늘은 사망자 수가 922명으로 집계됐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여러 국가에서 발표한 사망자 수 현황을 바탕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는데요.

대부분 더위 때문에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밀 아부알레나인/사우디 보건부 관계자 : "현재까지 2,700명 이상의 순례자들이 무더위로 인한 온열 질환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실종자들도 많은데 무더위로 인해 수색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정식 하지 허가증을 받지 않고 사우디를 방문한 사람들이 실종됐을 경우 찾기가 더욱 어렵다고 하는데요.

공식 허가증이 없으면 에어컨이 설치된 시설 이용을 할 수 없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지금도 각종 SNS에는 실종자들의 사진과 정보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데요.

하지 행사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만큼 지난해에도 2백 명가량이 숨지는 등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2천여 명이 압사하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에 이어 열리는 이드 알 아드하 축제는 사우디에서만 열리는 게 아니죠?

전 세계 이슬람 국가에서 축제가 진행됐어요?

[기자]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가 아시아와 중동 지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열렸는데요.

순례에 참여하지 못한 이슬람교도들도 각 가정에서 양이나 소를 잡아 제사를 올린 뒤 함께 나눠 먹는 축제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더운 날씨에도 이슬람 교도들이 축구장에 모여 기도를 했는데요.

파키스탄에서는 이드 알 아드하를 위해 소와 닭 등 가축을 잡는 모습이 보였고, 인도에서는 모스크에 기도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경건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는데요.

이번 축제에서 어떤 기도를 올렸냐는 질문에 팔레스타인을 위해 기도했다는 내용이 특히 많았습니다.

[아이만 아브도/이집트 이슬람 교도 : "물론, 가장 중요한 기도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우리 형제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도 가운데 하나는 신이 적을 물리치고 팔레스타인에게 승리를 가져다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디 프라세트야/파키스탄 무슬림 : "팔레스타인과 가자에서 고통받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앵커]

세계 곳곳에서 행사가 열렸군요.

해마다 메카를 둘러싸고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의 모습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어떤 행사인가요?

[기자]

올해도 2백만 명에 가까운 순례자가 메카를 찾았는데요.

하지 성지순례는 메카 대사원 중앙에 있는 카바를 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의식들은 이슬람교를 창시한 마호메트에 의해 확립됐습니다.

아브라함 시대에 있었던 일들로 하지 의식을 구성했는데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카바를 7번 돌고, 미나 계곡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악마를 상징하는 벽에 자갈을 던지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아라파트 언덕에 올라 기도를 하고 나면 이드 알 아드하 축제로 이어지는데요.

이슬람 달력은 우리가 쓰는 달력보다 약 열하루 정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해마다 날짜가 바뀌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10월에 하지가 열렸지만, 올해는 6월에 열리게 된 건데요.

당분간 무더운 날씨와 행사 기간이 겹칠 것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