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악 징그러!” ‘러브버그’에 열불난 소상공인, 물 만난 방충시장

입력 2024.06.26 (18:28) 수정 2024.06.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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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슈 픽입니다.

[러브액츄얼리 ost : "love~nothing you can do..."]

스케치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한 남자.

영화 러브 액츄얼리 속 달달한 명장면이죠.

[커플/젝스키스 : "OH~ love..."]

'사랑', '커플'. 늘 가슴 설레는 단어지만 벌레 앞에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름하여 사랑 벌레, '러브 버그'입니다.

지난해 북한산 정상 백운대 풍경입니다.

평소 등산객들로 붐비는 이 곳이 한산한 이유, 새카맣게 바위를 뒤덮은 러브 버그 때문입니다.

올해도 많이들 보고 계실 겁니다.

암컷과 수컷이 꼬리를 붙인 채 낮은 고도에서 비행합니다.

암수가 죽을 때까지 붙어다닌다 하니 인간계로 치면 완벽한 일부일처제인 셈입니다.

[최재천/교수/이화여대/유튜브 '최재천의 아마존' : "수컷은 암컷이 가는대로 끌려다니고 있지 않을까. 암컷은 ktx 순방향으로 앉아계신거고 수컷은 역방향으로 끌려가고 있는 겁니다."]

주로 산 속에 서식하던 러브버그가 이젠 도심 상권으로 진출했습니다.

2년 전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집중 출몰하던 것이 올여름엔 수도권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아열대성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탓입니다.

누구보다 소상공인들이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매장 쇼윈도에 붙어있는 것도 모자라 내부까지 휘젓고 날아다니고 어느새 음식물 안에 떨어져 있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손님 발길마저 끊기랴 상인들은 노심초삽니다.

지자체를 향해 "뭐라도 방역 조치를 해달라" 호소하지만 러브버그가 해충 아닌 익충이라는게 또 반전입니다.

독성도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고 오히려 꽃가루를 옮겨 수분을 돕는 쓸모 있는 벌레라니, 죽이기도 살리기도 방제에 쩔쩔 매는 상황입니다.

최근 한 지역 맘카페엔 단지 내 러브버그 경고문이 붙었다는 게시글이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불만과 불안 심리를 겨냥해 업계에선 방충, 살충용품으로 시장을 공략중입니다.

GS25, CU 등 편의점 방충용품 매출은 지난달보다 140% 넘게 올랐습니다.

11번가와 G마켓, 위메프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도 벌레퇴치 관련 매출이 지난달보다 두자릿수 넘게 증가했습니다.

“먹구름이 이는가 싶더니 삽시간에 부채꼴로 퍼지며 온 하늘을 뒤덮었다."

펄 벅의 소설 ‘대지’속 곤충의 습격을 묘사한 대목.

이젠 현실의 공포가 됐습니다.

2년 전 엘니뇨의 기상 이변으로 지구촌 곳곳이 메뚜기 떼 습격에 몸살을 앓았고, 태국은 해충의 천적인 오리 ‘십만대군’을 풀어 지구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상고온이 몰고온 불청객의 습격.

방충망 없이는 창문을 열지 못하는 답답한 여름이 될까요.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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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악 징그러!” ‘러브버그’에 열불난 소상공인, 물 만난 방충시장
    • 입력 2024-06-26 18:28:49
    • 수정2024-06-26 18: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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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슈 픽입니다.

[러브액츄얼리 ost : "love~nothing you can do..."]

스케치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한 남자.

영화 러브 액츄얼리 속 달달한 명장면이죠.

[커플/젝스키스 : "OH~ love..."]

'사랑', '커플'. 늘 가슴 설레는 단어지만 벌레 앞에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름하여 사랑 벌레, '러브 버그'입니다.

지난해 북한산 정상 백운대 풍경입니다.

평소 등산객들로 붐비는 이 곳이 한산한 이유, 새카맣게 바위를 뒤덮은 러브 버그 때문입니다.

올해도 많이들 보고 계실 겁니다.

암컷과 수컷이 꼬리를 붙인 채 낮은 고도에서 비행합니다.

암수가 죽을 때까지 붙어다닌다 하니 인간계로 치면 완벽한 일부일처제인 셈입니다.

[최재천/교수/이화여대/유튜브 '최재천의 아마존' : "수컷은 암컷이 가는대로 끌려다니고 있지 않을까. 암컷은 ktx 순방향으로 앉아계신거고 수컷은 역방향으로 끌려가고 있는 겁니다."]

주로 산 속에 서식하던 러브버그가 이젠 도심 상권으로 진출했습니다.

2년 전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집중 출몰하던 것이 올여름엔 수도권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아열대성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탓입니다.

누구보다 소상공인들이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매장 쇼윈도에 붙어있는 것도 모자라 내부까지 휘젓고 날아다니고 어느새 음식물 안에 떨어져 있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손님 발길마저 끊기랴 상인들은 노심초삽니다.

지자체를 향해 "뭐라도 방역 조치를 해달라" 호소하지만 러브버그가 해충 아닌 익충이라는게 또 반전입니다.

독성도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고 오히려 꽃가루를 옮겨 수분을 돕는 쓸모 있는 벌레라니, 죽이기도 살리기도 방제에 쩔쩔 매는 상황입니다.

최근 한 지역 맘카페엔 단지 내 러브버그 경고문이 붙었다는 게시글이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불만과 불안 심리를 겨냥해 업계에선 방충, 살충용품으로 시장을 공략중입니다.

GS25, CU 등 편의점 방충용품 매출은 지난달보다 140% 넘게 올랐습니다.

11번가와 G마켓, 위메프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도 벌레퇴치 관련 매출이 지난달보다 두자릿수 넘게 증가했습니다.

“먹구름이 이는가 싶더니 삽시간에 부채꼴로 퍼지며 온 하늘을 뒤덮었다."

펄 벅의 소설 ‘대지’속 곤충의 습격을 묘사한 대목.

이젠 현실의 공포가 됐습니다.

2년 전 엘니뇨의 기상 이변으로 지구촌 곳곳이 메뚜기 떼 습격에 몸살을 앓았고, 태국은 해충의 천적인 오리 ‘십만대군’을 풀어 지구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상고온이 몰고온 불청객의 습격.

방충망 없이는 창문을 열지 못하는 답답한 여름이 될까요.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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