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재난 리더십’ 부각…북미 대화 여지는? 외
입력 2024.08.10 (08:04)
수정 2024.08.1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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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지난해 11월 탈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이틀 전에는 북한 주민 1명이 한강하구 남북 중립수역을 걸어서 넘어와 남쪽으로 귀순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8일 새벽 썰물에서 밀물로 넘어가는 시기, 물이 빠진 틈을 이용해 북한 주민이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걸어서 건너와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도착해 귀순 의사를 밝혔다는데요.
북한 당국이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주민들의 탈북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8월 둘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지난주 북한 압록강 유역에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후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연일 내보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수해 피해를 다독이는 와중에도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한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행사도 가졌습니다.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이슈앤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앳된 얼굴의 북한 청년들이 광장으로 끝없이 밀려들어옵니다.
평안북도 수해 복구를 위해 동원된 백두산영웅청년 돌격대들의 모습입니다.
북한 당국은 자발적으로 수해 현장에 가겠다고 손을 든 청년이 무려 30만 명에 달한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도 연일 부각하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차량을 타고, 구명조끼도 없이 고무보트를 탄 채 피해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하는가 하면.
[조선중앙TV : "고무 단정에 올라 지형지물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잠겨든 침수 지역을 돌아보시면서..."]
거센 물살에 보트가 가로수 등에 부딪쳐 머리에 물을 맞는 모습도 여과 없이 보여줬습니다.
김 위원장은 압록강 유역 주민들을 구출한 공군 헬기 부대도 방문해 훈장을 수여하고 격려 연설을 했습니다.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서도 전방 지역에 이동식 발사대 250대를 배치하는 기념식까지 열었습니다.
이날 행사엔 후계자설이 나오는 딸 주애도 3개월 만에 함께 등장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안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력 강화를 앞세워 수해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250대의 규모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하는 행사는 상당 기간 준비돼서 언제 개최할 것인지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해 피해로 인해서 민심이 상당히 이반 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런 기념식을 개최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대를 인도하는 행사에서 미국을 향한 미묘한 메시지도 내놨습니다.
"대화도 대결도 선택으로 될 수 있지만, 보다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은 대결"이라며 강력한 군사력 보유는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결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미국과의 대화를 수면 위로 띄운 셈입니다.
그간 미국 대선 레이스를 조용히 지켜보던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7월 18일 : "(백악관에) 돌아가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겁니다. 그도 나의 복귀를 원할 것이고, 사실 나를 그리워할 거예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북한은 오래된 친분은 사실이라면서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가 북미 관계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는데, 대결의 초침이 멎을지는 미국에 달렸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화 여지는 열어 놓으면서도, 미국이 변화해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입이 상당히 근지러울 거예요. 왜냐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듣기에 상당히 솔깃한 그런 내용들. 예를 들면 아주 강력한 지도자고, 훌륭한 지도자고, 자기하고는 케미가 잘 맞았다 이런 식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거든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실수를 반복하기 싫은 거예요. (북미) 협상이 다시 한 번 실패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에는 이전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거든요."]
북한은 향후 수해 피해 지역에 살림집들을 대거 건설해 민심을 수습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새 행정부를 겨냥해 대북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수해 복구 지원 제안…남북 대화 물꼬?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수해복구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우리 정부의 제안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 북한은 러시아의 수해 지원 제안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리포트]
악천후 속에 구조 작업을 하던 북한 헬기가 점차 하강합니다.
[촬영자 : "지금 헬기가 떨어지고 있네, 떨어지고 있네! (너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앞서 북한은 압록강 홍수로 인근 주민들이 고립되자 헬기를 동원해 4천 여 명을 구조했다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구조 작업 도중 헬기 여러 대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수해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천여 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심각한 피해 상황은 위성사진으로도 확인됐습니다.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는 지난달 말 폭우 이후 곳곳의 제방이 무너져 다수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또, 자강도 성간군 광명리에선 압록강 지류인 장자강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만포시 인근에서도 압록강 지류가 범람하면서 밭과 일부 민가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압록강 유역뿐만이 아니고 매년 이런 수해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경제난과 대북제재로 인해서 국가의 자원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고 또 핵 개발에 많은 자원이 배분되면서 정작 수해나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북한의 반복되는 수해를 막기 위해선 하천을 준설하거나 제방을 세우는 등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당장 이번 수해 복구를 위해서도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북한은 현 단계에선 자력으로 복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수해 복구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북한은 우리 언론이 압록강 피해 상황을 보도한 것을 두고도 날조라고 비난했습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8월 5일 : "상황을 예단하지 않겠으며, 우리 측이 진정성을 갖고 제의한 만큼 이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피해 복구 지원 의사에도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겠다며, 당장 호응하진 않았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과연 스스로 이런 종합적인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선 저는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이 이번에는 신속하게 피해 복구를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매년 이런 피해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자연재해 현상이란 것이 이전보다 더 파괴적이거든. 우리가 직면하고 있잖아요."]
냉랭한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북측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직접 지원 의사를 밝힌 건, 만에 하나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당시에도 이듬해 북한에 수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대규모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습니다.
[김영주/남북평화재단 상임이사/2007년 : "북쪽 형제, 자매들이 내년에 농사에 도움이 되도록, 북한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트럭과 차량을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2010년에도 수해 지원이 이뤄졌는데, 불과 2년 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넉달 전 천안함 피격이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김덕룡/민화협 대표상임의장/2010년 : "2차, 3차로 그리고 밀가루뿐만 아니라 분유뿐만 아니라 쌀도 함께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남북의 입장이 정반대에 놓인 적도 있었습니다.
1984년 서울에 최악의 홍수 사태가 일어났을 때, 북한은 쌀과 시멘트, 의약품 등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물자 인도를 위해 직통 전화가 4년 만에 재개됐고,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막혀 있던 남북 관계는 다시 복원됐습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 정권이 지금 남북 관계를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민족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어떤 대화 제의 또는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도주의 지원을 매개로 북한에 대해서 계속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북한으로서도 상당히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면서, 미국도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를 별개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지난해 11월 탈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이틀 전에는 북한 주민 1명이 한강하구 남북 중립수역을 걸어서 넘어와 남쪽으로 귀순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8일 새벽 썰물에서 밀물로 넘어가는 시기, 물이 빠진 틈을 이용해 북한 주민이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걸어서 건너와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도착해 귀순 의사를 밝혔다는데요.
북한 당국이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주민들의 탈북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8월 둘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지난주 북한 압록강 유역에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후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연일 내보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수해 피해를 다독이는 와중에도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한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행사도 가졌습니다.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이슈앤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앳된 얼굴의 북한 청년들이 광장으로 끝없이 밀려들어옵니다.
평안북도 수해 복구를 위해 동원된 백두산영웅청년 돌격대들의 모습입니다.
북한 당국은 자발적으로 수해 현장에 가겠다고 손을 든 청년이 무려 30만 명에 달한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도 연일 부각하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차량을 타고, 구명조끼도 없이 고무보트를 탄 채 피해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하는가 하면.
[조선중앙TV : "고무 단정에 올라 지형지물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잠겨든 침수 지역을 돌아보시면서..."]
거센 물살에 보트가 가로수 등에 부딪쳐 머리에 물을 맞는 모습도 여과 없이 보여줬습니다.
김 위원장은 압록강 유역 주민들을 구출한 공군 헬기 부대도 방문해 훈장을 수여하고 격려 연설을 했습니다.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서도 전방 지역에 이동식 발사대 250대를 배치하는 기념식까지 열었습니다.
이날 행사엔 후계자설이 나오는 딸 주애도 3개월 만에 함께 등장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안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력 강화를 앞세워 수해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250대의 규모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하는 행사는 상당 기간 준비돼서 언제 개최할 것인지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해 피해로 인해서 민심이 상당히 이반 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런 기념식을 개최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대를 인도하는 행사에서 미국을 향한 미묘한 메시지도 내놨습니다.
"대화도 대결도 선택으로 될 수 있지만, 보다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은 대결"이라며 강력한 군사력 보유는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결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미국과의 대화를 수면 위로 띄운 셈입니다.
그간 미국 대선 레이스를 조용히 지켜보던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7월 18일 : "(백악관에) 돌아가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겁니다. 그도 나의 복귀를 원할 것이고, 사실 나를 그리워할 거예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북한은 오래된 친분은 사실이라면서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가 북미 관계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는데, 대결의 초침이 멎을지는 미국에 달렸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화 여지는 열어 놓으면서도, 미국이 변화해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입이 상당히 근지러울 거예요. 왜냐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듣기에 상당히 솔깃한 그런 내용들. 예를 들면 아주 강력한 지도자고, 훌륭한 지도자고, 자기하고는 케미가 잘 맞았다 이런 식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거든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실수를 반복하기 싫은 거예요. (북미) 협상이 다시 한 번 실패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에는 이전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거든요."]
북한은 향후 수해 피해 지역에 살림집들을 대거 건설해 민심을 수습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새 행정부를 겨냥해 대북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수해 복구 지원 제안…남북 대화 물꼬?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수해복구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우리 정부의 제안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 북한은 러시아의 수해 지원 제안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리포트]
악천후 속에 구조 작업을 하던 북한 헬기가 점차 하강합니다.
[촬영자 : "지금 헬기가 떨어지고 있네, 떨어지고 있네! (너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앞서 북한은 압록강 홍수로 인근 주민들이 고립되자 헬기를 동원해 4천 여 명을 구조했다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구조 작업 도중 헬기 여러 대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수해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천여 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심각한 피해 상황은 위성사진으로도 확인됐습니다.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는 지난달 말 폭우 이후 곳곳의 제방이 무너져 다수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또, 자강도 성간군 광명리에선 압록강 지류인 장자강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만포시 인근에서도 압록강 지류가 범람하면서 밭과 일부 민가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압록강 유역뿐만이 아니고 매년 이런 수해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경제난과 대북제재로 인해서 국가의 자원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고 또 핵 개발에 많은 자원이 배분되면서 정작 수해나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북한의 반복되는 수해를 막기 위해선 하천을 준설하거나 제방을 세우는 등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당장 이번 수해 복구를 위해서도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북한은 현 단계에선 자력으로 복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수해 복구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북한은 우리 언론이 압록강 피해 상황을 보도한 것을 두고도 날조라고 비난했습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8월 5일 : "상황을 예단하지 않겠으며, 우리 측이 진정성을 갖고 제의한 만큼 이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피해 복구 지원 의사에도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겠다며, 당장 호응하진 않았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과연 스스로 이런 종합적인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선 저는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이 이번에는 신속하게 피해 복구를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매년 이런 피해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자연재해 현상이란 것이 이전보다 더 파괴적이거든. 우리가 직면하고 있잖아요."]
냉랭한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북측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직접 지원 의사를 밝힌 건, 만에 하나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당시에도 이듬해 북한에 수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대규모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습니다.
[김영주/남북평화재단 상임이사/2007년 : "북쪽 형제, 자매들이 내년에 농사에 도움이 되도록, 북한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트럭과 차량을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2010년에도 수해 지원이 이뤄졌는데, 불과 2년 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넉달 전 천안함 피격이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김덕룡/민화협 대표상임의장/2010년 : "2차, 3차로 그리고 밀가루뿐만 아니라 분유뿐만 아니라 쌀도 함께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남북의 입장이 정반대에 놓인 적도 있었습니다.
1984년 서울에 최악의 홍수 사태가 일어났을 때, 북한은 쌀과 시멘트, 의약품 등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물자 인도를 위해 직통 전화가 4년 만에 재개됐고,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막혀 있던 남북 관계는 다시 복원됐습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 정권이 지금 남북 관계를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민족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어떤 대화 제의 또는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도주의 지원을 매개로 북한에 대해서 계속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북한으로서도 상당히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면서, 미국도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를 별개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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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재난 리더십’ 부각…북미 대화 여지는?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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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8-10 08:04:06
- 수정2024-08-10 08:40:48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지난해 11월 탈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이틀 전에는 북한 주민 1명이 한강하구 남북 중립수역을 걸어서 넘어와 남쪽으로 귀순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8일 새벽 썰물에서 밀물로 넘어가는 시기, 물이 빠진 틈을 이용해 북한 주민이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걸어서 건너와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도착해 귀순 의사를 밝혔다는데요.
북한 당국이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주민들의 탈북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8월 둘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지난주 북한 압록강 유역에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후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연일 내보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수해 피해를 다독이는 와중에도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한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행사도 가졌습니다.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이슈앤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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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얼굴의 북한 청년들이 광장으로 끝없이 밀려들어옵니다.
평안북도 수해 복구를 위해 동원된 백두산영웅청년 돌격대들의 모습입니다.
북한 당국은 자발적으로 수해 현장에 가겠다고 손을 든 청년이 무려 30만 명에 달한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도 연일 부각하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차량을 타고, 구명조끼도 없이 고무보트를 탄 채 피해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하는가 하면.
[조선중앙TV : "고무 단정에 올라 지형지물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잠겨든 침수 지역을 돌아보시면서..."]
거센 물살에 보트가 가로수 등에 부딪쳐 머리에 물을 맞는 모습도 여과 없이 보여줬습니다.
김 위원장은 압록강 유역 주민들을 구출한 공군 헬기 부대도 방문해 훈장을 수여하고 격려 연설을 했습니다.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서도 전방 지역에 이동식 발사대 250대를 배치하는 기념식까지 열었습니다.
이날 행사엔 후계자설이 나오는 딸 주애도 3개월 만에 함께 등장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안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력 강화를 앞세워 수해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250대의 규모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하는 행사는 상당 기간 준비돼서 언제 개최할 것인지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해 피해로 인해서 민심이 상당히 이반 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런 기념식을 개최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대를 인도하는 행사에서 미국을 향한 미묘한 메시지도 내놨습니다.
"대화도 대결도 선택으로 될 수 있지만, 보다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은 대결"이라며 강력한 군사력 보유는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결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미국과의 대화를 수면 위로 띄운 셈입니다.
그간 미국 대선 레이스를 조용히 지켜보던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7월 18일 : "(백악관에) 돌아가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겁니다. 그도 나의 복귀를 원할 것이고, 사실 나를 그리워할 거예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북한은 오래된 친분은 사실이라면서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가 북미 관계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는데, 대결의 초침이 멎을지는 미국에 달렸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화 여지는 열어 놓으면서도, 미국이 변화해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입이 상당히 근지러울 거예요. 왜냐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듣기에 상당히 솔깃한 그런 내용들. 예를 들면 아주 강력한 지도자고, 훌륭한 지도자고, 자기하고는 케미가 잘 맞았다 이런 식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거든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실수를 반복하기 싫은 거예요. (북미) 협상이 다시 한 번 실패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에는 이전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거든요."]
북한은 향후 수해 피해 지역에 살림집들을 대거 건설해 민심을 수습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새 행정부를 겨냥해 대북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수해 복구 지원 제안…남북 대화 물꼬?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수해복구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우리 정부의 제안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 북한은 러시아의 수해 지원 제안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리포트]
악천후 속에 구조 작업을 하던 북한 헬기가 점차 하강합니다.
[촬영자 : "지금 헬기가 떨어지고 있네, 떨어지고 있네! (너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앞서 북한은 압록강 홍수로 인근 주민들이 고립되자 헬기를 동원해 4천 여 명을 구조했다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구조 작업 도중 헬기 여러 대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수해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천여 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심각한 피해 상황은 위성사진으로도 확인됐습니다.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는 지난달 말 폭우 이후 곳곳의 제방이 무너져 다수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또, 자강도 성간군 광명리에선 압록강 지류인 장자강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만포시 인근에서도 압록강 지류가 범람하면서 밭과 일부 민가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압록강 유역뿐만이 아니고 매년 이런 수해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경제난과 대북제재로 인해서 국가의 자원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고 또 핵 개발에 많은 자원이 배분되면서 정작 수해나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북한의 반복되는 수해를 막기 위해선 하천을 준설하거나 제방을 세우는 등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당장 이번 수해 복구를 위해서도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북한은 현 단계에선 자력으로 복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수해 복구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북한은 우리 언론이 압록강 피해 상황을 보도한 것을 두고도 날조라고 비난했습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8월 5일 : "상황을 예단하지 않겠으며, 우리 측이 진정성을 갖고 제의한 만큼 이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피해 복구 지원 의사에도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겠다며, 당장 호응하진 않았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과연 스스로 이런 종합적인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선 저는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이 이번에는 신속하게 피해 복구를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매년 이런 피해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자연재해 현상이란 것이 이전보다 더 파괴적이거든. 우리가 직면하고 있잖아요."]
냉랭한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북측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직접 지원 의사를 밝힌 건, 만에 하나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당시에도 이듬해 북한에 수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대규모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습니다.
[김영주/남북평화재단 상임이사/2007년 : "북쪽 형제, 자매들이 내년에 농사에 도움이 되도록, 북한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트럭과 차량을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2010년에도 수해 지원이 이뤄졌는데, 불과 2년 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넉달 전 천안함 피격이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김덕룡/민화협 대표상임의장/2010년 : "2차, 3차로 그리고 밀가루뿐만 아니라 분유뿐만 아니라 쌀도 함께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남북의 입장이 정반대에 놓인 적도 있었습니다.
1984년 서울에 최악의 홍수 사태가 일어났을 때, 북한은 쌀과 시멘트, 의약품 등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물자 인도를 위해 직통 전화가 4년 만에 재개됐고,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막혀 있던 남북 관계는 다시 복원됐습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 정권이 지금 남북 관계를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민족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어떤 대화 제의 또는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도주의 지원을 매개로 북한에 대해서 계속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북한으로서도 상당히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면서, 미국도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를 별개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지난해 11월 탈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이틀 전에는 북한 주민 1명이 한강하구 남북 중립수역을 걸어서 넘어와 남쪽으로 귀순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8일 새벽 썰물에서 밀물로 넘어가는 시기, 물이 빠진 틈을 이용해 북한 주민이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걸어서 건너와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도착해 귀순 의사를 밝혔다는데요.
북한 당국이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주민들의 탈북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8월 둘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지난주 북한 압록강 유역에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후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연일 내보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수해 피해를 다독이는 와중에도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한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행사도 가졌습니다.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이슈앤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앳된 얼굴의 북한 청년들이 광장으로 끝없이 밀려들어옵니다.
평안북도 수해 복구를 위해 동원된 백두산영웅청년 돌격대들의 모습입니다.
북한 당국은 자발적으로 수해 현장에 가겠다고 손을 든 청년이 무려 30만 명에 달한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도 연일 부각하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차량을 타고, 구명조끼도 없이 고무보트를 탄 채 피해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하는가 하면.
[조선중앙TV : "고무 단정에 올라 지형지물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잠겨든 침수 지역을 돌아보시면서..."]
거센 물살에 보트가 가로수 등에 부딪쳐 머리에 물을 맞는 모습도 여과 없이 보여줬습니다.
김 위원장은 압록강 유역 주민들을 구출한 공군 헬기 부대도 방문해 훈장을 수여하고 격려 연설을 했습니다.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서도 전방 지역에 이동식 발사대 250대를 배치하는 기념식까지 열었습니다.
이날 행사엔 후계자설이 나오는 딸 주애도 3개월 만에 함께 등장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안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력 강화를 앞세워 수해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250대의 규모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하는 행사는 상당 기간 준비돼서 언제 개최할 것인지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해 피해로 인해서 민심이 상당히 이반 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런 기념식을 개최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대를 인도하는 행사에서 미국을 향한 미묘한 메시지도 내놨습니다.
"대화도 대결도 선택으로 될 수 있지만, 보다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은 대결"이라며 강력한 군사력 보유는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결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미국과의 대화를 수면 위로 띄운 셈입니다.
그간 미국 대선 레이스를 조용히 지켜보던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7월 18일 : "(백악관에) 돌아가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겁니다. 그도 나의 복귀를 원할 것이고, 사실 나를 그리워할 거예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북한은 오래된 친분은 사실이라면서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가 북미 관계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는데, 대결의 초침이 멎을지는 미국에 달렸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화 여지는 열어 놓으면서도, 미국이 변화해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입이 상당히 근지러울 거예요. 왜냐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듣기에 상당히 솔깃한 그런 내용들. 예를 들면 아주 강력한 지도자고, 훌륭한 지도자고, 자기하고는 케미가 잘 맞았다 이런 식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거든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실수를 반복하기 싫은 거예요. (북미) 협상이 다시 한 번 실패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에는 이전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거든요."]
북한은 향후 수해 피해 지역에 살림집들을 대거 건설해 민심을 수습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새 행정부를 겨냥해 대북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수해 복구 지원 제안…남북 대화 물꼬?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수해복구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우리 정부의 제안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 북한은 러시아의 수해 지원 제안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리포트]
악천후 속에 구조 작업을 하던 북한 헬기가 점차 하강합니다.
[촬영자 : "지금 헬기가 떨어지고 있네, 떨어지고 있네! (너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앞서 북한은 압록강 홍수로 인근 주민들이 고립되자 헬기를 동원해 4천 여 명을 구조했다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구조 작업 도중 헬기 여러 대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수해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천여 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심각한 피해 상황은 위성사진으로도 확인됐습니다.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는 지난달 말 폭우 이후 곳곳의 제방이 무너져 다수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또, 자강도 성간군 광명리에선 압록강 지류인 장자강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만포시 인근에서도 압록강 지류가 범람하면서 밭과 일부 민가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압록강 유역뿐만이 아니고 매년 이런 수해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경제난과 대북제재로 인해서 국가의 자원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고 또 핵 개발에 많은 자원이 배분되면서 정작 수해나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북한의 반복되는 수해를 막기 위해선 하천을 준설하거나 제방을 세우는 등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당장 이번 수해 복구를 위해서도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북한은 현 단계에선 자력으로 복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수해 복구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북한은 우리 언론이 압록강 피해 상황을 보도한 것을 두고도 날조라고 비난했습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8월 5일 : "상황을 예단하지 않겠으며, 우리 측이 진정성을 갖고 제의한 만큼 이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피해 복구 지원 의사에도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겠다며, 당장 호응하진 않았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과연 스스로 이런 종합적인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선 저는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이 이번에는 신속하게 피해 복구를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매년 이런 피해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자연재해 현상이란 것이 이전보다 더 파괴적이거든. 우리가 직면하고 있잖아요."]
냉랭한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북측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직접 지원 의사를 밝힌 건, 만에 하나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당시에도 이듬해 북한에 수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대규모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습니다.
[김영주/남북평화재단 상임이사/2007년 : "북쪽 형제, 자매들이 내년에 농사에 도움이 되도록, 북한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트럭과 차량을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2010년에도 수해 지원이 이뤄졌는데, 불과 2년 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넉달 전 천안함 피격이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김덕룡/민화협 대표상임의장/2010년 : "2차, 3차로 그리고 밀가루뿐만 아니라 분유뿐만 아니라 쌀도 함께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남북의 입장이 정반대에 놓인 적도 있었습니다.
1984년 서울에 최악의 홍수 사태가 일어났을 때, 북한은 쌀과 시멘트, 의약품 등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물자 인도를 위해 직통 전화가 4년 만에 재개됐고,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막혀 있던 남북 관계는 다시 복원됐습니다.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 정권이 지금 남북 관계를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민족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어떤 대화 제의 또는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도주의 지원을 매개로 북한에 대해서 계속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북한으로서도 상당히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면서, 미국도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를 별개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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