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금지” 불붙는 ‘전기차 공포증’…원인을 알아야 답이 나온다 [뉴스in뉴스]

입력 2024.08.13 (12:37) 수정 2024.08.13 (14: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대 1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아파트 주차장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사람들의 불안감이 확산돼 '전기차 포비아'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전기차 진입을 막겠다는 주차장이나 아파트 단지도 늘어 갈등이 심각한데요.

정부도 뾰족한 대책을 못 내놓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 기자, 전기차 포비아 지금 어느정도입니까?

[기자]

저도 자주가는 기계식 주차장에서 전기차를 안 받겠다는 경고를 봤습니다.

더한 건 아파트 주차장인데요.

아예 신규 전기차 등록을 막겠다고 나선 곳도 있어, 주민 간 갈등이 심각합니다.

이러다보니 중고 전기차 매물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천 화재가 발생한 날 이후 일주일간 한 중고거래 플랫폼 '내차 팔기 홈서비스'에 등록된 물량이 그 전 주에 비해 184% 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불이 난 벤츠 EQE 350 모델은 신차가 1억 원이 넘는데 또 다른 중고 거래 싸이트에 5천만원대에 매물이 나올 정도로 값이 뚝 떨어졌습니다.

[앵커]

이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난 원인은 나왔나요?

[기자]

워낙 오랜시간 고온에 타서 원인규명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다만 추정해볼 수 있는 원인은 전기 배터리에 제조상의 결함이 있을 가능성, 또는 방지턱이나 경사로에서 차체 하부의 배터리로 충격을 받은게 누적됐을 가능성 등입니다.

이 차에는 파라시스라는 중국 업체 배터리가 들어갔는데요.

세계 10위권 배터리 업체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리콜된 사건이 있었던 업체고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결함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벤츠에서 화재 복구에 45억원을 냈다는데, 책임을 인정한 건가요?

[기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 거라면서 책임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화재 원인 조사가 중요합니다.

관리소 관계자가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를 잠갔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렇다면 100억원이 넘을지도 모를 막대한 손해배상을 누가 책임질것인가 논란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벤츠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과거 국내언론 보도를 보면 벤츠 측 책임자가 해당 차종에 CATL이라는 큰 회사 배터리를 쓰는 것처럼 말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파라리스 제품을 쓴 게 기만적이라는 불만이 나옵니다.

[앵커]

그래서 소비자가 내 차에 어느 회사 배터리가 들어갔는지 알수 있게 해줘야 하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죠?

몇몇 업체들은 공개에 나섰는데요?

[기자]

내연기관 차를 팔 때는 엔진을 누가 만드는지 다 공개하는데, 그보다 훨씬 중요한 전기차 배터리를 이런 일이 터지고 나서야 공개하니 뒤늦은 것 같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BMW와 폴스타가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진작 제도를 마련했어야 할 일입니다.

통상 마찰을 우려했다는 말이 있는데, 중국은 이미 배터리 이력 추적을 하고 있고 미국과 EU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라서 지나친 우려입니다.

[앵커]

정부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고, 서울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는 차량의 충전율을 제한하기로 했죠?

그런데 전기차 사용자들은 불만을 제기하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싸게 주고 산 차의 성능을 사후에 제한받게 되는 셈이라 불만이 나오는 것입니다.

전기차 이용자의 불만을 해소하려면 그렇게 제한할 경우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정확한 근거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전기차 이용자들은 화재 위험이 과장됐다는 주장을 하던데요?

[기자]

불이 날 확률 자체는 전기차가 더 높지는 않습니다.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온 자료인데요.

지난해 전기차 1만 대 중 불이난 건 1.3건으로 내연기관 차 1만 대 중 1.9건에 비해서 확연하게 낮습니다.

최근들어 전기차 화재가 확실히 늘긴 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 차보다는 불 날 확률은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는 건 옳지않습니다.

빠른 열폭주현상에 화재 진압요령도 내연기관차와 다르다보니 진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드물게는 폭발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위험이 등장하니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주차금지” 불붙는 ‘전기차 공포증’…원인을 알아야 답이 나온다 [뉴스in뉴스]
    • 입력 2024-08-13 12:37:08
    • 수정2024-08-13 14:43:02
    뉴스 12
[앵커]

최대 1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아파트 주차장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사람들의 불안감이 확산돼 '전기차 포비아'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전기차 진입을 막겠다는 주차장이나 아파트 단지도 늘어 갈등이 심각한데요.

정부도 뾰족한 대책을 못 내놓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 기자, 전기차 포비아 지금 어느정도입니까?

[기자]

저도 자주가는 기계식 주차장에서 전기차를 안 받겠다는 경고를 봤습니다.

더한 건 아파트 주차장인데요.

아예 신규 전기차 등록을 막겠다고 나선 곳도 있어, 주민 간 갈등이 심각합니다.

이러다보니 중고 전기차 매물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천 화재가 발생한 날 이후 일주일간 한 중고거래 플랫폼 '내차 팔기 홈서비스'에 등록된 물량이 그 전 주에 비해 184% 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불이 난 벤츠 EQE 350 모델은 신차가 1억 원이 넘는데 또 다른 중고 거래 싸이트에 5천만원대에 매물이 나올 정도로 값이 뚝 떨어졌습니다.

[앵커]

이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난 원인은 나왔나요?

[기자]

워낙 오랜시간 고온에 타서 원인규명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다만 추정해볼 수 있는 원인은 전기 배터리에 제조상의 결함이 있을 가능성, 또는 방지턱이나 경사로에서 차체 하부의 배터리로 충격을 받은게 누적됐을 가능성 등입니다.

이 차에는 파라시스라는 중국 업체 배터리가 들어갔는데요.

세계 10위권 배터리 업체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리콜된 사건이 있었던 업체고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결함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벤츠에서 화재 복구에 45억원을 냈다는데, 책임을 인정한 건가요?

[기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 거라면서 책임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화재 원인 조사가 중요합니다.

관리소 관계자가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를 잠갔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렇다면 100억원이 넘을지도 모를 막대한 손해배상을 누가 책임질것인가 논란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벤츠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과거 국내언론 보도를 보면 벤츠 측 책임자가 해당 차종에 CATL이라는 큰 회사 배터리를 쓰는 것처럼 말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파라리스 제품을 쓴 게 기만적이라는 불만이 나옵니다.

[앵커]

그래서 소비자가 내 차에 어느 회사 배터리가 들어갔는지 알수 있게 해줘야 하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죠?

몇몇 업체들은 공개에 나섰는데요?

[기자]

내연기관 차를 팔 때는 엔진을 누가 만드는지 다 공개하는데, 그보다 훨씬 중요한 전기차 배터리를 이런 일이 터지고 나서야 공개하니 뒤늦은 것 같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BMW와 폴스타가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진작 제도를 마련했어야 할 일입니다.

통상 마찰을 우려했다는 말이 있는데, 중국은 이미 배터리 이력 추적을 하고 있고 미국과 EU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라서 지나친 우려입니다.

[앵커]

정부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고, 서울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는 차량의 충전율을 제한하기로 했죠?

그런데 전기차 사용자들은 불만을 제기하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싸게 주고 산 차의 성능을 사후에 제한받게 되는 셈이라 불만이 나오는 것입니다.

전기차 이용자의 불만을 해소하려면 그렇게 제한할 경우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정확한 근거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전기차 이용자들은 화재 위험이 과장됐다는 주장을 하던데요?

[기자]

불이 날 확률 자체는 전기차가 더 높지는 않습니다.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온 자료인데요.

지난해 전기차 1만 대 중 불이난 건 1.3건으로 내연기관 차 1만 대 중 1.9건에 비해서 확연하게 낮습니다.

최근들어 전기차 화재가 확실히 늘긴 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 차보다는 불 날 확률은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는 건 옳지않습니다.

빠른 열폭주현상에 화재 진압요령도 내연기관차와 다르다보니 진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드물게는 폭발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위험이 등장하니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