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태우고 침몰’ 우키시마호…일, 79년 만에 승선자 명부 제공

입력 2024.09.05 (21:32) 수정 2024.09.05 (21: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해방 직후 귀향하는 조선인 수천 명을 태운 일본 배 우키시마호가 침몰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사고 발생 79년 만에 우키시마호 승선자와 조난자 명단 일부를 한국 정부에 제공했습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제 패망 직후 일본에서 강제노동하던 조선인 수천 명이 귀향선인 '우키시마호'에 올랐습니다.

일본 해군이 몰던 이 배는 출항 이틀 만에 교토 인근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선체 인양도 유해 수습도 제대로 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는 아직도 불투명합니다.

[당시 사고 현장 인근 거주 주민/지난해 4월 : "(폭발 소리에) 놀랐고 무서웠다고 말하면서 교실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신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피해 확인을 위해 유족들이 승선자 명단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침몰과 함께 명부도 사라졌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고 79년 만인 올해, 일본 언론인과 야당 의원의 요구로 승선자 명부의 존재가 밝혀졌습니다.

일본이 이 가운데 한국인 승선자·조난자 명부 등 19건을 오늘(5일) 한국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우키시마호 사건과 관련한 명부를 일부라도 일본이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근거 자료가 없어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던 유족들에 대한 재심의와 사건 진상 파악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한영용/우키시마호 유족회 회장 : "재판까지 하면서 명부를 달라고 했지. (일본이) 명부가 없다고 했던 거야. 거짓말한 걸 사죄를 해야 되지, 명부만 줄 게 아니고."]

일본은 앞으로도 자료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 과거 명부 존재를 부인해 왔던 사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김지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조선인 태우고 침몰’ 우키시마호…일, 79년 만에 승선자 명부 제공
    • 입력 2024-09-05 21:32:45
    • 수정2024-09-05 21:44:21
    뉴스 9
[앵커]

해방 직후 귀향하는 조선인 수천 명을 태운 일본 배 우키시마호가 침몰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사고 발생 79년 만에 우키시마호 승선자와 조난자 명단 일부를 한국 정부에 제공했습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제 패망 직후 일본에서 강제노동하던 조선인 수천 명이 귀향선인 '우키시마호'에 올랐습니다.

일본 해군이 몰던 이 배는 출항 이틀 만에 교토 인근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선체 인양도 유해 수습도 제대로 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는 아직도 불투명합니다.

[당시 사고 현장 인근 거주 주민/지난해 4월 : "(폭발 소리에) 놀랐고 무서웠다고 말하면서 교실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신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피해 확인을 위해 유족들이 승선자 명단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침몰과 함께 명부도 사라졌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고 79년 만인 올해, 일본 언론인과 야당 의원의 요구로 승선자 명부의 존재가 밝혀졌습니다.

일본이 이 가운데 한국인 승선자·조난자 명부 등 19건을 오늘(5일) 한국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우키시마호 사건과 관련한 명부를 일부라도 일본이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근거 자료가 없어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던 유족들에 대한 재심의와 사건 진상 파악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한영용/우키시마호 유족회 회장 : "재판까지 하면서 명부를 달라고 했지. (일본이) 명부가 없다고 했던 거야. 거짓말한 걸 사죄를 해야 되지, 명부만 줄 게 아니고."]

일본은 앞으로도 자료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 과거 명부 존재를 부인해 왔던 사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김지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