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첫 날 학교는 ‘공사판’…준공보다 개학이 먼저? [뉴스in뉴스]

입력 2024.09.06 (12:35) 수정 2024.09.0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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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의 한 신설 초등학교가 공사를 다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교육청은 인근 지역 학생들의 학습권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는데,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직접 학교를 가보신 거죠? 어떻던가요?

[기자]

네, 개학 이틀차였던 지난 3일 등교 시간대에 가봤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촬영한 영상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교문 공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 그 사이로 초등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습니다.

계단 공사도 아직 마무리가 덜 됐는데 학생들이 그 인근을 지나다니는 모습 볼 수 있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학교 운동장입니다.

지금 개학 이틀 차지만, 이렇게 중장비들이 오가면서 공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학교 뒤쪽 모습인데요.

굴삭기가 무거운 공사 자재를 옮기기도 하고, 이런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었습니다.

[앵커]

학생들 다니는데 문제는 없나요?

[기자]

실내 공사는 다 마무리가 된 상태여서 수업받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외부 공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소음이 나는 큰 공사는 학생들이 있는 시간대에 하지 않겠다는 게 학교 측 방침입니다.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내부는)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데 지장 전혀 없고, 마감되어 있기 때문에. (등하교 때) 선생님들 다 나오고 학부모님들 나와서 인도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위험할 수가 없죠."]

다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 곳곳에 널려 있는 공사 자재들이나 먼지까지 100% 차단하긴 어려운 거 아니냐면서, 이런 걱정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공사하면서 나오는 분진이나 이런 것들이 있으니까 일단 마스크를 씌우고 보내긴 했는데. 아이들이 그런 거(공사 자재) 만지지 말라고 그래서 안 만지는 애들도 아니고."]

[앵커]

공사가 다 끝난 뒤에 학교 문을 열면 문제가 없을 텐데요.

공사가 늦어진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 학교 준공 예정일, 그러니까 공사가 끝나는 일정 자체가 이번 달 25일입니다.

교육청이 지난달 말에 건물 임시사용승인을 얻어서 개교를 먼저 한 겁니다.

[앵커]

준공 일정 자체가 개학 이후로 잡혀있는 거네요.

서둘러서 개교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나요?

[기자]

관할 교육청은 인근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통학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학교 일대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 이뤄진 곳인데요.

지도를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신설 학교 인근에 900여 세대 신축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8월 말에 입주했는데요.

새로 열린 이 학교는 걸어서 7분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기존에 있던 다른 학교는 도보 25분 거리에 있고 이미 과밀학급인 거죠.

그러다 보니 가까운 학교를 빨리 열어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온 겁니다.

교육청에서도 담당자가 직접 나서서 안전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근우/광주하남교육지원청 교육시설과장 : "통학에 따른 교통사고라든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이 가장 우선시돼야 하기 때문에 (개교했고), 미비한 부분은 운동장 쪽과 외부 쪽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이제 학생들이 접근을 할 수 없게 안전시설을 완벽하게 해놨기 때문에."]

[앵커]

이 학교처럼 공사 전에 개교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까?

[기자]

학기 초마다 반복되는 문제고, 언론 보도를 통해 매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 경기도 양주의 한 중학교도 공사가 덜 끝나서 개학이 2주 미뤄졌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충남 당진에서 초등학교 한 곳과 중학교 한 곳이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개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학교 설립 계획은 주택 단지 개발과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입주자를 모집할 때 학교 같은 도시 기반 시설들은 설립 계획만 있어도 입주 공고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입주 일정이 우선순위가 되다 보니 학교와 시공사도 여기에 맞춰 급하게 움직이는 겁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주택 개발이 이뤄지는 곳은 어디든 이런 상황이 계속될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공사 중인 학교로 어쩔 수 없이 등교하는 학생들 안전이 잘 보장돼야겠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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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학 첫 날 학교는 ‘공사판’…준공보다 개학이 먼저? [뉴스in뉴스]
    • 입력 2024-09-06 12:35:05
    • 수정2024-09-06 13: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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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의 한 신설 초등학교가 공사를 다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교육청은 인근 지역 학생들의 학습권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는데,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직접 학교를 가보신 거죠? 어떻던가요?

[기자]

네, 개학 이틀차였던 지난 3일 등교 시간대에 가봤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촬영한 영상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교문 공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 그 사이로 초등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습니다.

계단 공사도 아직 마무리가 덜 됐는데 학생들이 그 인근을 지나다니는 모습 볼 수 있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학교 운동장입니다.

지금 개학 이틀 차지만, 이렇게 중장비들이 오가면서 공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학교 뒤쪽 모습인데요.

굴삭기가 무거운 공사 자재를 옮기기도 하고, 이런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었습니다.

[앵커]

학생들 다니는데 문제는 없나요?

[기자]

실내 공사는 다 마무리가 된 상태여서 수업받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외부 공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소음이 나는 큰 공사는 학생들이 있는 시간대에 하지 않겠다는 게 학교 측 방침입니다.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내부는)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데 지장 전혀 없고, 마감되어 있기 때문에. (등하교 때) 선생님들 다 나오고 학부모님들 나와서 인도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위험할 수가 없죠."]

다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 곳곳에 널려 있는 공사 자재들이나 먼지까지 100% 차단하긴 어려운 거 아니냐면서, 이런 걱정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공사하면서 나오는 분진이나 이런 것들이 있으니까 일단 마스크를 씌우고 보내긴 했는데. 아이들이 그런 거(공사 자재) 만지지 말라고 그래서 안 만지는 애들도 아니고."]

[앵커]

공사가 다 끝난 뒤에 학교 문을 열면 문제가 없을 텐데요.

공사가 늦어진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 학교 준공 예정일, 그러니까 공사가 끝나는 일정 자체가 이번 달 25일입니다.

교육청이 지난달 말에 건물 임시사용승인을 얻어서 개교를 먼저 한 겁니다.

[앵커]

준공 일정 자체가 개학 이후로 잡혀있는 거네요.

서둘러서 개교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나요?

[기자]

관할 교육청은 인근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통학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학교 일대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 이뤄진 곳인데요.

지도를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신설 학교 인근에 900여 세대 신축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8월 말에 입주했는데요.

새로 열린 이 학교는 걸어서 7분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기존에 있던 다른 학교는 도보 25분 거리에 있고 이미 과밀학급인 거죠.

그러다 보니 가까운 학교를 빨리 열어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온 겁니다.

교육청에서도 담당자가 직접 나서서 안전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근우/광주하남교육지원청 교육시설과장 : "통학에 따른 교통사고라든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이 가장 우선시돼야 하기 때문에 (개교했고), 미비한 부분은 운동장 쪽과 외부 쪽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이제 학생들이 접근을 할 수 없게 안전시설을 완벽하게 해놨기 때문에."]

[앵커]

이 학교처럼 공사 전에 개교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까?

[기자]

학기 초마다 반복되는 문제고, 언론 보도를 통해 매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 경기도 양주의 한 중학교도 공사가 덜 끝나서 개학이 2주 미뤄졌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충남 당진에서 초등학교 한 곳과 중학교 한 곳이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개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학교 설립 계획은 주택 단지 개발과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입주자를 모집할 때 학교 같은 도시 기반 시설들은 설립 계획만 있어도 입주 공고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입주 일정이 우선순위가 되다 보니 학교와 시공사도 여기에 맞춰 급하게 움직이는 겁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주택 개발이 이뤄지는 곳은 어디든 이런 상황이 계속될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공사 중인 학교로 어쩔 수 없이 등교하는 학생들 안전이 잘 보장돼야겠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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