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확전의 덫’ 걸리나 [뉴스in뉴스]

입력 2024.09.25 (12:39) 수정 2024.09.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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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동 전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전쟁 중인 하마스뿐 아니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강도 높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중동 내 반이스라엘 세력을 이참에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이는데요.

긴박하게 돌아가는 중동 정세, 박현진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거침없습니다?

헤즈볼라를 겨냥해 그야말로 융단 폭격을 퍼붓고 있어요?

[기자]

네, 이스라엘이 북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죠.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을 지난 23일, 대대적으로 공습했는데요.

6백여 차례 폭격을 통해서 헤즈볼라 시설 1,600개 이상을 파괴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이 작전은 어제도 계속돼서요,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5백 명 넘게 숨지고 천8백여 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습니다.

국경지대 학교엔 휴교령이 내려졌고요.

살아남은 주민들은 대거 피란 행렬에 나섰습니다.

레바논 전역이 그야말로 공황 상탭니다.

[앵커]

앞서 17, 18일에는 무선호출기, 무전기 폭발 공격도 있었잖아요?

[기자]

네, 이스라엘이 오랜 기간 준비한 거로 보이는 호출기와 무전기 폭발 공격으로 레바논 내 헤즈볼라 조직원 등 4천여 명의 사상자를 냈죠.

또 이후 20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서요.

헤즈볼라 내 서열 2위 지휘관 등 16명을 제거한 거로 알려지는 등 수뇌부 암살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그야말로 전방위에서 압박하는 모양샙니다.

[앵커]

헤즈볼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즉각 미사일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막혀 격추됐는데요.

일단 지금까지는 대응 수위를 크게 높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래 헤즈볼라가 하마스보다 규모도 크고 조직력도 탄탄하다고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많은 타격을 입었고요.

특히 지휘관들이 많이 숨져서요.

어느 정도 수위로 보복할지, 고심 중인 거로 보입니다.

[앵커]

이스라엘은 지금 하마스와 가자지구 전쟁도 끝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또 헤즈볼라를 이렇게 대대적으로 공격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함께 이란이 이끄는 중동 내 반이스라엘 세력, 이른바 '저항의 축' 그룹에 속해있죠.

그래서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로, 하마스를 지원한다며 접경지에서 이스라엘을 계속 공격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산발적으로 교전을 벌이기도 했고요.

이 때문에 이스라엘 북부 주민 6만 명 이상이 피란을 떠나야 했는데요.

이제 가자지구 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오기도 했고, 이스라엘이 이번 참에, 그동안 끊임없이 소모전을 벌여온 북쪽 헤즈볼라 세력도 굴복시키자, 이런 판단을 내린 거로 보입니다.

[앵커]

헤즈볼라, 하면 이스라엘과 오랜 악연이 있잖아요?

[기자]

네, 헤즈볼라는 1980년대 초 레바논 전쟁 때 이스라엘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에요.

이후 2006년엔 양측이 한차례 지상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당시에도 헤즈볼라가 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아서 이스라엘 북부를 계속 공격했고요.

이스라엘 군인들을 사살하고 2명을 납치해 갔어요.

그러자 이스라엘이 군인 구출을 명목으로 레바논을 침공했는데요.

그런데 헤즈볼라가 산악지대에서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에 엄청 능하거든요.

그 전술에 계속 시달리다가 결국 납치된 군인도 살리지 못하고 유엔의 중재로 휴전을 하고 철수하는, 이스라엘 입장에서 굴욕을 겪었습니다.

그런 만큼 네타냐후 총리, 이번엔 "레바논과 접한 북부 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겠다"며 굳건한 공격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요.

이번만큼은 헤즈볼라를 굴복시켜서 국경에서 멀리 쫓아버리겠다는 겁니다.

[앵커]

헤즈볼라만 보자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여기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게 이란 아닙니까?

[기자]

네, 헤즈볼라와 하마스, 이들 반이스라엘 세력의 배후가 이란이죠.

이 이란이 개입하느냐 여부가 전쟁이 커지느냐에 결정적 변수인데요.

일단 이란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이 '미친 짓'이라면서도 참전 가능성엔 선을 그었는데요.

이란 대통령은 "중동에서 확전을 노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분쟁에 끌어들이려고 덫을 놨지만 자신들은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잃을 수도 있겠다 판단되면, 그때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죠.

[앵커]

최악의 확전으로 가는 걸 막으려면 국제사회가 역할을 해야 할 텐데요.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일단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며 확전 움직임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또 미군 병력을 중동에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는데요.

최근 불화가 있긴 했지만.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지원하고요.

또 한편으론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읽힙니다.

하지만 지금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넉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그동안에도 하지 못했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는 건 쉽지 않아 보여서요.

미국의 영향력,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거 같고요.

결국 중동 확전 여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헤즈볼라가 어느 정도 수위로 보복을 할 지, 또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이 결국 어떤 선택을 할 지에 좌우될 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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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25 12:39:02
    • 수정2024-09-25 1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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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동 전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전쟁 중인 하마스뿐 아니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강도 높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중동 내 반이스라엘 세력을 이참에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이는데요.

긴박하게 돌아가는 중동 정세, 박현진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거침없습니다?

헤즈볼라를 겨냥해 그야말로 융단 폭격을 퍼붓고 있어요?

[기자]

네, 이스라엘이 북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죠.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을 지난 23일, 대대적으로 공습했는데요.

6백여 차례 폭격을 통해서 헤즈볼라 시설 1,600개 이상을 파괴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이 작전은 어제도 계속돼서요,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5백 명 넘게 숨지고 천8백여 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습니다.

국경지대 학교엔 휴교령이 내려졌고요.

살아남은 주민들은 대거 피란 행렬에 나섰습니다.

레바논 전역이 그야말로 공황 상탭니다.

[앵커]

앞서 17, 18일에는 무선호출기, 무전기 폭발 공격도 있었잖아요?

[기자]

네, 이스라엘이 오랜 기간 준비한 거로 보이는 호출기와 무전기 폭발 공격으로 레바논 내 헤즈볼라 조직원 등 4천여 명의 사상자를 냈죠.

또 이후 20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서요.

헤즈볼라 내 서열 2위 지휘관 등 16명을 제거한 거로 알려지는 등 수뇌부 암살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그야말로 전방위에서 압박하는 모양샙니다.

[앵커]

헤즈볼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즉각 미사일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막혀 격추됐는데요.

일단 지금까지는 대응 수위를 크게 높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래 헤즈볼라가 하마스보다 규모도 크고 조직력도 탄탄하다고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많은 타격을 입었고요.

특히 지휘관들이 많이 숨져서요.

어느 정도 수위로 보복할지, 고심 중인 거로 보입니다.

[앵커]

이스라엘은 지금 하마스와 가자지구 전쟁도 끝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또 헤즈볼라를 이렇게 대대적으로 공격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함께 이란이 이끄는 중동 내 반이스라엘 세력, 이른바 '저항의 축' 그룹에 속해있죠.

그래서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로, 하마스를 지원한다며 접경지에서 이스라엘을 계속 공격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산발적으로 교전을 벌이기도 했고요.

이 때문에 이스라엘 북부 주민 6만 명 이상이 피란을 떠나야 했는데요.

이제 가자지구 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오기도 했고, 이스라엘이 이번 참에, 그동안 끊임없이 소모전을 벌여온 북쪽 헤즈볼라 세력도 굴복시키자, 이런 판단을 내린 거로 보입니다.

[앵커]

헤즈볼라, 하면 이스라엘과 오랜 악연이 있잖아요?

[기자]

네, 헤즈볼라는 1980년대 초 레바논 전쟁 때 이스라엘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에요.

이후 2006년엔 양측이 한차례 지상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당시에도 헤즈볼라가 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아서 이스라엘 북부를 계속 공격했고요.

이스라엘 군인들을 사살하고 2명을 납치해 갔어요.

그러자 이스라엘이 군인 구출을 명목으로 레바논을 침공했는데요.

그런데 헤즈볼라가 산악지대에서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에 엄청 능하거든요.

그 전술에 계속 시달리다가 결국 납치된 군인도 살리지 못하고 유엔의 중재로 휴전을 하고 철수하는, 이스라엘 입장에서 굴욕을 겪었습니다.

그런 만큼 네타냐후 총리, 이번엔 "레바논과 접한 북부 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겠다"며 굳건한 공격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요.

이번만큼은 헤즈볼라를 굴복시켜서 국경에서 멀리 쫓아버리겠다는 겁니다.

[앵커]

헤즈볼라만 보자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여기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게 이란 아닙니까?

[기자]

네, 헤즈볼라와 하마스, 이들 반이스라엘 세력의 배후가 이란이죠.

이 이란이 개입하느냐 여부가 전쟁이 커지느냐에 결정적 변수인데요.

일단 이란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이 '미친 짓'이라면서도 참전 가능성엔 선을 그었는데요.

이란 대통령은 "중동에서 확전을 노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분쟁에 끌어들이려고 덫을 놨지만 자신들은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잃을 수도 있겠다 판단되면, 그때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죠.

[앵커]

최악의 확전으로 가는 걸 막으려면 국제사회가 역할을 해야 할 텐데요.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일단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며 확전 움직임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또 미군 병력을 중동에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는데요.

최근 불화가 있긴 했지만.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지원하고요.

또 한편으론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읽힙니다.

하지만 지금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넉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그동안에도 하지 못했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는 건 쉽지 않아 보여서요.

미국의 영향력,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거 같고요.

결국 중동 확전 여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헤즈볼라가 어느 정도 수위로 보복을 할 지, 또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이 결국 어떤 선택을 할 지에 좌우될 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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