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충돌…‘이중가격제’가 불 붙인 배달앱 전쟁

입력 2024.09.25 (17:53) 수정 2024.09.2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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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배달용 메뉴와 매장용 메뉴 가격을 달리하는, 이른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은 이미 '이중가격제'를 시행 중이고, 롯데리아도 어제(24일)부터 배달용과 매장용 메뉴의 가격에 차등을 뒀습니다.

같은 메뉴라도 배달 주문할 경우 매장에서 먹을 때보다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건데,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 플랫폼으로 주문을 받을 경우 배달 수수료 등으로 매출의 약 30%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뿐만 아니라 식당을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속속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소비자들은 달갑지 않습니다. 무료배달이라고 해서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시켰는데, 결국은 돈을 더 내는 꼴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중가격제' 논란에 선수 친 쿠팡이츠 "특정 배달 업체 수수료 인상 탓"

'분노의 화살'이 배달앱 업계로 향할 조짐을 보이자, 쿠팡이츠가 선수를 쳤습니다.

어제(24일) 참고자료를 통해 "쿠팡이츠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배달 혜택은 고객 배달비 전액을 쿠팡이츠가 부담하며, 업주에게는 어떠한 부담도 전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겁니다.

이어 "최근 매장용보다 배달용 메뉴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마치 당사 등 배달 업체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쿠팡이츠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반면, 타사는 요금제 변경, 포장수수료 유료화, 중개 수수료 인상 및 고객배달비 업주 부담 등으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도표로까지 표현했습니다.


요약하면 '이중가격제' 논란이 불거진 건 자신들이 아닌 '특정 배달 업체' 탓이라는 건데, 이름을 쓰지 않았을 뿐, 사실상 배달의민족을 정면으로 겨냥한 입장문이었습니다.

쿠팡이츠가 언급한 '중개 수수료 인상' 등은 배달의민족이 내놓은 정책이었기 때문입니다.

■반격 나선 배민 "사실 왜곡…법적 대응 검토"

그러자 이번에는 배달의민족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오늘(25일) 설명자료를 내고 "(쿠팡이츠의) 주장은 배달의민족이 제공하는 '배민배달(배민 라이더가 배달)'과 '가게배달(업주가 계약한 배달대행사가 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소비자와 외식업주를 오인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반박한 겁니다.

배민은 "무료배달 혜택 관련, 타사와 동일한 자체배달 상품인 배민배달의 경우 현재 경쟁사와 동일하게 고객배달팁을 당사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업주가 부담하는 중개이용료는 9.8%, 업주부담 배달비 2,900원(서울 기준)으로 모두 경쟁사와 동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쟁사에는 없는 가게배달의 경우 고객 배달팁을 업주가 직접 설정한다"며 배민은 가게배달 업주가 무료배달을 선택할 경우 현재 배달비를 건당 2,000원씩 지원하고 있고, 이때 중개이용료는 6.8%가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배민 역시 자사의 주장을 도표로 정리했습니다.


배민은 "이러한 사실 관계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데 유감"이라며 " 이 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정면충돌 배경에는 '배달 시장' 점유율 경쟁…본격 전쟁 신호탄?

배달 플랫폼 업계 1, 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그동안 배달 시장을 잡기 위해 '출혈 경쟁'을 이어왔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63%, 쿠팡이츠가 20%입니다. 현재는 배민이 앞서고 있지만 쿠팡이츠가 올해 초 업계 2위였던 '요기요'를 제친 이후 점유율을 늘리며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중가격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배달 플랫폼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두 회사가 '책임 공방'을 벌인 겁니다.

배달의민족 측은 "(쿠팡이츠가) 먼저 사실을 왜곡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반박 입장문을 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쿠팡이츠 측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우회적으로 불편함을 내비쳤습니다.

이처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간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이중가격제' 책임 공방은 '배달플랫폼 전면전'을 알리는 신호탄일지도 모릅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서로에게 쌓인 게 많을 것"이라며 "결국 둘 중 한 곳이 배달 시장을 평정할 때까지는 끝나지 않을 싸움"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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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9-25 20: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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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은 이미 '이중가격제'를 시행 중이고, 롯데리아도 어제(24일)부터 배달용과 매장용 메뉴의 가격에 차등을 뒀습니다.

같은 메뉴라도 배달 주문할 경우 매장에서 먹을 때보다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건데,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 플랫폼으로 주문을 받을 경우 배달 수수료 등으로 매출의 약 30%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뿐만 아니라 식당을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속속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소비자들은 달갑지 않습니다. 무료배달이라고 해서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시켰는데, 결국은 돈을 더 내는 꼴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중가격제' 논란에 선수 친 쿠팡이츠 "특정 배달 업체 수수료 인상 탓"

'분노의 화살'이 배달앱 업계로 향할 조짐을 보이자, 쿠팡이츠가 선수를 쳤습니다.

어제(24일) 참고자료를 통해 "쿠팡이츠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배달 혜택은 고객 배달비 전액을 쿠팡이츠가 부담하며, 업주에게는 어떠한 부담도 전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겁니다.

이어 "최근 매장용보다 배달용 메뉴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마치 당사 등 배달 업체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쿠팡이츠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반면, 타사는 요금제 변경, 포장수수료 유료화, 중개 수수료 인상 및 고객배달비 업주 부담 등으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도표로까지 표현했습니다.


요약하면 '이중가격제' 논란이 불거진 건 자신들이 아닌 '특정 배달 업체' 탓이라는 건데, 이름을 쓰지 않았을 뿐, 사실상 배달의민족을 정면으로 겨냥한 입장문이었습니다.

쿠팡이츠가 언급한 '중개 수수료 인상' 등은 배달의민족이 내놓은 정책이었기 때문입니다.

■반격 나선 배민 "사실 왜곡…법적 대응 검토"

그러자 이번에는 배달의민족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오늘(25일) 설명자료를 내고 "(쿠팡이츠의) 주장은 배달의민족이 제공하는 '배민배달(배민 라이더가 배달)'과 '가게배달(업주가 계약한 배달대행사가 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소비자와 외식업주를 오인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반박한 겁니다.

배민은 "무료배달 혜택 관련, 타사와 동일한 자체배달 상품인 배민배달의 경우 현재 경쟁사와 동일하게 고객배달팁을 당사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업주가 부담하는 중개이용료는 9.8%, 업주부담 배달비 2,900원(서울 기준)으로 모두 경쟁사와 동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쟁사에는 없는 가게배달의 경우 고객 배달팁을 업주가 직접 설정한다"며 배민은 가게배달 업주가 무료배달을 선택할 경우 현재 배달비를 건당 2,000원씩 지원하고 있고, 이때 중개이용료는 6.8%가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배민 역시 자사의 주장을 도표로 정리했습니다.


배민은 "이러한 사실 관계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데 유감"이라며 " 이 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정면충돌 배경에는 '배달 시장' 점유율 경쟁…본격 전쟁 신호탄?

배달 플랫폼 업계 1, 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그동안 배달 시장을 잡기 위해 '출혈 경쟁'을 이어왔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63%, 쿠팡이츠가 20%입니다. 현재는 배민이 앞서고 있지만 쿠팡이츠가 올해 초 업계 2위였던 '요기요'를 제친 이후 점유율을 늘리며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중가격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배달 플랫폼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두 회사가 '책임 공방'을 벌인 겁니다.

배달의민족 측은 "(쿠팡이츠가) 먼저 사실을 왜곡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반박 입장문을 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쿠팡이츠 측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우회적으로 불편함을 내비쳤습니다.

이처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간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이중가격제' 책임 공방은 '배달플랫폼 전면전'을 알리는 신호탄일지도 모릅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서로에게 쌓인 게 많을 것"이라며 "결국 둘 중 한 곳이 배달 시장을 평정할 때까지는 끝나지 않을 싸움"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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