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음식”…튀르키예-독일, ‘되너 케밥’ 원조 논쟁

입력 2024.10.03 (19:13) 수정 2024.10.0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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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운 고기 요리인 케밥은 튀르키예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인기 있는 음식인데요.

튀르키예와 독일이 케밥을 두고 원조 논쟁을 벌이며 유럽연합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음식에 담긴 문화의 정체성 문제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베를린 조빛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를린에는 거리 곳곳마다 한국의 편의점만큼이나 케밥 가게가 즐비합니다.

제일 인기 있는 음식은 '되너'입니다.

커다란 둥근 꼬치에 고기를 겹겹이 쌓아 구운 뒤 얇게 썰어, 갖은 야채와 소스를 얹어 먹습니다.

구운 빵에 싸 먹는 게 특징입니다.

[마이크 : "빵은 실제로 되너에 모든 것의 기본이 됩니다. 저에게 되너는 독일의 문화입니다."]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도 보편적인 음식이 된 되너는 튀르키예 출신 이민자가 독일 음식 문화에 맞게 개발한 것이 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튀르키예가 EU에 되너를 '전통 특산품'으로 보호해 달라는 신청을 내면서 원조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고기의 종류와 양념, 고기를 써는 두께 등 재료 기준과 요리 방식을 튀르키예 전통 방식에 맞게 규제해달라는 겁니다.

[메흐메트/튀르키예 음식 요리사 : "튀르키예에서는 고기를 똑바로 자르지만 베를린에서는 둥근 모양으로 자르고요. 향신료도 베를린과는 다르게 써서 만듭니다. 똑같지 않아요."]

독일 요식업계에선 되너만큼은 베를린에서 개발됐고, 이름과 요리법이 그대로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니 튀르키예가 간섭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데니스 부흐홀츠/되너 요리사 : "사람들은 베를린이 튀르키예 외 지역에서 되너 케밥의 수도라고 말합니다."]

EU에서 생산되는 되너는 하루 400톤, 연간 매출은 35억 유로에 달하고 독일은 이 중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독일에선 튀르키예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인기 있는 송아지 되너나 야채 되너도 만들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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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전통 음식”…튀르키예-독일, ‘되너 케밥’ 원조 논쟁
    • 입력 2024-10-03 19:13:38
    • 수정2024-10-03 21: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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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운 고기 요리인 케밥은 튀르키예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인기 있는 음식인데요.

튀르키예와 독일이 케밥을 두고 원조 논쟁을 벌이며 유럽연합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음식에 담긴 문화의 정체성 문제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베를린 조빛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를린에는 거리 곳곳마다 한국의 편의점만큼이나 케밥 가게가 즐비합니다.

제일 인기 있는 음식은 '되너'입니다.

커다란 둥근 꼬치에 고기를 겹겹이 쌓아 구운 뒤 얇게 썰어, 갖은 야채와 소스를 얹어 먹습니다.

구운 빵에 싸 먹는 게 특징입니다.

[마이크 : "빵은 실제로 되너에 모든 것의 기본이 됩니다. 저에게 되너는 독일의 문화입니다."]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도 보편적인 음식이 된 되너는 튀르키예 출신 이민자가 독일 음식 문화에 맞게 개발한 것이 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튀르키예가 EU에 되너를 '전통 특산품'으로 보호해 달라는 신청을 내면서 원조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고기의 종류와 양념, 고기를 써는 두께 등 재료 기준과 요리 방식을 튀르키예 전통 방식에 맞게 규제해달라는 겁니다.

[메흐메트/튀르키예 음식 요리사 : "튀르키예에서는 고기를 똑바로 자르지만 베를린에서는 둥근 모양으로 자르고요. 향신료도 베를린과는 다르게 써서 만듭니다. 똑같지 않아요."]

독일 요식업계에선 되너만큼은 베를린에서 개발됐고, 이름과 요리법이 그대로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니 튀르키예가 간섭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데니스 부흐홀츠/되너 요리사 : "사람들은 베를린이 튀르키예 외 지역에서 되너 케밥의 수도라고 말합니다."]

EU에서 생산되는 되너는 하루 400톤, 연간 매출은 35억 유로에 달하고 독일은 이 중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독일에선 튀르키예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인기 있는 송아지 되너나 야채 되너도 만들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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