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문 열려 있어 인명피해 커져”…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

[앵커]

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호텔 관계자들은 방화문을 열어두고, 화재경보기를 끄는 등 안전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호텔 창문 너머로 새빨간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불이 처음 난 곳은 이 호텔 810호 객실.

불과 83초 만에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는 객실 복도 전체에 퍼졌습니다.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부천 호텔 화재를 두 달 동안 수사한 경찰.

발화 직후 복도에 들어 찬 연기 등이 열려 있던 비상구 방화문을 통해 빠르게 퍼져 인명피해가 커졌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재 등을 대비해 객실 문이 자동으로 닫히게 하는 '도어클로저'도 설계도엔 있었지만 실제론 없었습니다.

당시 화재경보기가 작동했지만, 호텔 직원이 실제 화재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경보기를 끈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김종민/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 "임의로 정지시키고 화재 사실을 확인한 후에서야 재작동시킴으로써 2분 24초만큼 투숙객들의 피난이 지연되어…"]

전체 63개 객실 가운데 절반 가량엔 완강기가 없었고, 그나마 있는 곳에도 사용법 안내가 없는 등 관리가 소홀했습니다.

한편 불이 처음 난 810호 객실의 에어컨의 발화 원인은 부실한 전선 시공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종민/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 "2018년도 호텔의 모든 에어컨을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14년 전에 설치된 노후 전선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논란이 됐던 에어매트 설치와 운용의 적정성 여부는 소방 당국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순 없다고 경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김종민/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 "매뉴얼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 사고가 발생한 부분을 소방에서 적극적으로 제대로 안 해서 사망했다고 저희가 보기에는 굉장히 어려웠다."]

경찰은 호텔 소유주와 운영자 등 4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