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사 속여 팔았다”…벤츠 차주들 집단 소송

[앵커]

지난 8월 인천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벤츠 차량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해당 차종 소유자 20여 명이 "배터리 제조사를 속여서 판매했다"며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현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불을 끄는데 8시간 넘게 걸리면서 차량 140여 대가 피해를 입었고, 주민 12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아파트 주민/지난달 17일 : "매일매일 청소해도 매일매일 분진 나오고 애들 때문에 제일 걱정이죠."]

불이 시작된 차량은 벤츠 전기차 EQE 모델.

같은 모델의 차주들은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이○○/벤츠 EQE 차주 : "같은 차종으로 인해서 사고가 나고, 그로 인해서 내 차가 불안한 차라는 걸 알게 됐는데…."]

벤츠 EQE 차주 등 24명은 벤츠사가 배터리 제조사를 속였다며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는 알려지지 않은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탑재됐는데, 광고는 세계 1위 업체인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고 속였다는 겁니다.

또 파라시스 배터리의 열폭주 위험 등 결함을 알고도 은폐했다며 1인당 3억 5천만 원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하종선/변호사/집단소송 대리인 :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더 많은 게 드러날 겁니다. 그런 증거들에 의해서 표시광고법 위반, 허위광고, 기망 이런 부분들이 입증될 걸로 예상됩니다."]

벤츠 측은 "고객을 속일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터리팩 교환 비용 7천만 원에 차량 가격까지 합치면 배상 요구액은 최대 5억 원이 넘을 수도 있는 상황, 차주들은 다만 공정위의 허위 광고 조사 발표를 보고 배상액을 정할 거라며 먼저 1인당 천만 원의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

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여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