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피자만 찾는 비만 아동, 지방간 유병률 높다

입력 2024.11.12 (12:37) 수정 2024.11.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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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과일에 설탕물을 입힌 탕후루나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마라탕, 불닭볶음면 등이 아동 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나물무침이나 생선구이처럼 식재료를 단순 조리한 음식보다는 달고 맵고 짠 가공식품을 찾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아동·청소년기에 굳어진 식습관은 아이들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같은 비만 아동이라도 피자나 햄버거, 시리얼 같은 '초가공식품'을 얼마나 먹는지에 따라 당뇨 등 대사 질환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 대표적 '초가공식품', 햄버거·피자·라면 등

초가공식품은 원재료에 인공첨가물을 넣어 만드는 가공식품으로, 햄버거, 피자, 라면 등이 대표적입니다.

브라질연구팀이 개발한 식품분류체계(NOVA)에 따르면, 식품은 가공 정도에 따라 모두 4단계로 구분합니다.

1단계는 최소 가공하거나 자연 식품(곡류, 육류, 과일 등), 2단계는 가공된 식재료 (설탕, 소금 등), 3단계는 가공식품 (치즈, 과일 시럽), 4단계는 초가공식품(피자, 햄버거, 시리얼 등)입니다.


■ 비만 아동·청소년, 초가공식품 '많이' 먹을수록 지방간 '위험' ↑

국립보건연구원은 과체중 이상(체질량 지수(BMI)가 85 백분위수 이상)인 8~17세 비만 아동·청소년 149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과, 초가공식품 섭취와 대사이상 사이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에 따라 가장 낮은 하위 그룹, 중간 그룹, 높은 상위 그룹으로 분류했는데, 섭취 수준이 높은 상위 그룹은 하루 섭취 식품량의 38%를 초가공식품으로 먹고 있었습니다.

날마다 세 끼 중 한 끼 이상은 꼭 피자나 햄버거, 라면 등으로 때운다는 얘기입니다.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지방간' 위험이 1.75배,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못해 혈액에 인슐린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상태인 '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2.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간지방이 10%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위험은 4.19배 높았습니다.


■ 비만 아동·청소년 83% 지방간 있어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과 상관없이 비만 아동·청소년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도 있었습니다.

비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참여자의 83%가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63.1%는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이었습니다.

또,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슐린'에 저항성이 있는 경우는 62.8%로 집계됐습니다.

비만 아동이 지방간과 제2형 당뇨에 걸릴 위험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비만 아동·청소년의 대사질환 유병 위험을 줄이려면, 초가공식품 섭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기 위한 가정과 보육 시설, 학교 등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문사진:반윤미/그래픽: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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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과일에 설탕물을 입힌 탕후루나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마라탕, 불닭볶음면 등이 아동 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나물무침이나 생선구이처럼 식재료를 단순 조리한 음식보다는 달고 맵고 짠 가공식품을 찾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아동·청소년기에 굳어진 식습관은 아이들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같은 비만 아동이라도 피자나 햄버거, 시리얼 같은 '초가공식품'을 얼마나 먹는지에 따라 당뇨 등 대사 질환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 대표적 '초가공식품', 햄버거·피자·라면 등

초가공식품은 원재료에 인공첨가물을 넣어 만드는 가공식품으로, 햄버거, 피자, 라면 등이 대표적입니다.

브라질연구팀이 개발한 식품분류체계(NOVA)에 따르면, 식품은 가공 정도에 따라 모두 4단계로 구분합니다.

1단계는 최소 가공하거나 자연 식품(곡류, 육류, 과일 등), 2단계는 가공된 식재료 (설탕, 소금 등), 3단계는 가공식품 (치즈, 과일 시럽), 4단계는 초가공식품(피자, 햄버거, 시리얼 등)입니다.


■ 비만 아동·청소년, 초가공식품 '많이' 먹을수록 지방간 '위험' ↑

국립보건연구원은 과체중 이상(체질량 지수(BMI)가 85 백분위수 이상)인 8~17세 비만 아동·청소년 149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과, 초가공식품 섭취와 대사이상 사이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에 따라 가장 낮은 하위 그룹, 중간 그룹, 높은 상위 그룹으로 분류했는데, 섭취 수준이 높은 상위 그룹은 하루 섭취 식품량의 38%를 초가공식품으로 먹고 있었습니다.

날마다 세 끼 중 한 끼 이상은 꼭 피자나 햄버거, 라면 등으로 때운다는 얘기입니다.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지방간' 위험이 1.75배,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못해 혈액에 인슐린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상태인 '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2.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간지방이 10%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위험은 4.19배 높았습니다.


■ 비만 아동·청소년 83% 지방간 있어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과 상관없이 비만 아동·청소년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도 있었습니다.

비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참여자의 83%가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63.1%는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이었습니다.

또,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슐린'에 저항성이 있는 경우는 62.8%로 집계됐습니다.

비만 아동이 지방간과 제2형 당뇨에 걸릴 위험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비만 아동·청소년의 대사질환 유병 위험을 줄이려면, 초가공식품 섭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기 위한 가정과 보육 시설, 학교 등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문사진:반윤미/그래픽: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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