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스포츠공정위, 이기흥 체육회장 3연임 도전 승인

입력 2024.11.12 (23:31) 수정 2024.11.12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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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유인촌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정지 통보를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도전을 승인했습니다.

스포츠취재부 김완수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셀프 연임 심사'로 불공정하다는 지적과 장관으로부터 직무정지 통보를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도전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승인해 주었습니다.

[기자]

오늘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승인했습니다.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특보 출신 논란을 빚은 김병철 위원장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고, 참석위원들 대부분이 찬성해 과반수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한체육회 노조의 반대 시위 속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오늘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이미 지난 4일에 연임을 심사하는 임원심사 소위원회가 열렸고, 이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이미 승인이 가능한 60점을 넘겼다는 사실이 흘러나왔습니다.

지금까지 2백명 넘게 심사해서 고작 10% 정도인 20명 남짓 탈락시킨 전례를 봐서는, 이기흥 회장이 임명한 위원들이 심사하는 유명무실한 절차 속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3선 도전 저지’를 공헌해온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어제 오후 늦게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를 근거로, 채용 비리 등에 대해 조사를 촉구하고, 직무 정지를 통보했지만,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기흥 회장은 오늘 오전 서울행정법원에 문체부의 직무 정지 통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결과가 나오려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대체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길래, 채용 부정 등 조사까지 받게 된 상황에서 연임 도전이 승인 난거죠?

[기자]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수사의뢰까지 했지만, 공정위원 구성의 한계와 기계적인 평가 항목이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국무조정실 점검단이 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 과정에서 이 회장이 자녀의 지인을 부당하게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으로 수사 의뢰했고, 주무장관인 문체부 장관이 직무정지를 통보했는데도,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사실, 평가내용을 들여다보면, 현직 임원이 승인가능한 60점을 못받기 어려워 보입니다.

정량지표와 정성지표가 각 50점인데, 정량지표는 임원의 이사회 참석률, 임원 포상, 임원의 재정기여도, 단체운영 건전성, 징계 및 개인 범죄사실인데.

징계 및 범죄사실은 5점에 불과합니다.

정성평가도 종목·지역체육 발전 비전 제시(10점), 재임 기간 중 공헌(10점), 임원으로서의 윤리성, 청렴도 제고 방안(10점) 등입니다.

윤리, 청렴 관련부분이 다 합쳐 15점 15%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신청자 가운데는 음주운전이나 공직선거법을 위반해도 승인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현역 임원에게 유리한 재정 기여나 대체불가 정도라는 모호한 가산점도 20점 정도 챙길 수 있어, 도덕성이나 청렴성 등의 평가가 어렵워 그야말로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게 제도를 손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도전이 가능해졌으면,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도 사실상 가능하다고 봐야되겠는데요?

[기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이번에 임원 연임 심사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12월 초에 있을 축구협회장 후보등록 마감일에 맞춰 등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승인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 직무정지를 직접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문체부가 축구협회 공정위원회에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와 함께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천안 축구센터 관련 국고 보조금이 유용된 정황을 발견하고, 5배까지 가능한 과징금 부과로 압박하는 상황인데 법률적인 다툼이 가능해 바로, 해임이나 자격정지 등 실질적인 징계로 이어지기 쉽지 않아 4선 도전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앵커]

체육단체 개혁에 나섰던 문체부나 지켜보는 국민들 모두 허탈할 것 같습니다.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 스포츠 위상을 고려해서라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자]

성적 못지 않게 공정한 절차와 평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제도적인 허점 보완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 입니다.

파리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고,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우리 스포츠가 답보 상태에 놓이게 됐습니다.

문체부가 오늘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결과에 유감을 표하고,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를 마련해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 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활력을 얻어야 할 국민들이 실망하고 피곤해하고 있는데, 우리 스포츠 행정에 공정과 상식이 통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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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유인촌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정지 통보를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도전을 승인했습니다.

스포츠취재부 김완수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셀프 연임 심사'로 불공정하다는 지적과 장관으로부터 직무정지 통보를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도전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승인해 주었습니다.

[기자]

오늘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승인했습니다.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특보 출신 논란을 빚은 김병철 위원장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고, 참석위원들 대부분이 찬성해 과반수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한체육회 노조의 반대 시위 속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오늘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이미 지난 4일에 연임을 심사하는 임원심사 소위원회가 열렸고, 이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이미 승인이 가능한 60점을 넘겼다는 사실이 흘러나왔습니다.

지금까지 2백명 넘게 심사해서 고작 10% 정도인 20명 남짓 탈락시킨 전례를 봐서는, 이기흥 회장이 임명한 위원들이 심사하는 유명무실한 절차 속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3선 도전 저지’를 공헌해온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어제 오후 늦게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를 근거로, 채용 비리 등에 대해 조사를 촉구하고, 직무 정지를 통보했지만,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기흥 회장은 오늘 오전 서울행정법원에 문체부의 직무 정지 통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결과가 나오려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대체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길래, 채용 부정 등 조사까지 받게 된 상황에서 연임 도전이 승인 난거죠?

[기자]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수사의뢰까지 했지만, 공정위원 구성의 한계와 기계적인 평가 항목이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국무조정실 점검단이 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 과정에서 이 회장이 자녀의 지인을 부당하게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으로 수사 의뢰했고, 주무장관인 문체부 장관이 직무정지를 통보했는데도,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사실, 평가내용을 들여다보면, 현직 임원이 승인가능한 60점을 못받기 어려워 보입니다.

정량지표와 정성지표가 각 50점인데, 정량지표는 임원의 이사회 참석률, 임원 포상, 임원의 재정기여도, 단체운영 건전성, 징계 및 개인 범죄사실인데.

징계 및 범죄사실은 5점에 불과합니다.

정성평가도 종목·지역체육 발전 비전 제시(10점), 재임 기간 중 공헌(10점), 임원으로서의 윤리성, 청렴도 제고 방안(10점) 등입니다.

윤리, 청렴 관련부분이 다 합쳐 15점 15%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신청자 가운데는 음주운전이나 공직선거법을 위반해도 승인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현역 임원에게 유리한 재정 기여나 대체불가 정도라는 모호한 가산점도 20점 정도 챙길 수 있어, 도덕성이나 청렴성 등의 평가가 어렵워 그야말로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게 제도를 손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도전이 가능해졌으면,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도 사실상 가능하다고 봐야되겠는데요?

[기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이번에 임원 연임 심사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12월 초에 있을 축구협회장 후보등록 마감일에 맞춰 등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승인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 직무정지를 직접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문체부가 축구협회 공정위원회에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와 함께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천안 축구센터 관련 국고 보조금이 유용된 정황을 발견하고, 5배까지 가능한 과징금 부과로 압박하는 상황인데 법률적인 다툼이 가능해 바로, 해임이나 자격정지 등 실질적인 징계로 이어지기 쉽지 않아 4선 도전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앵커]

체육단체 개혁에 나섰던 문체부나 지켜보는 국민들 모두 허탈할 것 같습니다.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 스포츠 위상을 고려해서라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자]

성적 못지 않게 공정한 절차와 평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제도적인 허점 보완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 입니다.

파리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고,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우리 스포츠가 답보 상태에 놓이게 됐습니다.

문체부가 오늘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결과에 유감을 표하고,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를 마련해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 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활력을 얻어야 할 국민들이 실망하고 피곤해하고 있는데, 우리 스포츠 행정에 공정과 상식이 통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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