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에도 반응 없는 김정은…‘브로맨스’는 재개될까 [뒷北뉴스]
입력 2024.11.16 (07:01)
수정 2024.11.1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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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지난 6일 새벽,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들고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선언하며 다시금 백악관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각국의 인사들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건넸지만,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아무 반응이 없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입니다.
비록 2019년 이른바 '하노이 노딜'로 성과 없이 끝나긴 했지만 김 위원장은 트럼프 1기 시절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다른 '브로맨스(남자 간의 우정에 가까운 사랑)'를 자랑했던 사이인 만큼, 침묵을 이어가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미 겨냥'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더니 잠잠…김정은의 속내는?
대선 이전인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김정은 위원장은 '최종 완결판'이라고 주장하는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의 시험 발사를 현지 지도했습니다.
지난달 31일 화성-19형 ICBM 발사 당시 모습. @조선중앙통신
당시 김 위원장은 최근 들어 "미제와 한국 괴뢰들의 도발 시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화성-19형이 북한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제1의 주력 수단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습니다.
이렇듯 며칠 전까지도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던 김 위원장이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잠잠한 모습입니다. 당선 축하 전문 등은 물론 미국을 겨냥한 별다른 공개 활동도 없습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도 미 대선 결과 자체를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된 지난 6일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당선 축하 전문을 보내는 등의 관련 활동이 전혀 없다. @ 조선중앙통신
■ "트럼프 우선순위는 러-우 전쟁 종전…북, 한동안 관망할 듯"
이처럼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가 꼽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재 트럼프의 외교 분야 최우선 관심사는 북한이 아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취임 시 24시간 이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공약해 온 트럼프 입장에서는 현 단계에서 북한에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지난 6일 발간한 온라인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해도 대외 정책의 최우선 현안이 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며 "트럼프는 임기 첫해 러·우 전쟁과 중동 전쟁,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 전념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정 실장은 "북한 입장에선 북핵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이 7년 전과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기 때문에 미국과 대화할 동기는 충분하나 대미 접촉을 섣불리 할 가능성은 작다"며 "미국으로부터 얻어낼 전략적 효용 등이 충분히 크거나 해야 할 텐데, 현재 러·북 협력이 잘 되는 가운데서는 굳이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인선이 거의 마무리되는 가운데, 이들이 공통적으로는 대중·대북 강경파 성향을 공유하지만, 그 양상과 북한에 대한 접근법에 있어서는 차이가 크다는 점도 북한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북한 당국에 대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지명자와 마이크 왈츠 미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의 입장차.
마이크 왈츠(국가안보보좌관 내정), 마르코 루비오(국무부 장관 내정)처럼 대북 강경파 성향이 아주 짙은 내정자도 있지만,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말한 털시 개버드(국가정보국장 내정)나 "김정은도 하루 종일 자신의 국민을 학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라 말한 피트 헤그세스(국방부 장관 내정)도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대통령으로 취임하거나 어느 정도 대북 정책 윤곽이 나올 때까지는 북한이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 "북한 문제, 결국 미국 관심사로 부상할 것"…"축하 전문 이미 보냈을지도"
그렇지만 결국 미국에게도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부각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북 특별대표를 지냈던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현지 시각 12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북미 관계 관련 전문가 대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북미 대화 재개가) 적어도 최우선 순위 관심사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언급하며 "이 문제가 상위 의제로 부상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현지 시각 12일 미국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전문가 대담에서 발언하는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코리아소사이어티 유투브
아울러 비건 전 부장관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때는 북한이 스스로 그렇게 만들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북한이 과거처럼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의도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이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당선인 사이의 사적 관계에 대해선 다시금 관리에 나섰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비공개적으로 트럼프 당선 축하 전문을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공적으로는 '미국 정부가 바뀌어도 대북 적대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비판적이지만, 사적으로는 '트럼프와 친분이 있는 건 맞다'고 인정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인선을 볼 때 대중 강경파가 많다는 건 (중국과 밀접한) 북한 입장에서는 긴장할 부분"이라며 "북한도 인선 내용에 대해 분석한 뒤, 연말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대외 사업 방향을 이야기하며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더 강해진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와 '더 강해진 핵능력'의 김정은. 다가올 4년간 두 사람이 어떤 계기로 접촉해 어떤 '케미'를 보일지, 전 세계가 긴장된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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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트럼프’에도 반응 없는 김정은…‘브로맨스’는 재개될까 [뒷北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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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1-16 07:01:29
- 수정2024-11-16 07:06:16
현지 시각 지난 6일 새벽,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들고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선언하며 다시금 백악관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각국의 인사들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건넸지만,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아무 반응이 없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입니다.
비록 2019년 이른바 '하노이 노딜'로 성과 없이 끝나긴 했지만 김 위원장은 트럼프 1기 시절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다른 '브로맨스(남자 간의 우정에 가까운 사랑)'를 자랑했던 사이인 만큼, 침묵을 이어가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미 겨냥'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더니 잠잠…김정은의 속내는?
대선 이전인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김정은 위원장은 '최종 완결판'이라고 주장하는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의 시험 발사를 현지 지도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최근 들어 "미제와 한국 괴뢰들의 도발 시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화성-19형이 북한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제1의 주력 수단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습니다.
이렇듯 며칠 전까지도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던 김 위원장이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잠잠한 모습입니다. 당선 축하 전문 등은 물론 미국을 겨냥한 별다른 공개 활동도 없습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도 미 대선 결과 자체를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 "트럼프 우선순위는 러-우 전쟁 종전…북, 한동안 관망할 듯"
이처럼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가 꼽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재 트럼프의 외교 분야 최우선 관심사는 북한이 아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취임 시 24시간 이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공약해 온 트럼프 입장에서는 현 단계에서 북한에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지난 6일 발간한 온라인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해도 대외 정책의 최우선 현안이 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며 "트럼프는 임기 첫해 러·우 전쟁과 중동 전쟁,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 전념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정 실장은 "북한 입장에선 북핵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이 7년 전과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기 때문에 미국과 대화할 동기는 충분하나 대미 접촉을 섣불리 할 가능성은 작다"며 "미국으로부터 얻어낼 전략적 효용 등이 충분히 크거나 해야 할 텐데, 현재 러·북 협력이 잘 되는 가운데서는 굳이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인선이 거의 마무리되는 가운데, 이들이 공통적으로는 대중·대북 강경파 성향을 공유하지만, 그 양상과 북한에 대한 접근법에 있어서는 차이가 크다는 점도 북한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마이크 왈츠(국가안보보좌관 내정), 마르코 루비오(국무부 장관 내정)처럼 대북 강경파 성향이 아주 짙은 내정자도 있지만,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말한 털시 개버드(국가정보국장 내정)나 "김정은도 하루 종일 자신의 국민을 학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라 말한 피트 헤그세스(국방부 장관 내정)도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대통령으로 취임하거나 어느 정도 대북 정책 윤곽이 나올 때까지는 북한이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 "북한 문제, 결국 미국 관심사로 부상할 것"…"축하 전문 이미 보냈을지도"
그렇지만 결국 미국에게도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부각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북 특별대표를 지냈던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현지 시각 12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북미 관계 관련 전문가 대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북미 대화 재개가) 적어도 최우선 순위 관심사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언급하며 "이 문제가 상위 의제로 부상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비건 전 부장관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때는 북한이 스스로 그렇게 만들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북한이 과거처럼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의도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이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당선인 사이의 사적 관계에 대해선 다시금 관리에 나섰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비공개적으로 트럼프 당선 축하 전문을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공적으로는 '미국 정부가 바뀌어도 대북 적대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비판적이지만, 사적으로는 '트럼프와 친분이 있는 건 맞다'고 인정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인선을 볼 때 대중 강경파가 많다는 건 (중국과 밀접한) 북한 입장에서는 긴장할 부분"이라며 "북한도 인선 내용에 대해 분석한 뒤, 연말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대외 사업 방향을 이야기하며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더 강해진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와 '더 강해진 핵능력'의 김정은. 다가올 4년간 두 사람이 어떤 계기로 접촉해 어떤 '케미'를 보일지, 전 세계가 긴장된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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