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총회, ‘선진국 분담금’ 두고 진통…또 폐막 연장

입력 2024.11.24 (05:39) 수정 2024.11.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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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진행 중인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선진국 분담금을 둘러싼 이견으로 진통 끝에 결국 예정된 폐막일을 넘겼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23일)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회의는 당초 22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결국 예정된 합의 시한을 넘겨 치열한 협상이 계속됐습니다.

COP29 의장단은 2035년까지 연간 1조3천억달러(약 1천826조원)의 기후 대응 재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 중 연 2천500억달러(약 351조원)를 선진국이 부담한다는 합의문 초안을 지난 21일 공개했습니다.

선진국 부담액 2천500억달러는 2009년 설정된 목표 1천억달러(약 140조원)의 2.5배 수준이지만, 기후변화의 위협에 노출된 개발도상국들은 그동안의 책임이 큰 선진국이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단은 밤샘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존 포데스타 미국 기후변화 특사는 이날 오전 4시쯤 AP에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날 늦은 오전까지도 회담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주최국 아제르바이잔은 당초 폐막일인 전날까지 만장일치로 합의문이 채택되길 바랐지만, 이번에도 공식 일정을 넘긴 셈입니다.

작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28차 총회는 하루를 넘겨서, 재작년 이집트에서 열린 27차 총회는 이틀을 넘겨 폐막했습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합의에 따라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나라들을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최소 5천억달러(약 703조원)를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선진국들의 실제 부담은 훨씬 낮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 혹서, 혹한 등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기후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 피해를 보상하고, 청정에너지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현금 부담을 안게 되는 선진국의 일부 대표들은 자국 경제의 어려움 등을 거론하며 2천500억달러가 현실적인 수치라고 반박합니다.

이런 가운데 협상 끝 선진국들이 분담금 인상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선진국들이 분담금을 2035년까지 연간 3천억달러(약 421조원)로 올리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오후 80여개국으로 구성된 소규모 섬나라들과 최빈국 대표단은 선언문 초안을 발표하는 회의장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전했습니다.

말라위 협상 대표인 에반스 데이비 은제와는 회의장을 떠나면서 “이 문안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의견이 반영될 때까지 회의장을 떠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수자나 무하마드 콜롬비아 환경 장관도 언론에 “우리는 협상하기 위해 여기 왔지만 현재로서는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회의장을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의 환경부 장관이기도 한 묵타르 바바예프 COP29 의장은 일부 대표단이 회의장을 나가는 등 협상이 난항을 겪자 “남아 있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서로 간 협력을 더 강화해주길 요청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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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1-25 10: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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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진행 중인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선진국 분담금을 둘러싼 이견으로 진통 끝에 결국 예정된 폐막일을 넘겼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23일)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회의는 당초 22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결국 예정된 합의 시한을 넘겨 치열한 협상이 계속됐습니다.

COP29 의장단은 2035년까지 연간 1조3천억달러(약 1천826조원)의 기후 대응 재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 중 연 2천500억달러(약 351조원)를 선진국이 부담한다는 합의문 초안을 지난 21일 공개했습니다.

선진국 부담액 2천500억달러는 2009년 설정된 목표 1천억달러(약 140조원)의 2.5배 수준이지만, 기후변화의 위협에 노출된 개발도상국들은 그동안의 책임이 큰 선진국이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단은 밤샘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존 포데스타 미국 기후변화 특사는 이날 오전 4시쯤 AP에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날 늦은 오전까지도 회담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주최국 아제르바이잔은 당초 폐막일인 전날까지 만장일치로 합의문이 채택되길 바랐지만, 이번에도 공식 일정을 넘긴 셈입니다.

작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28차 총회는 하루를 넘겨서, 재작년 이집트에서 열린 27차 총회는 이틀을 넘겨 폐막했습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합의에 따라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나라들을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최소 5천억달러(약 703조원)를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선진국들의 실제 부담은 훨씬 낮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 혹서, 혹한 등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기후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 피해를 보상하고, 청정에너지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현금 부담을 안게 되는 선진국의 일부 대표들은 자국 경제의 어려움 등을 거론하며 2천500억달러가 현실적인 수치라고 반박합니다.

이런 가운데 협상 끝 선진국들이 분담금 인상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선진국들이 분담금을 2035년까지 연간 3천억달러(약 421조원)로 올리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오후 80여개국으로 구성된 소규모 섬나라들과 최빈국 대표단은 선언문 초안을 발표하는 회의장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전했습니다.

말라위 협상 대표인 에반스 데이비 은제와는 회의장을 떠나면서 “이 문안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의견이 반영될 때까지 회의장을 떠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수자나 무하마드 콜롬비아 환경 장관도 언론에 “우리는 협상하기 위해 여기 왔지만 현재로서는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회의장을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의 환경부 장관이기도 한 묵타르 바바예프 COP29 의장은 일부 대표단이 회의장을 나가는 등 협상이 난항을 겪자 “남아 있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서로 간 협력을 더 강화해주길 요청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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