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사운드트랙에 국회 봉쇄 결정적 7장면 싣다

입력 2024.12.14 (09:01) 수정 2024.12.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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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참혹했던 국회 풍경을 7개의 결정적 장면(#7)으로 추려보았습니다.

사실 이 7장면은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국회 계엄 작전, 충돌, 진입이 하나의 축이라면, 다른 하나의 축은 그 폭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민과 국회 구성원, 폭력의 주체가 되기를 주저하는 계엄군, 그리고 의원들의 결의입니다.

평범한 시민과 그날 국회를 지켰던 보좌진, 그리고 시민의 목소리로 재구성했습니다.

<서울의 봄> OST 만큼 이 상황을 잘 표현할 음악이 있을까요? 음악과 함께 공포가 희망으로, 그리고 씁쓸한 블랙코미디로 바뀌어가는 장면을 돌아봅니다.


■ #1. 계엄 선포 : "척결하겠습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남철 / 그림 제보자(소리만)>
“아파트 안에 있는데 갑자기 헬기 소리가 나서 창문을 열어보니까 지금 헬기가 막 뜨더라고요. 굉장히 놀랐죠. 가족들도 큰일 난 거 아니냐고 하면서 막 애들도 걱정을 하고 그렇죠.

이쪽 사거리에서 남태령 넘어가는 길에 수방사가 있거든. 평상시에 불이 산속에 있기 때문에 불빛이 안 보이는데 그날은 아마 밤새도록 불 켜놨더라고. 11시 넘어서니까 남태령에서 거기서 나와서 이수역 지나서 아마 저 용산으로 가든지 아니면 여의도로 가는, 국회의사당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죠.”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서양진/ 대구시(소리만)>
“와이프가 11시쯤에 이제 큰일 났다고 해서 일어나서 이게 현실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뉴스가 전해지는 걸 보고 이게 어떻게 지금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2024년도에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명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 #2. 국회 정현관 충돌 : "아, 정말 겁이 많이 났어요"

서슬 퍼런 국군 통수권자의 의지는 이렇게 하달되었고, 계엄군은 국회로 진입했다.

<서양진 /대구시>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뛰어들어오고 또 군인들이 출동하고 하는 걸 보고 /아 정말 겁 많이 났어요.

<eff> 보좌진-계엄군 몸싸움
"못 들어와! 오지마! 오지마! 여기 오면 안 돼요. 왜, 왜“

<서양진/ 대구시>
국회 보좌관들하고 이렇게 막 엉기기 시작했을 때 혹시라도 사고가 나지 않을까 굉장히 긴장하면서 봤던

<eff> “한명씩 끌어내 한명씩”

“우리 젊은 친구들, 역사적 죄인이 되면 안 돼. 진짜로 정말로 당신들이 무슨 죄가 있어”

<서양진/대구시>
지금 2024년도에 일어날 수 없는 사유를 가지고 이제 계엄을 선포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그리고 계엄을 선포를 하는지 의문


■ #3. 계엄군 국회 진입 : "즉결 처형을 당할 수도 있을 상황"

“한 층만 내려가 주세요. 지금 군인 진입중입니다. 한 층만 내려가 주세요.”

<김석태 비서관>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다고 얘기를 해서 정확히 현장에서는 안에서는 잘 보이지가 않으니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저도 갔었습니다.”

정문 대신 유리창을 깨부수고 국회에 진입하는 계엄군.

<eff> “너희들 다 잡혀간다고”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김석태 비서관>
“좀 시끄럽게 유리창 깨지고 막 이렇게 진입하는 게 들려서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한 대여섯 명 정도로 보였습니다. 문 앞에”

“그런데 문이 열리는 순간 계엄군들이 그냥 파도처럼 이렇게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몸싸움이 좀 있었고, 당연히 뭐 제가 상대가 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막 쓰러지면서 그 과정에서 좀 다쳤던 것 같고요.”

<eff> “스마트폰을 왜 가져가요!”

<김석태 비서관(소리만)>
“제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요. 다른 계엄군은 대오에 합류하기 위해서 뛰어가는데 그 한 사람만 자꾸 스마트폰을 잡고 버티고 몸싸움을 하길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대테러 작전을 위한 뭐 사람들 참수부대라고 하더라고요.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하는 분들인데, 나중에 영상을 보신 분들이 ‘너 그러다 연행되거나 현장에서 즉결 처형을 당할 수도 있을 상황이었는데 왜 그랬냐’ 그런 말을 하니까 더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김 비서관(얼굴)>
계엄군이 지나고 나서야 사람들이 피난다고 괜찮냐고 물어봐서 저도 옷에 또 여기가 피가 묻어 있던 게 보여서 어디 피나는지 만지다가 보니까 얼굴에서 피가 나더라고요.


■ #4. 월담 : "도로에 차를 버리다, 의원도 보좌관도 담을 넘다"

eff)(경찰무전)
“계엄 포고령이 하달되었습니다. 가능한 장소부터 차벽 조치하세요”

경찰은 무전 속 상급자의 명령에 따라 통행을 차단했다.

<eff> “국회의원은 들어가야지”

"(저희도 지시에 의해서….) 그 지시가 누구냐고요! 그러니까 그게 불법이라고요!"

“현직 국회의원을 못 들어가게 하는 게 어딨어!”

그러나 부당한 권력에는 따를 수 없다는 이 사람들의 의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박규태 비서관>
“정문은 이미 막혀있었고요. 경찰들은 이미 배치가 다 돼 있었고 약 한 5에서 10미터 간격으로 배치가 다 돼 있었고.”

<eff> (경찰 무전)
“비문에서 경정문 사이에 도로 정찰하는 지역 순찰차와 1개 단위로 부대 편성된 직원들은 담 넘어가는 걸 막는 역할을 하시면 됩니다”

<박규태 비서관>
“한쪽에서 이제 난리가 핀 상황이었으니 그쪽으로 경찰들이 몰려가는 바람에 그쪽은 그나마 경계가 허술했고요. 그때를 틈타 이제 월담해서 들어갔습니다.”

<국회 보좌진>
“그 짧은 한 바퀴 도는 동안 누군가는 담을 튀는 게 거의 1m 단위로 담을 튀고 계셨고 다들 도로에 차를 버리고 견인이나 이런 건 고민하지 않으시는 것 같았고요. 의원님도 계셨고 보좌관도 계셨어요.”


■ #5. 이상한 계엄군 : "가슴 속에 내가 왜 이래야 하나, 물음표"

<박규태 비서관>
“무장을 했었고요. 총을 들고 있는 상태였고 저희보다 덩치가 뭐 몇 배는 컸던 친구들이었습니다.

무장한 계엄군과 맨 손인 보좌진의 대치가 긴장감 속에 이어졌다.

<박규태 비서관>
“일단은 표결만 부치면 이 상황은 종료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흥분되지 않게 안정화하고 우리도 대치하는 정도로만 좀 평화롭게 지나갔으면 그 시간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에 몇 명 들어갔나, 재석인원들을 계속 확인 했었고요. 의원님들 100명이 들어갔다, 120명이 들어갔다, 150명이 들어갔다... 이런 걸 계속 확인했습니다. 당연히 저희들끼리 소문이 나요. 안에 계신 분들이 밖에 나오지 못하니 이제 문틈 사이로 얘기를 해준 것 같아요.”

다행히도 ‘척결’을 말하는 명령권자의 의지와 달리 현장의 계엄군은 치명적인 폭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았다.

<김석태 비서관>
“박근혜 정부 때 만들었던 그 계엄령 시나리오대로라고 한다면 바로 의원님들을 체포할 것이다, (그래서) 2층으로 진입했던 계엄군들은 저는 바로 2층 로텐더(홀을 통해서) 본회의장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3층으로 올라가더라고요. 그 3층은 국회 의장실이 있는 곳이거든요. 설마 의장을 체포하려는 건가.”

<박규태 비서관>
“굉장히 고도화된 훈련을 받으신 분들이라 옥상에서 강하한 다음 그냥 창문 깨고 들어가는... 그렇게 진입만 하면 사실 국회 본청이 뚫리는 건 매 한가지인데, 만약에 그분들이 폭력적으로 진압할 거 였으면 사실 이 소파 같은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러지 않고, 정문으로 들어온 거는 정확한 명령이 없었거나, 아니면 이 분들도 좀 헷갈리지 않았을까... 일단은 그분들도 물음표는 들었을 거예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되지 라는 물음표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치를 하면서도 서로를 토닥이고, 자제하고, 또 자제시키는 모습이 목격됐다.

<김석태 비서관>
“(계엄군) 지휘관 한 분이 권총을 차고 있었는데 권총에는 장전이 된 상태였고 권총에 계속 손을 올려놓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왜 자꾸 손을 올려놓느냐 다른 보좌관님이 말씀하셔서 몇 번을 얘기했더니 권총에서 손을 떼더라고요. 소총에도 탄창이 결합되어 있지 않았고, 탄창이 껴 있는 거 없는 거 있었찌만 탄창이 껴있는 소총도 빈 탄창인 거는 저는 확인을”

<국회 보좌진>
“100% 잡아간다고 해서 다들 팔짱을 끼시고, 특히 10년차 이상 보좌진인 분들은 따로 또 모이셔서 더 바리케이트를 해주셨었는데, (계엄군이) 막상 들어와서는 그냥 걸어다니더라고요.

본청과 국회의원회관 이어지는 지하에서도 그냥 걸어다니고 저희를 보고도 뭐 잡아가거나 하는 의도는 아니었고 그래서 왜 들어온거지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주요 의원님들을 체포하려고 하는 건가 아니면 무슨 목적으로 들어온 건가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죠."


■ #6. 결의안이 통과되다 : 등을 보이며 철수하는 최정예 특수부대

그러는 동안 계엄을 무력화할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비상 계엄 해제 결의 요구안은 가결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eff> “땅땅땅”

“이제 비상계엄선포는 무효입니다. 따라서 군경은 즉시 국회 경내를 나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는 등을 보이며 철수했다.

▲ 계엄군 “찍지 마세요. 물러나세요. 오시면 안됩니다.”

계엄 발동 약 두 시간 반, 계엄군의 국회 진입 한 시간여 만이었다.

▲ 계엄군 “철수할 겁니다.”

“조금만 뒤로 가면 자기네들 철수한다고, 조금만 도와주세요. 조금만 뒤로 가주시죠”

호통치는 사람들을 애써 피하는 계엄군.

“부대장님, 지휘관이면 지휘관답게 행동하세요. 예? 가만히 앉아서 지휘를 하세요”

▲ 계엄군 “기다려주십쇼.”

“뭘 기다려!”

헬기를 타고 전격적으로 침투했다가 한사람 씩 줄을 서서 회전문을 통과해 국회를 떠났다.

“천천히 이동하시면 됩니다. 회전문 버튼을 눌러주세요.”

▲ 계엄군 “정리되면 나가겠습니다.”

“정리되면 나가는 게 아니라, 지금 나가서 정리를 해야죠, 자 빨리 나가서 정리하세요”

▲ 계엄군 “인원이 남아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확인 해야죠”

“아니, 나가서 확인하세요. 문 열어 줄테니까. 지금 나가세요”

“저희가 조치할테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지금 빨리 나가세요. 여러분 이러면 굉장히 위험해요. 저희 국장님이 다 책임을 지실 거니까”

“자, 문 열었으니까, 빨리 나가세요!”

경찰 버스를 타고, 또 걸어서 중무장한 군인들은 황급히 퇴각하며 연신 고개를 숙여야 했다.


■ #7. 여러분도 국민이고, 민주주의의 동지입니다

“그 태극기가 우리 국가이고 국민이고 주권자인 국민임을 기억해주세요”

▲ 계엄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감사합니다.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국가의 국민이고 민주주의의 동지입니다.”


취재기자 : 하누리, 서영민, 김지선
촬영기자 : 윤희진, 신봉승, 이제우, 이창준
영상편집 : 여동용, 이종환, 성동혁, 김대영
자료조사 : 김제원, 이종현, 여의주
조연출 : 김세빈

방송일시: 2024년 12월 10일(화) 밤 9시 45분 KBS 1TV / 유튜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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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윤석열 #내란 #계엄 #민주주의 #국회봉쇄 #서울의봄 #사운드트랙 #계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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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봄’ 사운드트랙에 국회 봉쇄 결정적 7장면 싣다
    • 입력 2024-12-14 09:01:17
    • 수정2024-12-14 09:10:50
    심층K

그 날의 참혹했던 국회 풍경을 7개의 결정적 장면(#7)으로 추려보았습니다.

사실 이 7장면은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국회 계엄 작전, 충돌, 진입이 하나의 축이라면, 다른 하나의 축은 그 폭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민과 국회 구성원, 폭력의 주체가 되기를 주저하는 계엄군, 그리고 의원들의 결의입니다.

평범한 시민과 그날 국회를 지켰던 보좌진, 그리고 시민의 목소리로 재구성했습니다.

<서울의 봄> OST 만큼 이 상황을 잘 표현할 음악이 있을까요? 음악과 함께 공포가 희망으로, 그리고 씁쓸한 블랙코미디로 바뀌어가는 장면을 돌아봅니다.


■ #1. 계엄 선포 : "척결하겠습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남철 / 그림 제보자(소리만)>
“아파트 안에 있는데 갑자기 헬기 소리가 나서 창문을 열어보니까 지금 헬기가 막 뜨더라고요. 굉장히 놀랐죠. 가족들도 큰일 난 거 아니냐고 하면서 막 애들도 걱정을 하고 그렇죠.

이쪽 사거리에서 남태령 넘어가는 길에 수방사가 있거든. 평상시에 불이 산속에 있기 때문에 불빛이 안 보이는데 그날은 아마 밤새도록 불 켜놨더라고. 11시 넘어서니까 남태령에서 거기서 나와서 이수역 지나서 아마 저 용산으로 가든지 아니면 여의도로 가는, 국회의사당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죠.”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서양진/ 대구시(소리만)>
“와이프가 11시쯤에 이제 큰일 났다고 해서 일어나서 이게 현실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뉴스가 전해지는 걸 보고 이게 어떻게 지금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2024년도에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명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 #2. 국회 정현관 충돌 : "아, 정말 겁이 많이 났어요"

서슬 퍼런 국군 통수권자의 의지는 이렇게 하달되었고, 계엄군은 국회로 진입했다.

<서양진 /대구시>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뛰어들어오고 또 군인들이 출동하고 하는 걸 보고 /아 정말 겁 많이 났어요.

<eff> 보좌진-계엄군 몸싸움
"못 들어와! 오지마! 오지마! 여기 오면 안 돼요. 왜, 왜“

<서양진/ 대구시>
국회 보좌관들하고 이렇게 막 엉기기 시작했을 때 혹시라도 사고가 나지 않을까 굉장히 긴장하면서 봤던

<eff> “한명씩 끌어내 한명씩”

“우리 젊은 친구들, 역사적 죄인이 되면 안 돼. 진짜로 정말로 당신들이 무슨 죄가 있어”

<서양진/대구시>
지금 2024년도에 일어날 수 없는 사유를 가지고 이제 계엄을 선포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그리고 계엄을 선포를 하는지 의문


■ #3. 계엄군 국회 진입 : "즉결 처형을 당할 수도 있을 상황"

“한 층만 내려가 주세요. 지금 군인 진입중입니다. 한 층만 내려가 주세요.”

<김석태 비서관>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다고 얘기를 해서 정확히 현장에서는 안에서는 잘 보이지가 않으니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저도 갔었습니다.”

정문 대신 유리창을 깨부수고 국회에 진입하는 계엄군.

<eff> “너희들 다 잡혀간다고”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김석태 비서관>
“좀 시끄럽게 유리창 깨지고 막 이렇게 진입하는 게 들려서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한 대여섯 명 정도로 보였습니다. 문 앞에”

“그런데 문이 열리는 순간 계엄군들이 그냥 파도처럼 이렇게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몸싸움이 좀 있었고, 당연히 뭐 제가 상대가 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막 쓰러지면서 그 과정에서 좀 다쳤던 것 같고요.”

<eff> “스마트폰을 왜 가져가요!”

<김석태 비서관(소리만)>
“제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요. 다른 계엄군은 대오에 합류하기 위해서 뛰어가는데 그 한 사람만 자꾸 스마트폰을 잡고 버티고 몸싸움을 하길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대테러 작전을 위한 뭐 사람들 참수부대라고 하더라고요.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하는 분들인데, 나중에 영상을 보신 분들이 ‘너 그러다 연행되거나 현장에서 즉결 처형을 당할 수도 있을 상황이었는데 왜 그랬냐’ 그런 말을 하니까 더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김 비서관(얼굴)>
계엄군이 지나고 나서야 사람들이 피난다고 괜찮냐고 물어봐서 저도 옷에 또 여기가 피가 묻어 있던 게 보여서 어디 피나는지 만지다가 보니까 얼굴에서 피가 나더라고요.


■ #4. 월담 : "도로에 차를 버리다, 의원도 보좌관도 담을 넘다"

eff)(경찰무전)
“계엄 포고령이 하달되었습니다. 가능한 장소부터 차벽 조치하세요”

경찰은 무전 속 상급자의 명령에 따라 통행을 차단했다.

<eff> “국회의원은 들어가야지”

"(저희도 지시에 의해서….) 그 지시가 누구냐고요! 그러니까 그게 불법이라고요!"

“현직 국회의원을 못 들어가게 하는 게 어딨어!”

그러나 부당한 권력에는 따를 수 없다는 이 사람들의 의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박규태 비서관>
“정문은 이미 막혀있었고요. 경찰들은 이미 배치가 다 돼 있었고 약 한 5에서 10미터 간격으로 배치가 다 돼 있었고.”

<eff> (경찰 무전)
“비문에서 경정문 사이에 도로 정찰하는 지역 순찰차와 1개 단위로 부대 편성된 직원들은 담 넘어가는 걸 막는 역할을 하시면 됩니다”

<박규태 비서관>
“한쪽에서 이제 난리가 핀 상황이었으니 그쪽으로 경찰들이 몰려가는 바람에 그쪽은 그나마 경계가 허술했고요. 그때를 틈타 이제 월담해서 들어갔습니다.”

<국회 보좌진>
“그 짧은 한 바퀴 도는 동안 누군가는 담을 튀는 게 거의 1m 단위로 담을 튀고 계셨고 다들 도로에 차를 버리고 견인이나 이런 건 고민하지 않으시는 것 같았고요. 의원님도 계셨고 보좌관도 계셨어요.”


■ #5. 이상한 계엄군 : "가슴 속에 내가 왜 이래야 하나, 물음표"

<박규태 비서관>
“무장을 했었고요. 총을 들고 있는 상태였고 저희보다 덩치가 뭐 몇 배는 컸던 친구들이었습니다.

무장한 계엄군과 맨 손인 보좌진의 대치가 긴장감 속에 이어졌다.

<박규태 비서관>
“일단은 표결만 부치면 이 상황은 종료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흥분되지 않게 안정화하고 우리도 대치하는 정도로만 좀 평화롭게 지나갔으면 그 시간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에 몇 명 들어갔나, 재석인원들을 계속 확인 했었고요. 의원님들 100명이 들어갔다, 120명이 들어갔다, 150명이 들어갔다... 이런 걸 계속 확인했습니다. 당연히 저희들끼리 소문이 나요. 안에 계신 분들이 밖에 나오지 못하니 이제 문틈 사이로 얘기를 해준 것 같아요.”

다행히도 ‘척결’을 말하는 명령권자의 의지와 달리 현장의 계엄군은 치명적인 폭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았다.

<김석태 비서관>
“박근혜 정부 때 만들었던 그 계엄령 시나리오대로라고 한다면 바로 의원님들을 체포할 것이다, (그래서) 2층으로 진입했던 계엄군들은 저는 바로 2층 로텐더(홀을 통해서) 본회의장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3층으로 올라가더라고요. 그 3층은 국회 의장실이 있는 곳이거든요. 설마 의장을 체포하려는 건가.”

<박규태 비서관>
“굉장히 고도화된 훈련을 받으신 분들이라 옥상에서 강하한 다음 그냥 창문 깨고 들어가는... 그렇게 진입만 하면 사실 국회 본청이 뚫리는 건 매 한가지인데, 만약에 그분들이 폭력적으로 진압할 거 였으면 사실 이 소파 같은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러지 않고, 정문으로 들어온 거는 정확한 명령이 없었거나, 아니면 이 분들도 좀 헷갈리지 않았을까... 일단은 그분들도 물음표는 들었을 거예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되지 라는 물음표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치를 하면서도 서로를 토닥이고, 자제하고, 또 자제시키는 모습이 목격됐다.

<김석태 비서관>
“(계엄군) 지휘관 한 분이 권총을 차고 있었는데 권총에는 장전이 된 상태였고 권총에 계속 손을 올려놓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왜 자꾸 손을 올려놓느냐 다른 보좌관님이 말씀하셔서 몇 번을 얘기했더니 권총에서 손을 떼더라고요. 소총에도 탄창이 결합되어 있지 않았고, 탄창이 껴 있는 거 없는 거 있었찌만 탄창이 껴있는 소총도 빈 탄창인 거는 저는 확인을”

<국회 보좌진>
“100% 잡아간다고 해서 다들 팔짱을 끼시고, 특히 10년차 이상 보좌진인 분들은 따로 또 모이셔서 더 바리케이트를 해주셨었는데, (계엄군이) 막상 들어와서는 그냥 걸어다니더라고요.

본청과 국회의원회관 이어지는 지하에서도 그냥 걸어다니고 저희를 보고도 뭐 잡아가거나 하는 의도는 아니었고 그래서 왜 들어온거지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주요 의원님들을 체포하려고 하는 건가 아니면 무슨 목적으로 들어온 건가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죠."


■ #6. 결의안이 통과되다 : 등을 보이며 철수하는 최정예 특수부대

그러는 동안 계엄을 무력화할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비상 계엄 해제 결의 요구안은 가결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eff> “땅땅땅”

“이제 비상계엄선포는 무효입니다. 따라서 군경은 즉시 국회 경내를 나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는 등을 보이며 철수했다.

▲ 계엄군 “찍지 마세요. 물러나세요. 오시면 안됩니다.”

계엄 발동 약 두 시간 반, 계엄군의 국회 진입 한 시간여 만이었다.

▲ 계엄군 “철수할 겁니다.”

“조금만 뒤로 가면 자기네들 철수한다고, 조금만 도와주세요. 조금만 뒤로 가주시죠”

호통치는 사람들을 애써 피하는 계엄군.

“부대장님, 지휘관이면 지휘관답게 행동하세요. 예? 가만히 앉아서 지휘를 하세요”

▲ 계엄군 “기다려주십쇼.”

“뭘 기다려!”

헬기를 타고 전격적으로 침투했다가 한사람 씩 줄을 서서 회전문을 통과해 국회를 떠났다.

“천천히 이동하시면 됩니다. 회전문 버튼을 눌러주세요.”

▲ 계엄군 “정리되면 나가겠습니다.”

“정리되면 나가는 게 아니라, 지금 나가서 정리를 해야죠, 자 빨리 나가서 정리하세요”

▲ 계엄군 “인원이 남아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확인 해야죠”

“아니, 나가서 확인하세요. 문 열어 줄테니까. 지금 나가세요”

“저희가 조치할테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지금 빨리 나가세요. 여러분 이러면 굉장히 위험해요. 저희 국장님이 다 책임을 지실 거니까”

“자, 문 열었으니까, 빨리 나가세요!”

경찰 버스를 타고, 또 걸어서 중무장한 군인들은 황급히 퇴각하며 연신 고개를 숙여야 했다.


■ #7. 여러분도 국민이고, 민주주의의 동지입니다

“그 태극기가 우리 국가이고 국민이고 주권자인 국민임을 기억해주세요”

▲ 계엄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감사합니다.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국가의 국민이고 민주주의의 동지입니다.”


취재기자 : 하누리, 서영민, 김지선
촬영기자 : 윤희진, 신봉승, 이제우, 이창준
영상편집 : 여동용, 이종환, 성동혁, 김대영
자료조사 : 김제원, 이종현, 여의주
조연출 : 김세빈

방송일시: 2024년 12월 10일(화) 밤 9시 45분 KBS 1TV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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