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수사가 시작됐다
입력 2024.12.22 (23:14)
수정 2024.12.2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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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장.
<녹취> 우원식 국회의장
총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써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곧바로 나온 대통령의 담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 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비상계엄에 참여한 군 핵심 지휘부가 줄줄이 구속됐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당국의 출석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비상계엄의 전모.
<녹취> 김현태 / 707특임단장 (지난 19일)
전화로 저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사령관께서 이제 안보폰으로 전화를 해서 지금 바로 출동할 수 있냐 그런 식으로 물어보셔서.
윤 대통령과 계엄군에 대한 수사당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 '우두머리' 수사 시작…출국금지·소환 통보·압수수색 착수했지만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5일이 지나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
<녹취>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지난 9일)
내란죄의 수괴와 내란죄의 중요 범죄 종사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서 열심히 이 수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의지를 우리 공수처 소관이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란죄의 수괴 혐의를 받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이들은 비상계엄에 협조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 군인과 경찰들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
<녹취>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 9일)
출국금지에 관해서는 수사지휘를 했습니다. (했습니까?) 예.
경찰과 검찰도 비상계엄 수사에 뛰어들면서 수사당국 간의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녹취> 우종수 /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 (지난 9일)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한 줌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녹취>박세현 /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지난 8일)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하여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처음으로 핵심 인물의 신병을 확보한 건 검찰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내란 수괴, 즉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긴급 체포됐습니다.
김 전 장관이 곧바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수사 주도권은 검찰로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데 대한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그사이 공조수사본부를 함께 꾸린 경찰과 공수처.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녹취> 김근만 /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 1과장 (지난 11일)
저희가 직접 대통령실에 들어가서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강력 요청을 하였습니다만 공무상 비밀, 군사상 비밀 등의 이유로 직접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거부를 하였고…
결국 일부 자료만 임의 제출 형식으로 받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공조수사본부는 6일 뒤인 17일에도 대통령실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거부당했습니다.
결국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협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 "법적 정치적 문제 회피 않겠다"던 윤 대통령…출석 요구엔 불응
1차 압수수색 다음날 발표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12일)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압수수색뿐 아니라 수사 기관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검찰이 11일과 16일 두 번이나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모두 불응했습니다.
공조수사본부도 16일에 공수처 사무실로 출석하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수사기관 간의 경쟁적이고 좀 어지러울 정도의 경쟁적 부분들에 정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수사 기관에 출석하기 위해서는 수사 주체 단일화가 먼저라는 논리였습니다.
검찰의 내란죄 수사 권한 논란과 중복 수사 등의 우려가 계속되자 대검찰청은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다고 지난 18일 결정했습니다.
비로소 12.3 비상계엄 내란죄의 수사 주체가 정리됐습니다. 계엄 선포 보름 만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석동현 변호사가 내란죄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석동현 / 변호사 (지난 19일)
정말 이걸 내란으로 본다면 내란을 예고하고 하는 내란이 어디 있나. 또 헌법 절차에 따라서 국회가 2~3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요구한 사항 역시 헌법 절차에 대통령이 따랐습니다.
이번 내란죄의 핵심 의혹인 국회의원 체포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녹취> 석동현 / 변호사 (지난 19일)
대통령이 ‘체포’의 ‘체’자도 얘기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체포를 아니 했다, 안 했다를 떠나서 체포하면 도대체 어디에다가 데려놓겠다는 것입니까?
다만, 윤 대통령의 수사기관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공조수사본부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10시에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검사실로 나와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고 윤 대통령 측에 통보했습니다.
■ 군 지휘부 줄줄이 구속…점점 드러나는 계엄 전모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수사하는 사이, 검경은 계엄 당시 군 수뇌부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비상계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세 명의 사령관.
이 중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입니다.
내란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여 사령관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언급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등과 함께한 자리에서 들었다는 겁니다.
지난 11월에도 APEC 등 주요 일정을 불참하고 계엄을 단행하는 것이 어떤지 김 전 장관에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비상계엄 체포 명단에 오른 인물들은 윤 대통령이 평소 사석에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 사람들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에 707 특수임무단 등 군 병력을 투입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진술도 사전 모의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최소 반년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암시했다며 박범계 의원을 통해 밝힌 겁니다.
<녹취>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그리고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함께한 자리들이 세 차례 있었고, 이 자리에서 계엄을 암시하거나, 또 마지막 회동에서는 계엄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말을 곽 사령관에게 듣게 되었습니다.)
■ 정보사령부, 비상계엄 주요 역할…그 중심엔 민간인 있었다
그런데 이번 계엄에서 주요 역할을 한 부대가 또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3분 만에 선관위에 도착해 서버실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던 계엄군.
이들은 정보사령부 소속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전송받은 건 문상호 정보사령관. 앞서 등장했던 세 명의 사령관과는 또 다른 인물입니다.
국회에 출석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 당일 임무를 받았다고 말한 문 사령관.
<녹취> 문상호 /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당일날 야간에 임무를 줄 수 있다'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래서 그 지시를 받을 당시에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한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도록 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과연 임무는 당일에야 받은 것일까.
경기 안산시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
비상계엄 이틀 전 문상호 사령관과 정보사 대령 두 명이 여기서 만났습니다.
대령 두 명은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 진입에 관련된 인물들이었습니다.
<녹취> 주변 상인 (음성 변조)
상상도 못 했죠. 어떻게 그 높으신 분들이 햄버거 먹으러 온다는 게 상상도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 자리에 민간인도 함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해당 인물이 정보사 군인들에게 계엄이 있을 테니 준비하라거나, 부정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관위 서버를 확인하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이 인물의 정체는 바로 예비역 신분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육사 3년 후배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강제추행 혐의로 불명예 전역했지만, 군복을 벗은 뒤에도 이른바 ‘노상원 라인’을 구축하는 등 정보사령부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상호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김용현 장관 소개해 준 사람이 노상원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용현하고 매우 잘 알죠) 전혀 제가 (이번에 정보사령관 유임될 거라는 확신을 노상원과 김용현을 통해서 알았죠?)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전후해 김용현 전 장관과 통화 횟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문상호 정보사령관과의 만남 하루 전날에는 직접 김 전 장관의 공관을 방문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사이에 선관위 서버 확보 등 계엄 관련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을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4일)
노상원은 계엄령 포고문 초안을 작성한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은 이번 12.3 내란 사건의 기획과 설계에 상당 부분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추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상원, 문상호 전현직 정보사령관은 모두 구속됐습니다.
예비역까지 동원해 수개월 동안 준비해 온 이번 비상계엄.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임박하면서 수사는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입니다.
■ 비상계엄 후유증 계속…시민들 "하루빨리 안정 찾길"
비상계엄 선포 후 보름이 지난 국회.
시민과 계엄군이 뒤엉켰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고, 언제 그랬었냐는 듯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녹취> 민지홍 / 국회의원실 비서관
군인들은 여기쯤 서 있었던 것 같고. 저랑 먼저 오셨던 분들은 여기에서부터 여기까지 짐 쌓고.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민 씨를 괴롭힙니다.
<녹취> 민지홍 / 국회의원실 비서관
모든 일이 끝나고 나니까 죽을 뻔했구나. 그리고 이제 추후에 나온 보도들을 보면서 '총 맞아 죽을 뻔했네'라는 생각도 들고 그다음이 오히려 그다음이 무섭더라고요.
계엄군의 국회 진입으로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졌습니다.
탄핵소추의결서는 곧바로 헌법재판소로 전달됐고, 다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졌지만, 윤 대통령은 이마저도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시간.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관련 서류들을 수차례 전달하려 했지만, 이 역시 거부됐습니다.
국회 앞을 가득 채웠던 시민들의 촛불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향합니다.
<녹취> 지선열 /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
하루빨리 국가 안정을 찾는데 헌법재판소도 이만큼이라도 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게 할 거다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의 수사 상황은 탄핵심판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앞세워 정권을 잡은 윤석열 대통령.
이제는 내란죄의 피의자로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취재: 김기화 김가람 김채린 강병수 박진수
촬영: 조선기 강우용
편집: 최정연 김기곤
그래픽: 장수현 이시영
자료조사: 이승민 한혜민 권현서
조연출: 유화영 심은별
<녹취> 우원식 국회의장
총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써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곧바로 나온 대통령의 담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 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비상계엄에 참여한 군 핵심 지휘부가 줄줄이 구속됐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당국의 출석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비상계엄의 전모.
<녹취> 김현태 / 707특임단장 (지난 19일)
전화로 저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사령관께서 이제 안보폰으로 전화를 해서 지금 바로 출동할 수 있냐 그런 식으로 물어보셔서.
윤 대통령과 계엄군에 대한 수사당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 '우두머리' 수사 시작…출국금지·소환 통보·압수수색 착수했지만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5일이 지나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
<녹취>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지난 9일)
내란죄의 수괴와 내란죄의 중요 범죄 종사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서 열심히 이 수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의지를 우리 공수처 소관이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란죄의 수괴 혐의를 받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이들은 비상계엄에 협조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 군인과 경찰들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
<녹취>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 9일)
출국금지에 관해서는 수사지휘를 했습니다. (했습니까?) 예.
경찰과 검찰도 비상계엄 수사에 뛰어들면서 수사당국 간의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녹취> 우종수 /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 (지난 9일)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한 줌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녹취>박세현 /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지난 8일)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하여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처음으로 핵심 인물의 신병을 확보한 건 검찰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내란 수괴, 즉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긴급 체포됐습니다.
김 전 장관이 곧바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수사 주도권은 검찰로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데 대한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인터뷰> 노희범 / 변호사 ·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검찰은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고요. 경찰이 원칙적으로 수사 권한이 있고, 혹시나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먼저 기소를 했을 경우에 '검찰이 수사 권한이 없다'라고 해서 증거 능력이 인정이 되지 않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생길 여지도 분명히 있다고 보입니다. |
그사이 공조수사본부를 함께 꾸린 경찰과 공수처.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녹취> 김근만 /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 1과장 (지난 11일)
저희가 직접 대통령실에 들어가서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강력 요청을 하였습니다만 공무상 비밀, 군사상 비밀 등의 이유로 직접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거부를 하였고…
결국 일부 자료만 임의 제출 형식으로 받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공조수사본부는 6일 뒤인 17일에도 대통령실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거부당했습니다.
<인터뷰> 최정학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 다 자기들 어떤 권위가 있고 이런 게 있기 때문에 일단은 막아설 거예요. 그러면 이제 그때마다 그 책임자의 동의를 받아서 압수수색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을 겁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범죄 피의자들이 인정을 해야 돼요. |
결국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협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 "법적 정치적 문제 회피 않겠다"던 윤 대통령…출석 요구엔 불응
1차 압수수색 다음날 발표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12일)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압수수색뿐 아니라 수사 기관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검찰이 11일과 16일 두 번이나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모두 불응했습니다.
공조수사본부도 16일에 공수처 사무실로 출석하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수사기관 간의 경쟁적이고 좀 어지러울 정도의 경쟁적 부분들에 정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수사 기관에 출석하기 위해서는 수사 주체 단일화가 먼저라는 논리였습니다.
검찰의 내란죄 수사 권한 논란과 중복 수사 등의 우려가 계속되자 대검찰청은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다고 지난 18일 결정했습니다.
비로소 12.3 비상계엄 내란죄의 수사 주체가 정리됐습니다. 계엄 선포 보름 만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석동현 변호사가 내란죄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석동현 / 변호사 (지난 19일)
정말 이걸 내란으로 본다면 내란을 예고하고 하는 내란이 어디 있나. 또 헌법 절차에 따라서 국회가 2~3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요구한 사항 역시 헌법 절차에 대통령이 따랐습니다.
이번 내란죄의 핵심 의혹인 국회의원 체포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녹취> 석동현 / 변호사 (지난 19일)
대통령이 ‘체포’의 ‘체’자도 얘기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체포를 아니 했다, 안 했다를 떠나서 체포하면 도대체 어디에다가 데려놓겠다는 것입니까?
다만, 윤 대통령의 수사기관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공조수사본부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10시에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검사실로 나와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고 윤 대통령 측에 통보했습니다.
■ 군 지휘부 줄줄이 구속…점점 드러나는 계엄 전모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수사하는 사이, 검경은 계엄 당시 군 수뇌부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비상계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세 명의 사령관.
이 중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입니다.
내란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여 사령관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언급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등과 함께한 자리에서 들었다는 겁니다.
지난 11월에도 APEC 등 주요 일정을 불참하고 계엄을 단행하는 것이 어떤지 김 전 장관에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비상계엄 체포 명단에 오른 인물들은 윤 대통령이 평소 사석에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 사람들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에 707 특수임무단 등 군 병력을 투입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진술도 사전 모의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최소 반년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암시했다며 박범계 의원을 통해 밝힌 겁니다.
<녹취>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그리고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함께한 자리들이 세 차례 있었고, 이 자리에서 계엄을 암시하거나, 또 마지막 회동에서는 계엄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말을 곽 사령관에게 듣게 되었습니다.)
■ 정보사령부, 비상계엄 주요 역할…그 중심엔 민간인 있었다
그런데 이번 계엄에서 주요 역할을 한 부대가 또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3분 만에 선관위에 도착해 서버실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던 계엄군.
이들은 정보사령부 소속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전송받은 건 문상호 정보사령관. 앞서 등장했던 세 명의 사령관과는 또 다른 인물입니다.
국회에 출석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 당일 임무를 받았다고 말한 문 사령관.
<녹취> 문상호 /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당일날 야간에 임무를 줄 수 있다'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래서 그 지시를 받을 당시에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한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도록 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과연 임무는 당일에야 받은 것일까.
경기 안산시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
비상계엄 이틀 전 문상호 사령관과 정보사 대령 두 명이 여기서 만났습니다.
대령 두 명은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 진입에 관련된 인물들이었습니다.
<녹취> 주변 상인 (음성 변조)
상상도 못 했죠. 어떻게 그 높으신 분들이 햄버거 먹으러 온다는 게 상상도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 자리에 민간인도 함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해당 인물이 정보사 군인들에게 계엄이 있을 테니 준비하라거나, 부정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관위 서버를 확인하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이 인물의 정체는 바로 예비역 신분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육사 3년 후배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강제추행 혐의로 불명예 전역했지만, 군복을 벗은 뒤에도 이른바 ‘노상원 라인’을 구축하는 등 정보사령부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상호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김용현 장관 소개해 준 사람이 노상원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용현하고 매우 잘 알죠) 전혀 제가 (이번에 정보사령관 유임될 거라는 확신을 노상원과 김용현을 통해서 알았죠?)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전후해 김용현 전 장관과 통화 횟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문상호 정보사령관과의 만남 하루 전날에는 직접 김 전 장관의 공관을 방문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사이에 선관위 서버 확보 등 계엄 관련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을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4일)
노상원은 계엄령 포고문 초안을 작성한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은 이번 12.3 내란 사건의 기획과 설계에 상당 부분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추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상원, 문상호 전현직 정보사령관은 모두 구속됐습니다.
예비역까지 동원해 수개월 동안 준비해 온 이번 비상계엄.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임박하면서 수사는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이금규 변호사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하는 계엄 특전사령관 등의 진술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만, 그 통화 내용이나 이런 것들이 더 육성으로 목소리로 확인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
■ 비상계엄 후유증 계속…시민들 "하루빨리 안정 찾길"
비상계엄 선포 후 보름이 지난 국회.
시민과 계엄군이 뒤엉켰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고, 언제 그랬었냐는 듯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녹취> 민지홍 / 국회의원실 비서관
군인들은 여기쯤 서 있었던 것 같고. 저랑 먼저 오셨던 분들은 여기에서부터 여기까지 짐 쌓고.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민 씨를 괴롭힙니다.
<녹취> 민지홍 / 국회의원실 비서관
모든 일이 끝나고 나니까 죽을 뻔했구나. 그리고 이제 추후에 나온 보도들을 보면서 '총 맞아 죽을 뻔했네'라는 생각도 들고 그다음이 오히려 그다음이 무섭더라고요.
계엄군의 국회 진입으로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졌습니다.
탄핵소추의결서는 곧바로 헌법재판소로 전달됐고, 다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졌지만, 윤 대통령은 이마저도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시간.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관련 서류들을 수차례 전달하려 했지만, 이 역시 거부됐습니다.
국회 앞을 가득 채웠던 시민들의 촛불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향합니다.
<녹취> 지선열 /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
하루빨리 국가 안정을 찾는데 헌법재판소도 이만큼이라도 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게 할 거다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의 수사 상황은 탄핵심판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앞세워 정권을 잡은 윤석열 대통령.
이제는 내란죄의 피의자로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취재: 김기화 김가람 김채린 강병수 박진수
촬영: 조선기 강우용
편집: 최정연 김기곤
그래픽: 장수현 이시영
자료조사: 이승민 한혜민 권현서
조연출: 유화영 심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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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보다] 수사가 시작됐다
-
- 입력 2024-12-22 23:14:05
- 수정2024-12-22 23:14:34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장.
<녹취> 우원식 국회의장
총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써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곧바로 나온 대통령의 담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 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비상계엄에 참여한 군 핵심 지휘부가 줄줄이 구속됐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당국의 출석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비상계엄의 전모.
<녹취> 김현태 / 707특임단장 (지난 19일)
전화로 저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사령관께서 이제 안보폰으로 전화를 해서 지금 바로 출동할 수 있냐 그런 식으로 물어보셔서.
윤 대통령과 계엄군에 대한 수사당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 '우두머리' 수사 시작…출국금지·소환 통보·압수수색 착수했지만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5일이 지나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
<녹취>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지난 9일)
내란죄의 수괴와 내란죄의 중요 범죄 종사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서 열심히 이 수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의지를 우리 공수처 소관이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란죄의 수괴 혐의를 받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이들은 비상계엄에 협조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 군인과 경찰들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
<녹취>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 9일)
출국금지에 관해서는 수사지휘를 했습니다. (했습니까?) 예.
경찰과 검찰도 비상계엄 수사에 뛰어들면서 수사당국 간의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녹취> 우종수 /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 (지난 9일)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한 줌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녹취>박세현 /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지난 8일)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하여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처음으로 핵심 인물의 신병을 확보한 건 검찰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내란 수괴, 즉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긴급 체포됐습니다.
김 전 장관이 곧바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수사 주도권은 검찰로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데 대한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그사이 공조수사본부를 함께 꾸린 경찰과 공수처.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녹취> 김근만 /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 1과장 (지난 11일)
저희가 직접 대통령실에 들어가서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강력 요청을 하였습니다만 공무상 비밀, 군사상 비밀 등의 이유로 직접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거부를 하였고…
결국 일부 자료만 임의 제출 형식으로 받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공조수사본부는 6일 뒤인 17일에도 대통령실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거부당했습니다.
결국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협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 "법적 정치적 문제 회피 않겠다"던 윤 대통령…출석 요구엔 불응
1차 압수수색 다음날 발표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12일)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압수수색뿐 아니라 수사 기관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검찰이 11일과 16일 두 번이나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모두 불응했습니다.
공조수사본부도 16일에 공수처 사무실로 출석하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수사기관 간의 경쟁적이고 좀 어지러울 정도의 경쟁적 부분들에 정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수사 기관에 출석하기 위해서는 수사 주체 단일화가 먼저라는 논리였습니다.
검찰의 내란죄 수사 권한 논란과 중복 수사 등의 우려가 계속되자 대검찰청은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다고 지난 18일 결정했습니다.
비로소 12.3 비상계엄 내란죄의 수사 주체가 정리됐습니다. 계엄 선포 보름 만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석동현 변호사가 내란죄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석동현 / 변호사 (지난 19일)
정말 이걸 내란으로 본다면 내란을 예고하고 하는 내란이 어디 있나. 또 헌법 절차에 따라서 국회가 2~3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요구한 사항 역시 헌법 절차에 대통령이 따랐습니다.
이번 내란죄의 핵심 의혹인 국회의원 체포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녹취> 석동현 / 변호사 (지난 19일)
대통령이 ‘체포’의 ‘체’자도 얘기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체포를 아니 했다, 안 했다를 떠나서 체포하면 도대체 어디에다가 데려놓겠다는 것입니까?
다만, 윤 대통령의 수사기관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공조수사본부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10시에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검사실로 나와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고 윤 대통령 측에 통보했습니다.
■ 군 지휘부 줄줄이 구속…점점 드러나는 계엄 전모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수사하는 사이, 검경은 계엄 당시 군 수뇌부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비상계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세 명의 사령관.
이 중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입니다.
내란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여 사령관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언급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등과 함께한 자리에서 들었다는 겁니다.
지난 11월에도 APEC 등 주요 일정을 불참하고 계엄을 단행하는 것이 어떤지 김 전 장관에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비상계엄 체포 명단에 오른 인물들은 윤 대통령이 평소 사석에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 사람들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에 707 특수임무단 등 군 병력을 투입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진술도 사전 모의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최소 반년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암시했다며 박범계 의원을 통해 밝힌 겁니다.
<녹취>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그리고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함께한 자리들이 세 차례 있었고, 이 자리에서 계엄을 암시하거나, 또 마지막 회동에서는 계엄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말을 곽 사령관에게 듣게 되었습니다.)
■ 정보사령부, 비상계엄 주요 역할…그 중심엔 민간인 있었다
그런데 이번 계엄에서 주요 역할을 한 부대가 또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3분 만에 선관위에 도착해 서버실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던 계엄군.
이들은 정보사령부 소속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전송받은 건 문상호 정보사령관. 앞서 등장했던 세 명의 사령관과는 또 다른 인물입니다.
국회에 출석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 당일 임무를 받았다고 말한 문 사령관.
<녹취> 문상호 /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당일날 야간에 임무를 줄 수 있다'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래서 그 지시를 받을 당시에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한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도록 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과연 임무는 당일에야 받은 것일까.
경기 안산시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
비상계엄 이틀 전 문상호 사령관과 정보사 대령 두 명이 여기서 만났습니다.
대령 두 명은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 진입에 관련된 인물들이었습니다.
<녹취> 주변 상인 (음성 변조)
상상도 못 했죠. 어떻게 그 높으신 분들이 햄버거 먹으러 온다는 게 상상도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 자리에 민간인도 함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해당 인물이 정보사 군인들에게 계엄이 있을 테니 준비하라거나, 부정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관위 서버를 확인하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이 인물의 정체는 바로 예비역 신분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육사 3년 후배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강제추행 혐의로 불명예 전역했지만, 군복을 벗은 뒤에도 이른바 ‘노상원 라인’을 구축하는 등 정보사령부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상호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김용현 장관 소개해 준 사람이 노상원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용현하고 매우 잘 알죠) 전혀 제가 (이번에 정보사령관 유임될 거라는 확신을 노상원과 김용현을 통해서 알았죠?)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전후해 김용현 전 장관과 통화 횟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문상호 정보사령관과의 만남 하루 전날에는 직접 김 전 장관의 공관을 방문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사이에 선관위 서버 확보 등 계엄 관련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을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4일)
노상원은 계엄령 포고문 초안을 작성한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은 이번 12.3 내란 사건의 기획과 설계에 상당 부분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추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상원, 문상호 전현직 정보사령관은 모두 구속됐습니다.
예비역까지 동원해 수개월 동안 준비해 온 이번 비상계엄.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임박하면서 수사는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입니다.
■ 비상계엄 후유증 계속…시민들 "하루빨리 안정 찾길"
비상계엄 선포 후 보름이 지난 국회.
시민과 계엄군이 뒤엉켰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고, 언제 그랬었냐는 듯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녹취> 민지홍 / 국회의원실 비서관
군인들은 여기쯤 서 있었던 것 같고. 저랑 먼저 오셨던 분들은 여기에서부터 여기까지 짐 쌓고.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민 씨를 괴롭힙니다.
<녹취> 민지홍 / 국회의원실 비서관
모든 일이 끝나고 나니까 죽을 뻔했구나. 그리고 이제 추후에 나온 보도들을 보면서 '총 맞아 죽을 뻔했네'라는 생각도 들고 그다음이 오히려 그다음이 무섭더라고요.
계엄군의 국회 진입으로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졌습니다.
탄핵소추의결서는 곧바로 헌법재판소로 전달됐고, 다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졌지만, 윤 대통령은 이마저도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시간.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관련 서류들을 수차례 전달하려 했지만, 이 역시 거부됐습니다.
국회 앞을 가득 채웠던 시민들의 촛불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향합니다.
<녹취> 지선열 /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
하루빨리 국가 안정을 찾는데 헌법재판소도 이만큼이라도 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게 할 거다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의 수사 상황은 탄핵심판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앞세워 정권을 잡은 윤석열 대통령.
이제는 내란죄의 피의자로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취재: 김기화 김가람 김채린 강병수 박진수
촬영: 조선기 강우용
편집: 최정연 김기곤
그래픽: 장수현 이시영
자료조사: 이승민 한혜민 권현서
조연출: 유화영 심은별
<녹취> 우원식 국회의장
총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써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곧바로 나온 대통령의 담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 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비상계엄에 참여한 군 핵심 지휘부가 줄줄이 구속됐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당국의 출석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비상계엄의 전모.
<녹취> 김현태 / 707특임단장 (지난 19일)
전화로 저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사령관께서 이제 안보폰으로 전화를 해서 지금 바로 출동할 수 있냐 그런 식으로 물어보셔서.
윤 대통령과 계엄군에 대한 수사당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 '우두머리' 수사 시작…출국금지·소환 통보·압수수색 착수했지만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5일이 지나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
<녹취>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지난 9일)
내란죄의 수괴와 내란죄의 중요 범죄 종사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서 열심히 이 수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의지를 우리 공수처 소관이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란죄의 수괴 혐의를 받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이들은 비상계엄에 협조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 군인과 경찰들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
<녹취>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 9일)
출국금지에 관해서는 수사지휘를 했습니다. (했습니까?) 예.
경찰과 검찰도 비상계엄 수사에 뛰어들면서 수사당국 간의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녹취> 우종수 /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 (지난 9일)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한 줌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녹취>박세현 /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지난 8일)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하여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처음으로 핵심 인물의 신병을 확보한 건 검찰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내란 수괴, 즉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긴급 체포됐습니다.
김 전 장관이 곧바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수사 주도권은 검찰로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데 대한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인터뷰> 노희범 / 변호사 ·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검찰은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고요. 경찰이 원칙적으로 수사 권한이 있고, 혹시나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먼저 기소를 했을 경우에 '검찰이 수사 권한이 없다'라고 해서 증거 능력이 인정이 되지 않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생길 여지도 분명히 있다고 보입니다. |
그사이 공조수사본부를 함께 꾸린 경찰과 공수처.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녹취> 김근만 /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 1과장 (지난 11일)
저희가 직접 대통령실에 들어가서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강력 요청을 하였습니다만 공무상 비밀, 군사상 비밀 등의 이유로 직접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거부를 하였고…
결국 일부 자료만 임의 제출 형식으로 받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공조수사본부는 6일 뒤인 17일에도 대통령실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거부당했습니다.
<인터뷰> 최정학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 다 자기들 어떤 권위가 있고 이런 게 있기 때문에 일단은 막아설 거예요. 그러면 이제 그때마다 그 책임자의 동의를 받아서 압수수색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을 겁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범죄 피의자들이 인정을 해야 돼요. |
결국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협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 "법적 정치적 문제 회피 않겠다"던 윤 대통령…출석 요구엔 불응
1차 압수수색 다음날 발표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12일)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압수수색뿐 아니라 수사 기관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검찰이 11일과 16일 두 번이나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모두 불응했습니다.
공조수사본부도 16일에 공수처 사무실로 출석하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수사기관 간의 경쟁적이고 좀 어지러울 정도의 경쟁적 부분들에 정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수사 기관에 출석하기 위해서는 수사 주체 단일화가 먼저라는 논리였습니다.
검찰의 내란죄 수사 권한 논란과 중복 수사 등의 우려가 계속되자 대검찰청은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다고 지난 18일 결정했습니다.
비로소 12.3 비상계엄 내란죄의 수사 주체가 정리됐습니다. 계엄 선포 보름 만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석동현 변호사가 내란죄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석동현 / 변호사 (지난 19일)
정말 이걸 내란으로 본다면 내란을 예고하고 하는 내란이 어디 있나. 또 헌법 절차에 따라서 국회가 2~3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요구한 사항 역시 헌법 절차에 대통령이 따랐습니다.
이번 내란죄의 핵심 의혹인 국회의원 체포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녹취> 석동현 / 변호사 (지난 19일)
대통령이 ‘체포’의 ‘체’자도 얘기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체포를 아니 했다, 안 했다를 떠나서 체포하면 도대체 어디에다가 데려놓겠다는 것입니까?
다만, 윤 대통령의 수사기관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공조수사본부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10시에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검사실로 나와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고 윤 대통령 측에 통보했습니다.
■ 군 지휘부 줄줄이 구속…점점 드러나는 계엄 전모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수사하는 사이, 검경은 계엄 당시 군 수뇌부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비상계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세 명의 사령관.
이 중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입니다.
내란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여 사령관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언급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등과 함께한 자리에서 들었다는 겁니다.
지난 11월에도 APEC 등 주요 일정을 불참하고 계엄을 단행하는 것이 어떤지 김 전 장관에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비상계엄 체포 명단에 오른 인물들은 윤 대통령이 평소 사석에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 사람들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에 707 특수임무단 등 군 병력을 투입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진술도 사전 모의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최소 반년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암시했다며 박범계 의원을 통해 밝힌 겁니다.
<녹취>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그리고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함께한 자리들이 세 차례 있었고, 이 자리에서 계엄을 암시하거나, 또 마지막 회동에서는 계엄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말을 곽 사령관에게 듣게 되었습니다.)
■ 정보사령부, 비상계엄 주요 역할…그 중심엔 민간인 있었다
그런데 이번 계엄에서 주요 역할을 한 부대가 또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3분 만에 선관위에 도착해 서버실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던 계엄군.
이들은 정보사령부 소속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전송받은 건 문상호 정보사령관. 앞서 등장했던 세 명의 사령관과는 또 다른 인물입니다.
국회에 출석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 당일 임무를 받았다고 말한 문 사령관.
<녹취> 문상호 /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당일날 야간에 임무를 줄 수 있다'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래서 그 지시를 받을 당시에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한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도록 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과연 임무는 당일에야 받은 것일까.
경기 안산시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
비상계엄 이틀 전 문상호 사령관과 정보사 대령 두 명이 여기서 만났습니다.
대령 두 명은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 진입에 관련된 인물들이었습니다.
<녹취> 주변 상인 (음성 변조)
상상도 못 했죠. 어떻게 그 높으신 분들이 햄버거 먹으러 온다는 게 상상도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 자리에 민간인도 함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해당 인물이 정보사 군인들에게 계엄이 있을 테니 준비하라거나, 부정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관위 서버를 확인하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이 인물의 정체는 바로 예비역 신분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육사 3년 후배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강제추행 혐의로 불명예 전역했지만, 군복을 벗은 뒤에도 이른바 ‘노상원 라인’을 구축하는 등 정보사령부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상호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김용현 장관 소개해 준 사람이 노상원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용현하고 매우 잘 알죠) 전혀 제가 (이번에 정보사령관 유임될 거라는 확신을 노상원과 김용현을 통해서 알았죠?)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전후해 김용현 전 장관과 통화 횟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문상호 정보사령관과의 만남 하루 전날에는 직접 김 전 장관의 공관을 방문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사이에 선관위 서버 확보 등 계엄 관련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을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4일)
노상원은 계엄령 포고문 초안을 작성한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은 이번 12.3 내란 사건의 기획과 설계에 상당 부분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추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상원, 문상호 전현직 정보사령관은 모두 구속됐습니다.
예비역까지 동원해 수개월 동안 준비해 온 이번 비상계엄.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임박하면서 수사는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이금규 변호사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하는 계엄 특전사령관 등의 진술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만, 그 통화 내용이나 이런 것들이 더 육성으로 목소리로 확인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
■ 비상계엄 후유증 계속…시민들 "하루빨리 안정 찾길"
비상계엄 선포 후 보름이 지난 국회.
시민과 계엄군이 뒤엉켰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고, 언제 그랬었냐는 듯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녹취> 민지홍 / 국회의원실 비서관
군인들은 여기쯤 서 있었던 것 같고. 저랑 먼저 오셨던 분들은 여기에서부터 여기까지 짐 쌓고.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민 씨를 괴롭힙니다.
<녹취> 민지홍 / 국회의원실 비서관
모든 일이 끝나고 나니까 죽을 뻔했구나. 그리고 이제 추후에 나온 보도들을 보면서 '총 맞아 죽을 뻔했네'라는 생각도 들고 그다음이 오히려 그다음이 무섭더라고요.
계엄군의 국회 진입으로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졌습니다.
탄핵소추의결서는 곧바로 헌법재판소로 전달됐고, 다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졌지만, 윤 대통령은 이마저도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시간.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관련 서류들을 수차례 전달하려 했지만, 이 역시 거부됐습니다.
국회 앞을 가득 채웠던 시민들의 촛불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향합니다.
<녹취> 지선열 /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
하루빨리 국가 안정을 찾는데 헌법재판소도 이만큼이라도 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게 할 거다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의 수사 상황은 탄핵심판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앞세워 정권을 잡은 윤석열 대통령.
이제는 내란죄의 피의자로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취재: 김기화 김가람 김채린 강병수 박진수
촬영: 조선기 강우용
편집: 최정연 김기곤
그래픽: 장수현 이시영
자료조사: 이승민 한혜민 권현서
조연출: 유화영 심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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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인 기자 izza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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