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객기 사고 원인은 ‘다양성 채용’?…트럼프 “그럴 수도 있다” [현장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인근 지역에서 지난 30일(현지시간) 밤 발생한 여객기-군용 헬기 충돌·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연방정부의 다양성 정책을 지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강한 의견과 생각은 있다"며 FAA(미국 연방항공청)의 다양성 채용 정책을 사고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FAA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더라도 항공관제사 채용에서 탈락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13년 공개된 해당 방침은 트럼프가 2017년~2021년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기간에도 FAA 웹사이트에 게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전 정부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중시 인사 정책으로 인해 능력이 부족한 인력이 채용됐다"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항공관제사 채용 기준을 완화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성 채용이 이번 사고의 원인인가?"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했지만,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신이 수습되고 있고, 가족들이 아직 통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헛된 추측을 내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오후 8시53분쯤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의 여객기가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비행 훈련 중이던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충돌했으며, 이후 두 항공기는 근처 포토맥강으로 추락했습니다.

시신 수습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여객기 승객과 승무원 64명, 헬기에 탄 군인 3명 등 67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