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파’·‘여의도파’…‘탄핵 반대’ 집회 분열하나?

입력 2025.02.03 (18:01) 수정 2025.02.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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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찬반' 집회가 거의 매주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빠르게 진행되자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탄핵 반대' 집회 규모가 최근 들어 점점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결집을 호소하는 주체가 많아지면서, 이들 사이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분열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 광화문·여의도·강남·부산 각각 탄핵 반대 집회…분열하나?

지난 1일 탄핵 반대 집회는 서울 광화문뿐 아니라 여의도와 강남, 그리고 부산에서도 대규모로 열렸습니다. 각 집회의 주최자가 다른 탓입니다.

광화문 집회는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가,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과 부산의 집회는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와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이끌었습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총괄대표로 있는 '부정선거방지대'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강남역 앞에서 역시 따로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 주최가 많아지면서 탄핵 반대 진영 안에서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이 시작됐고, 이를 두고 탄핵 반대 세력 안에서 분열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균열 조짐은 전 목사와 함께 광화문 집회를 이끄는 유튜브 '신의 한 수'의 운영자 신혜식 씨가 한 문자를 공개하며 드러났습니다.

신 씨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유튜브에 손현보 목사가 전광훈 목사에게 보냈다는 욕설 문자를 공개했습니다.

공개한 문자에는 '개XX, 너는 오늘로 끝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 너에게 두 번 속겠냐'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를 두고 신 씨는 "'두고 보면 알겠지'라는 게...전광훈 목사님이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개입된 게 1도 없거든요. 근데 자꾸 전광훈 목사님 관련해서 수사팀 만든다, 체포조 만든다, 계략이 꾸며진 거 같아요. 전광훈 목사 죽이려고. 저도 같이 죽이려고 하겠죠."라면서 손 목사가 경찰과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전 목사 역시 지난 1일 집회에서 손 목사를 공개적으로 견제했습니다.

"평소에 집회는 손현보처럼 뭐 부산으로 따로 하든지 하되, 토요일날은 무조건 광화문으로 모여야 되는 것입니다.
애국 운동하는 거에 대해서 5300만 국민들이 나를 따라오려면 특별히 손현보 목사님 잘 들어. 애국 운동으로 날 따라오려면 앞으로 10년 공부해도 날 못 따라와! 나는 세 번 감방 갔다 온 사람이야. 자 이제 다음 주에도 현재보다 더 배로 모을 자신 있어요? 약속해요? 진짜야? 믿어도 돼요? 그리고 삼일절에는 현재 천만 명이 한자리에 모이면 그날 윤석열은 돌아오게 돼 있어. 헌법이고 뭐고 다 바꿀 수 있어."

전광훈 목사 (2025년 2월 1일, 광화문 집회)

'신의 한 수' 신혜식 씨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세이브코리아' 세력에 대해 "토요일 광화문 집회를 깨기 위해 두 군데를 한다? 전형적인 신천지 수법을 쓰면서 보수를 이간질하고 분열시키고 있다"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에 대해서도 "조기 대선 세력에게 엮였다"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 논란 의식한 듯…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언론의 이간질"

전한길 씨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의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 지지 세력 내부 다툼은 "언론의 이간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 씨는 단상 위에 올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언론이 윤 대통령 지지 세력을 분열시키기 위해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자들이 너무 많아지고 대통령 지지율이 자꾸 올라가니까 우리 국민 상식파 국민들을 분열시키려고 이간질 보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를 어떻게든 분열시키고자 광화문파, 여의도파, 구치소파 또 우리 부산파 이렇게 부추기면서 이간질을 하고 있지만, 광화문이든 여의도든 구치소 앞이든 이곳 부산이든 대한민국을 살리고자 하는 모두가 같은 마음의 애국자들이 모인 국민 상식파고 모두 애국자들입니다. 만약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극우 세력이라고 하는 언론이 있다면 그 언론들은 극좌파 언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한길 씨 (2025년 2월 1일, 부산 집회)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가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에 나올 거란 예상이 제기되는 가운데, 탄핵 반대 세력은 앞으로 매 주말 집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광화문파로 불리는 전광훈 목사와 대국본 측은 다가오는 3·1절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모두 '광화문'으로 모이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세이브코리아 측은 주말마다 여의도와 부산, 인천, 대구, 춘천 등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분열할지,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적 관계로 돌아갈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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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2-03 1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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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찬반' 집회가 거의 매주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빠르게 진행되자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탄핵 반대' 집회 규모가 최근 들어 점점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결집을 호소하는 주체가 많아지면서, 이들 사이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분열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 광화문·여의도·강남·부산 각각 탄핵 반대 집회…분열하나?

지난 1일 탄핵 반대 집회는 서울 광화문뿐 아니라 여의도와 강남, 그리고 부산에서도 대규모로 열렸습니다. 각 집회의 주최자가 다른 탓입니다.

광화문 집회는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가,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과 부산의 집회는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와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이끌었습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총괄대표로 있는 '부정선거방지대'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강남역 앞에서 역시 따로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 주최가 많아지면서 탄핵 반대 진영 안에서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이 시작됐고, 이를 두고 탄핵 반대 세력 안에서 분열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균열 조짐은 전 목사와 함께 광화문 집회를 이끄는 유튜브 '신의 한 수'의 운영자 신혜식 씨가 한 문자를 공개하며 드러났습니다.

신 씨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유튜브에 손현보 목사가 전광훈 목사에게 보냈다는 욕설 문자를 공개했습니다.

공개한 문자에는 '개XX, 너는 오늘로 끝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 너에게 두 번 속겠냐'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를 두고 신 씨는 "'두고 보면 알겠지'라는 게...전광훈 목사님이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개입된 게 1도 없거든요. 근데 자꾸 전광훈 목사님 관련해서 수사팀 만든다, 체포조 만든다, 계략이 꾸며진 거 같아요. 전광훈 목사 죽이려고. 저도 같이 죽이려고 하겠죠."라면서 손 목사가 경찰과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전 목사 역시 지난 1일 집회에서 손 목사를 공개적으로 견제했습니다.

"평소에 집회는 손현보처럼 뭐 부산으로 따로 하든지 하되, 토요일날은 무조건 광화문으로 모여야 되는 것입니다.
애국 운동하는 거에 대해서 5300만 국민들이 나를 따라오려면 특별히 손현보 목사님 잘 들어. 애국 운동으로 날 따라오려면 앞으로 10년 공부해도 날 못 따라와! 나는 세 번 감방 갔다 온 사람이야. 자 이제 다음 주에도 현재보다 더 배로 모을 자신 있어요? 약속해요? 진짜야? 믿어도 돼요? 그리고 삼일절에는 현재 천만 명이 한자리에 모이면 그날 윤석열은 돌아오게 돼 있어. 헌법이고 뭐고 다 바꿀 수 있어."

전광훈 목사 (2025년 2월 1일, 광화문 집회)

'신의 한 수' 신혜식 씨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세이브코리아' 세력에 대해 "토요일 광화문 집회를 깨기 위해 두 군데를 한다? 전형적인 신천지 수법을 쓰면서 보수를 이간질하고 분열시키고 있다"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에 대해서도 "조기 대선 세력에게 엮였다"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 논란 의식한 듯…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언론의 이간질"

전한길 씨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의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 지지 세력 내부 다툼은 "언론의 이간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 씨는 단상 위에 올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언론이 윤 대통령 지지 세력을 분열시키기 위해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자들이 너무 많아지고 대통령 지지율이 자꾸 올라가니까 우리 국민 상식파 국민들을 분열시키려고 이간질 보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를 어떻게든 분열시키고자 광화문파, 여의도파, 구치소파 또 우리 부산파 이렇게 부추기면서 이간질을 하고 있지만, 광화문이든 여의도든 구치소 앞이든 이곳 부산이든 대한민국을 살리고자 하는 모두가 같은 마음의 애국자들이 모인 국민 상식파고 모두 애국자들입니다. 만약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극우 세력이라고 하는 언론이 있다면 그 언론들은 극좌파 언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한길 씨 (2025년 2월 1일, 부산 집회)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가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에 나올 거란 예상이 제기되는 가운데, 탄핵 반대 세력은 앞으로 매 주말 집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광화문파로 불리는 전광훈 목사와 대국본 측은 다가오는 3·1절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모두 '광화문'으로 모이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세이브코리아 측은 주말마다 여의도와 부산, 인천, 대구, 춘천 등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분열할지,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적 관계로 돌아갈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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