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혐한’ 안 먹히자 일본 우익 새 타깃 된 ‘재일 쿠르드족’

입력 2025.03.31 (15:32) 수정 2025.03.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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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이 우익 성향 일본인들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중동의 산악 지대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은 어쩌다 일본까지 왔고, 혐오의 대상이 됐을까요?

도쿄 연결합니다.

황진우 특파원!

일본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이 얼마나 되고, 또 어쩌다 우익의 새 타깃이 된 건가요?

[기자]

네, 도쿄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25km 정도 떨어진 멀지 않은 곳에 쿠르드족 2,500여 명 정도가 모여 살고 있습니다.

해마다 춘분에 맞춰서 자신들만의 전통 축제를 일본에서 개최할 정도로 일본에 자리를 잡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우익 성향의 일본인들 사이에서 2년 전쯤부터 재일 쿠르드족에 대한 반감이 크게 확산합니다.

쿠르드족 100여 명이 사이타마현의 한 시립 병원 앞에서 자신들끼리 싸움을 벌인 일과 한 20대 쿠르드족 남성이 일본 소녀를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특히, 튀르키예 국적인 이들이 난민 신청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장기 체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했습니다.

'가짜 난민'이라는 겁니다.

쿠르드족 거주 지역이나 관련 행사가 있을 때 혐오와 차별의 인식을 드러내는 이들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카와이 유스케/사이타마현 토다시 의원 : "사이타마현민들이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일본 조직 폭력배보다 100배는 무서운 조직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러한 우익 성향의 일본인들로부터 쿠르드족을 보호하고 맞서 싸우는 이들도 일본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익에 대항한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카운터'라고 부르는 일본인들입니다.

이들은 혐오와 차별은 일본의 수치라며 포용과 공생의 의지를 갖고 쿠르드족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우익이 시끄럽게 하면, 우리는 더 시끄럽게 해서 우익의 목소리를 묻히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누쿠이 타츠히로/'재일 쿠르드족과 함께' 대표 : "함께 살아가는 길을 걷고 싶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 나아가고 싶다, 그런 생각들로 저희(일본인)들의 가치관을 바꾸어 가고 싶습니다."]

쿠르드족은 나라가 없는 세계 최대의 단일 민족으로 불리는데, 튀르키예와 이라크, 시리아 등에 3천만 명에서 4천만 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본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은 대부분 튀르키예 출신들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김신형/자료조사:김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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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현장] ‘혐한’ 안 먹히자 일본 우익 새 타깃 된 ‘재일 쿠르드족’
    • 입력 2025-03-31 15:32:33
    • 수정2025-03-31 15:45:39
    월드24
[앵커]

일본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이 우익 성향 일본인들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중동의 산악 지대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은 어쩌다 일본까지 왔고, 혐오의 대상이 됐을까요?

도쿄 연결합니다.

황진우 특파원!

일본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이 얼마나 되고, 또 어쩌다 우익의 새 타깃이 된 건가요?

[기자]

네, 도쿄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25km 정도 떨어진 멀지 않은 곳에 쿠르드족 2,500여 명 정도가 모여 살고 있습니다.

해마다 춘분에 맞춰서 자신들만의 전통 축제를 일본에서 개최할 정도로 일본에 자리를 잡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우익 성향의 일본인들 사이에서 2년 전쯤부터 재일 쿠르드족에 대한 반감이 크게 확산합니다.

쿠르드족 100여 명이 사이타마현의 한 시립 병원 앞에서 자신들끼리 싸움을 벌인 일과 한 20대 쿠르드족 남성이 일본 소녀를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특히, 튀르키예 국적인 이들이 난민 신청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장기 체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했습니다.

'가짜 난민'이라는 겁니다.

쿠르드족 거주 지역이나 관련 행사가 있을 때 혐오와 차별의 인식을 드러내는 이들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카와이 유스케/사이타마현 토다시 의원 : "사이타마현민들이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일본 조직 폭력배보다 100배는 무서운 조직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러한 우익 성향의 일본인들로부터 쿠르드족을 보호하고 맞서 싸우는 이들도 일본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익에 대항한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카운터'라고 부르는 일본인들입니다.

이들은 혐오와 차별은 일본의 수치라며 포용과 공생의 의지를 갖고 쿠르드족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우익이 시끄럽게 하면, 우리는 더 시끄럽게 해서 우익의 목소리를 묻히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누쿠이 타츠히로/'재일 쿠르드족과 함께' 대표 : "함께 살아가는 길을 걷고 싶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 나아가고 싶다, 그런 생각들로 저희(일본인)들의 가치관을 바꾸어 가고 싶습니다."]

쿠르드족은 나라가 없는 세계 최대의 단일 민족으로 불리는데, 튀르키예와 이라크, 시리아 등에 3천만 명에서 4천만 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본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은 대부분 튀르키예 출신들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김신형/자료조사:김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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