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파면’ 짧게 보도…‘비핵화’는 발끈 외

입력 2025.04.12 (08:28) 수정 2025.04.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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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주한미군이 없어지면 북한이 남침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역시 주한미군의 러시아와 중국 견제 역할을 언급하며 미군에 대한 보상은 돈으로만 측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해외 주둔군의 비용과 관세 협상을 연계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는 대비됩니다.

4월 두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되던 날, 김정은 위원장은 특수작전부대의 훈련을 시찰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 북한 매체는 별다른 논평 없이, 사실관계 위주로 간략하게 보도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북미 협상의 기준과 조건을 또다시 암시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수풀로 위장한 군인들, 훈련 중인 북한 특수부대원들입니다.

소총까지 은폐하고 땅에 붙어 있으니 사람으로 식별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신기한 듯 활짝 웃기도 하고,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기도 합니다.

저격수들이 위장복을 입고 침투와 매복 훈련을 하는 중인데, 현대전에서 중요해진 ‘드론 공격’을 피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조선중앙TV/4월 5일 : "현대전의 발전 양상과 변화 추이에 맞게 특수작전 무력 강화를 위한 우리 식의 새로운 전법과 방법론을 더욱 철저히 준비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부대에 지급될 새 저격용 총도 직접 쏴보면서, 싸움 준비가 최고의 애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부대를 시찰한 건 지난 4일, 남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날이었습니다.

남한 상황에 별 관심이 없다는 듯 예정된 군사 일정을 소화하면서, 군 기강을 확립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북한 매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을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온 뒤 19시간 만에야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5일 : "노동신문은 6면에 괴뢰 한국에서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소식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인용 결정 후 2시간여 만에 신속 보도하며 “순장돼야 할 역적”이란 논평까지 덧붙였던 것과는 대조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적대적 두 국가로서 차단하고 있다는 기조는 유지하지만 윤석열 정권의 실패는 보여주는 방식, 그래서 한미, 한미일 공조를 통해서 대북 압박을 했던 것들이 사실상 차질이 있고 그것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을 건조한 보도 형태를 통해서라도 드러내는 부분이 있다."]

동절기 동원 훈련을 마친 북한군은, 최전방에서 ‘남북 관계 단절’ 작업에 다시 병력을 투입했습니다.

약 1,500명이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철책 보강과 지뢰 매설 등을 진행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뢰가 폭발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최근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5시쯤에는, 동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 10여 명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북쪽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김형석/전 통일부 차관 : "현재 우리가 탄핵이 끝났고 대선 국면으로 가니까 지휘부가 공백인 상태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위기감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가 전혀 없는 건 아닐 텐데 북한으로서도 이런 상황에서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을 무력으로 침공한다든지 이게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라는 부분에 대해선 북한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워 남한 무시 전략을 펴고 있는 북한이, 유독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는 곧바로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8일 첫 전화통화를 가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습니다.

앞서 이달 초 나토 회의를 계기로 모인 한미일 외교장관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그러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적대적 행위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비핵화는 이미 실현 불가능한 망상이라고 깎아내리며, 이미 사문화된 개념을 부활시키려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주권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반박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 담화 대독/4월 9일 : "끼리끼리 모여 앉을 때마다 아무리 애써 궁리하고 부르짖어봤자 그 누구의 비핵화를 실현시킬 비책이 떠오르던가. 진짜 그것을 믿고 비핵화를 요청하는 것이라면 뭐가 모자라다는 말밖에 듣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공식 반응은 이번이 4번째, 점차 급을 높이며 자신들의 입장을 선명하게 표출하는 모양새입니다.

나아가 김 부부장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 것도 주목됩니다.

[김여정 부부장 담화 대독/4월 9일 : "미일한에 있어서 직면한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철저히 포기하고 정면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골똘히 더듬어 찾는 것뿐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 군축 협상을 시사하면서 대화 여지를 암시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담대한 구상‘ 좌초…“전면 재검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최종 확정되면서 단절 상태이던 남북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립니다.

대북 압박에 무게를 둔 ‘담대한 구상’과 ‘8·15 통일 독트린’이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폐기될 위기에 처하면서, 대북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취임 직후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북한에 제안했습니다.

비핵화의 첫걸음만 내디뎌도 식량 지원 등 경제협력과 정치, 군사적 상응 조치까지 제공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복사판이라고 맹비난하며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김여정 부부장 담화 대독/2022년 8월 : "정녕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인물이 저 윤 아무개밖에 없었는가? 담대한 구상? 진짜 바보스럽기 짝이 없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에 내놓은 ‘8.15 통일 독트린’은,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유입해 자유 통일에 대한 열망을 촉진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2024년 8월 : "통일 대한민국이 자신들을 포용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면 이들(북한 주민)이 자유 통일의 강력한 우군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북한은 아예 비난 메시지조차 내놓지 않으며 철저한 무시로 일관했고, 국내에서도 ‘사실상 흡수통일’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에 대해서 대화의 상대보다는 일종의 비핵화를 해야 되는 대상 또는 강압의 대상으로만 너무 일방적으로 봤던 부분들은 현실과의 괴리를 더 넓혔던 부분이다. 그래서 북한으로부터 일종의 호응을 받는 건 고사하고 전체적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킨 부분도 없잖아 있다는 거죠."]

사실 남북관계가 냉랭해진 것은 2019년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은 이듬해 6월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남북 관계에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신호를 강력히 보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군사적 긴장이 더욱 높아지면서 남북 관계 단절 조치도 더 빨라졌습니다.

남측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자 북한은 쓰레기 풍선을 보냈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자, 대남 괴음 방송으로 응수하는 식이었습니다.

오는 6월 한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우선적으로 남북 관계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안이 나옵니다.

[김형석/전 통일부 차관 : "적대적인 전쟁 중이라고 그랬으니까 속말로 말씀드려서 전쟁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지금 남북 관계가 단절돼 있으니까 남북 간 소통의 채널을 확보하는 게 문제라는 거죠. 그래서 이걸 하기 위해선 저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지금 대북 방송, 대남 방송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남북한이 전향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 것 같고."]

장기적으론 동북아에서 한반도의 전략적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예를 들면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 만약 그렇게 늘 해오듯 대북 정책이 나온다면, 그리고 만약 이 정책을 북한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 정책은 시작도 못하고 그냥 실패한 정책이 되는 거죠. 계속 그게 반복돼 왔거든요. (한반도) 전략적 안전성을 위해서 필요한 관계 설정들이 만들어지고, 북핵 조건을 어느 정도로 해야지 안전성이 확보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우리가 지표화 시켜야 되는 거죠."]

이를 위해 북한과의 접촉면과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한반도 주변국을 상대로 한 외교적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제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형석/전 통일부 차관 : "미국은 (북한에) 전형적인 채찍을 하고 우리는 당근, 소통과 협력할 수 있는 걸 우리가 하겠다는 쪽으로 미국과 역할분담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그다음 두 번째, 중국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중국한테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해라 한다고 해서 단절하지 않을 것 아닙니까? 북한이 개방하는 쪽으로 협력하고 유도하는 쪽으로 우리가 중국하고 많이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우리 외교부와 통일부는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주요국과 소통하고, 북한 동향을 주시하며 한반도 상황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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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파면’ 짧게 보도…‘비핵화’는 발끈 외
    • 입력 2025-04-12 08:28:24
    • 수정2025-04-12 0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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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주한미군이 없어지면 북한이 남침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역시 주한미군의 러시아와 중국 견제 역할을 언급하며 미군에 대한 보상은 돈으로만 측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해외 주둔군의 비용과 관세 협상을 연계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는 대비됩니다.

4월 두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되던 날, 김정은 위원장은 특수작전부대의 훈련을 시찰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 북한 매체는 별다른 논평 없이, 사실관계 위주로 간략하게 보도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북미 협상의 기준과 조건을 또다시 암시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수풀로 위장한 군인들, 훈련 중인 북한 특수부대원들입니다.

소총까지 은폐하고 땅에 붙어 있으니 사람으로 식별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신기한 듯 활짝 웃기도 하고,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기도 합니다.

저격수들이 위장복을 입고 침투와 매복 훈련을 하는 중인데, 현대전에서 중요해진 ‘드론 공격’을 피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조선중앙TV/4월 5일 : "현대전의 발전 양상과 변화 추이에 맞게 특수작전 무력 강화를 위한 우리 식의 새로운 전법과 방법론을 더욱 철저히 준비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부대에 지급될 새 저격용 총도 직접 쏴보면서, 싸움 준비가 최고의 애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부대를 시찰한 건 지난 4일, 남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날이었습니다.

남한 상황에 별 관심이 없다는 듯 예정된 군사 일정을 소화하면서, 군 기강을 확립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북한 매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을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온 뒤 19시간 만에야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5일 : "노동신문은 6면에 괴뢰 한국에서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소식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인용 결정 후 2시간여 만에 신속 보도하며 “순장돼야 할 역적”이란 논평까지 덧붙였던 것과는 대조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적대적 두 국가로서 차단하고 있다는 기조는 유지하지만 윤석열 정권의 실패는 보여주는 방식, 그래서 한미, 한미일 공조를 통해서 대북 압박을 했던 것들이 사실상 차질이 있고 그것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을 건조한 보도 형태를 통해서라도 드러내는 부분이 있다."]

동절기 동원 훈련을 마친 북한군은, 최전방에서 ‘남북 관계 단절’ 작업에 다시 병력을 투입했습니다.

약 1,500명이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철책 보강과 지뢰 매설 등을 진행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뢰가 폭발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최근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5시쯤에는, 동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 10여 명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북쪽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김형석/전 통일부 차관 : "현재 우리가 탄핵이 끝났고 대선 국면으로 가니까 지휘부가 공백인 상태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위기감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가 전혀 없는 건 아닐 텐데 북한으로서도 이런 상황에서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을 무력으로 침공한다든지 이게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라는 부분에 대해선 북한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워 남한 무시 전략을 펴고 있는 북한이, 유독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는 곧바로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8일 첫 전화통화를 가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습니다.

앞서 이달 초 나토 회의를 계기로 모인 한미일 외교장관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그러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적대적 행위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비핵화는 이미 실현 불가능한 망상이라고 깎아내리며, 이미 사문화된 개념을 부활시키려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주권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반박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 담화 대독/4월 9일 : "끼리끼리 모여 앉을 때마다 아무리 애써 궁리하고 부르짖어봤자 그 누구의 비핵화를 실현시킬 비책이 떠오르던가. 진짜 그것을 믿고 비핵화를 요청하는 것이라면 뭐가 모자라다는 말밖에 듣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공식 반응은 이번이 4번째, 점차 급을 높이며 자신들의 입장을 선명하게 표출하는 모양새입니다.

나아가 김 부부장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 것도 주목됩니다.

[김여정 부부장 담화 대독/4월 9일 : "미일한에 있어서 직면한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철저히 포기하고 정면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골똘히 더듬어 찾는 것뿐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 군축 협상을 시사하면서 대화 여지를 암시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담대한 구상‘ 좌초…“전면 재검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최종 확정되면서 단절 상태이던 남북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립니다.

대북 압박에 무게를 둔 ‘담대한 구상’과 ‘8·15 통일 독트린’이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폐기될 위기에 처하면서, 대북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취임 직후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북한에 제안했습니다.

비핵화의 첫걸음만 내디뎌도 식량 지원 등 경제협력과 정치, 군사적 상응 조치까지 제공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복사판이라고 맹비난하며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김여정 부부장 담화 대독/2022년 8월 : "정녕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인물이 저 윤 아무개밖에 없었는가? 담대한 구상? 진짜 바보스럽기 짝이 없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에 내놓은 ‘8.15 통일 독트린’은,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유입해 자유 통일에 대한 열망을 촉진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2024년 8월 : "통일 대한민국이 자신들을 포용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면 이들(북한 주민)이 자유 통일의 강력한 우군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북한은 아예 비난 메시지조차 내놓지 않으며 철저한 무시로 일관했고, 국내에서도 ‘사실상 흡수통일’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에 대해서 대화의 상대보다는 일종의 비핵화를 해야 되는 대상 또는 강압의 대상으로만 너무 일방적으로 봤던 부분들은 현실과의 괴리를 더 넓혔던 부분이다. 그래서 북한으로부터 일종의 호응을 받는 건 고사하고 전체적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킨 부분도 없잖아 있다는 거죠."]

사실 남북관계가 냉랭해진 것은 2019년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은 이듬해 6월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남북 관계에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신호를 강력히 보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군사적 긴장이 더욱 높아지면서 남북 관계 단절 조치도 더 빨라졌습니다.

남측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자 북한은 쓰레기 풍선을 보냈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자, 대남 괴음 방송으로 응수하는 식이었습니다.

오는 6월 한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우선적으로 남북 관계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안이 나옵니다.

[김형석/전 통일부 차관 : "적대적인 전쟁 중이라고 그랬으니까 속말로 말씀드려서 전쟁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지금 남북 관계가 단절돼 있으니까 남북 간 소통의 채널을 확보하는 게 문제라는 거죠. 그래서 이걸 하기 위해선 저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지금 대북 방송, 대남 방송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남북한이 전향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 것 같고."]

장기적으론 동북아에서 한반도의 전략적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예를 들면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 만약 그렇게 늘 해오듯 대북 정책이 나온다면, 그리고 만약 이 정책을 북한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 정책은 시작도 못하고 그냥 실패한 정책이 되는 거죠. 계속 그게 반복돼 왔거든요. (한반도) 전략적 안전성을 위해서 필요한 관계 설정들이 만들어지고, 북핵 조건을 어느 정도로 해야지 안전성이 확보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우리가 지표화 시켜야 되는 거죠."]

이를 위해 북한과의 접촉면과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한반도 주변국을 상대로 한 외교적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제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형석/전 통일부 차관 : "미국은 (북한에) 전형적인 채찍을 하고 우리는 당근, 소통과 협력할 수 있는 걸 우리가 하겠다는 쪽으로 미국과 역할분담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그다음 두 번째, 중국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중국한테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해라 한다고 해서 단절하지 않을 것 아닙니까? 북한이 개방하는 쪽으로 협력하고 유도하는 쪽으로 우리가 중국하고 많이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우리 외교부와 통일부는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주요국과 소통하고, 북한 동향을 주시하며 한반도 상황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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