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불법 알아도 단속은 ‘한 자릿수’

입력 2025.04.23 (19:20) 수정 2025.04.2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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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늘에서 본 완도 앞바답니다.

우리나라 대표 수출 품목.

김을 양식하는 시설이 빼곡합니다.

전남은 전국 김 생산량의 80% 정도를 차지하는데요.

올해 1분기 수출액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이런 실적이 무색하게 불법 양식 시설도 많습니다.

올해 초 불법 시설을 단속하기 위해 촬영한 항공 영상입니다.

이 같은 항공 영상을 전라남도가 판독한 결과를 입수해서 살펴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김 양식 시설이 가장 많은 고흥과 완도.

무면허 시설이 절반을 넘습니다.

다음으론 진도 신안 해남 장흥 여수도 적지 않습니다.

이 7개 시군의 불법 시설만 더해도, 목포시 면적의 3배가 넘고 축구장 2만 2천 개를 합친 규모입니다.

바다 위 불법 양식이 이처럼 만연해 있는데,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문제점을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경이 무허가 김 양식장에 다가갑니다.

이 일대에서 완도와 해남의 어민 6명이 한데 적발됐습니다.

[전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먼저 시작한 사람이 개척자라고 해서 거기는 또 다른 사람이 안 가고 그런 좀 암묵적인 룰이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전라남도도 불법 양식의 실태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전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2~3천 줄. 가족 단위 뭐 이렇게 하고 있는데 천 줄 정도 하면 밑에 종업원이 한 열 몇 명 정도 이렇게 있어야 되거든요."]

단속 실적을 확인해 봤습니다.

김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고흥의 무허가 시설은 5천5백80헥타르.

지난해 적발 면적은 60헥타르, 1% 수준입니다.

완도, 신안, 진도, 장흥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고, 해남과 여수는 아예 적발 건수가 없었습니다.

[전창우/전남도 친환경수산과장 : "도 지도선은 3척. 이게 현행범으로 못 잡게 되면 이분들을 조치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법 양식은 크게 늘고, 김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 4천여 톤, 27%가 증가해 예측 못한 물량이 쏟아졌습니다.

폐기된 물김만 천2백 톤에 이릅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에게 돌아갑니다.

[박병찬/해남군수협 조합장 : "불법 양식이 없었다면 1월에 물김 폐기도 나오지 않았을 거에요. 서로 어민이 같이 살려면 합법화해서..."]

상습적인 불법 양식도 문제.

세 차례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되는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성재/전남도의원 : "2차 경고 때는 거기에 더 과중한 이런 처벌을 해야만 1차는 설령했지만 2차는 절대 안 해야겠다 (생각하죠)."]

대량의 물김 폐기 사태까지 벌어진 뒤에야 전라남도는 어업 질서를 바로잡겠다며 대응책을 찾고 있습니다.

[리포트]

해경이 광학카메라로 촬영한 남해안입니다.

노란 구역 바깥의 까만 선들이 무허가 양식 시설로 단속도 항공 사진에 의존합니다.

전라남도가 불법 양식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지역은 김양식장이 있는 12곳 중 7곳뿐입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음성변조 : "가성비도 따져야 하기 때문에 그런 예산에 한계도 있고 해서 찍고 있진 않습니다."]

항공 촬영 대상이 아닌 5개 시군은 민원이나 신고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단속을 하지 않습니다.

[무안군 관계자/음성변조 : "밀도 초과는 거의 단속을 안 하거든요. 바다에 들어가서 제가 셀 순 없는 거잖아요."]

[함평군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는 지금 현재 불법 양식 시설이 없거든요. 하나도요."]

단속에 손을 놓은 지역에선 무허가 시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항공 사진은 있어도 면적이 적어 전라남도의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 여수 해역.

실제로 무허가 시설이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김 양식 어민 : "제가 양식을 수년 해본 결과 (불법 시설이) 없을 수가 없어요. 무조건 있게 돼 있어요. 그거를 도에서도 와서 잡으려고 하면 잡지."]

제대로 된 실태 파악도, 단속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바다는 불법 양식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이우재/영상편집:유도한/영상제공:완도해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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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불법 알아도 단속은 ‘한 자릿수’
    • 입력 2025-04-23 19:20:18
    • 수정2025-04-23 20:26:54
    뉴스7(광주)
[앵커]

하늘에서 본 완도 앞바답니다.

우리나라 대표 수출 품목.

김을 양식하는 시설이 빼곡합니다.

전남은 전국 김 생산량의 80% 정도를 차지하는데요.

올해 1분기 수출액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이런 실적이 무색하게 불법 양식 시설도 많습니다.

올해 초 불법 시설을 단속하기 위해 촬영한 항공 영상입니다.

이 같은 항공 영상을 전라남도가 판독한 결과를 입수해서 살펴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김 양식 시설이 가장 많은 고흥과 완도.

무면허 시설이 절반을 넘습니다.

다음으론 진도 신안 해남 장흥 여수도 적지 않습니다.

이 7개 시군의 불법 시설만 더해도, 목포시 면적의 3배가 넘고 축구장 2만 2천 개를 합친 규모입니다.

바다 위 불법 양식이 이처럼 만연해 있는데,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문제점을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경이 무허가 김 양식장에 다가갑니다.

이 일대에서 완도와 해남의 어민 6명이 한데 적발됐습니다.

[전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먼저 시작한 사람이 개척자라고 해서 거기는 또 다른 사람이 안 가고 그런 좀 암묵적인 룰이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전라남도도 불법 양식의 실태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전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2~3천 줄. 가족 단위 뭐 이렇게 하고 있는데 천 줄 정도 하면 밑에 종업원이 한 열 몇 명 정도 이렇게 있어야 되거든요."]

단속 실적을 확인해 봤습니다.

김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고흥의 무허가 시설은 5천5백80헥타르.

지난해 적발 면적은 60헥타르, 1% 수준입니다.

완도, 신안, 진도, 장흥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고, 해남과 여수는 아예 적발 건수가 없었습니다.

[전창우/전남도 친환경수산과장 : "도 지도선은 3척. 이게 현행범으로 못 잡게 되면 이분들을 조치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법 양식은 크게 늘고, 김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 4천여 톤, 27%가 증가해 예측 못한 물량이 쏟아졌습니다.

폐기된 물김만 천2백 톤에 이릅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에게 돌아갑니다.

[박병찬/해남군수협 조합장 : "불법 양식이 없었다면 1월에 물김 폐기도 나오지 않았을 거에요. 서로 어민이 같이 살려면 합법화해서..."]

상습적인 불법 양식도 문제.

세 차례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되는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성재/전남도의원 : "2차 경고 때는 거기에 더 과중한 이런 처벌을 해야만 1차는 설령했지만 2차는 절대 안 해야겠다 (생각하죠)."]

대량의 물김 폐기 사태까지 벌어진 뒤에야 전라남도는 어업 질서를 바로잡겠다며 대응책을 찾고 있습니다.

[리포트]

해경이 광학카메라로 촬영한 남해안입니다.

노란 구역 바깥의 까만 선들이 무허가 양식 시설로 단속도 항공 사진에 의존합니다.

전라남도가 불법 양식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지역은 김양식장이 있는 12곳 중 7곳뿐입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음성변조 : "가성비도 따져야 하기 때문에 그런 예산에 한계도 있고 해서 찍고 있진 않습니다."]

항공 촬영 대상이 아닌 5개 시군은 민원이나 신고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단속을 하지 않습니다.

[무안군 관계자/음성변조 : "밀도 초과는 거의 단속을 안 하거든요. 바다에 들어가서 제가 셀 순 없는 거잖아요."]

[함평군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는 지금 현재 불법 양식 시설이 없거든요. 하나도요."]

단속에 손을 놓은 지역에선 무허가 시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항공 사진은 있어도 면적이 적어 전라남도의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 여수 해역.

실제로 무허가 시설이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김 양식 어민 : "제가 양식을 수년 해본 결과 (불법 시설이) 없을 수가 없어요. 무조건 있게 돼 있어요. 그거를 도에서도 와서 잡으려고 하면 잡지."]

제대로 된 실태 파악도, 단속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바다는 불법 양식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이우재/영상편집:유도한/영상제공:완도해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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