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안보실 압수수색…‘해병대원 외압 의혹’ 수사 본격 재개

[앵커]

이른바 '해병대원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비록 압수수색은 불발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재개된 수사엔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공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용산 대통령실에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이 들어갑니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선 겁니다.

공수처는 해병대원 순직 수사외압과 관련해 이른바 'VIP 격노설'을 확인할 수 있는 회의 자료와 출입 기록 등을 확보하려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수처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 2023년 7월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등 8명을 채모 해병 순직 책임자로 지목해 경찰에 이첩하려고 했습니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이 내용을 보고 받고 결재까지 마쳤다가 이튿날 갑자기 번복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외압으로 이어졌다는 게, 당시 초동 수사 담당자인 박정훈 대령이 주장한 'VIP 격노설'의 핵심 내용입니다.

[박정훈/전 해병대 수사단장/지난해 6월 :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하였다고 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관련 수사에 착수했지만 12.3 불법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 사건에 집중하면서 한동안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습니다.

공수처는 이달 초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소환 조사한데 이어, 모레(9일) 임성근 전 사단장을 불러 휴대전화를 포렌식 조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영상편집:최근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