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엔 호응, ‘친서’는 거부…북한의 속내는?

입력 2025.06.12 (21:09) 수정 2025.06.1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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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북한은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는 즉각 호응하고, 미국의 친서는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는 국경절 축전을 보내며 밀착을 과시했습니다.

북한 의도를 김기화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수령을 거부한 것이 알려진 날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

매년 보내던 거지만 보도량이 확 늘었고, '형제국가', '피로 맺어진 전우관계' 등의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트럼프의 친서를 받아보지조차 않은 배경엔, 우선 이처럼 '혈맹'이 된 러시아와의 밀착이 있습니다.

든든한 뒷배를 얻은 북한이 당장은 미국에 대화 여지를 주지 않겠단 뜻으로 보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미국과 대화 국면을 지금 만드는 것이 오히려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과는 상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굳이 미국과의 대화에 급급해하지 않겠다는..."]

2019년 '하노이 노딜'의 충격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트럼프 1기 때 3번 만나며 친분을 과시했지만, 하노이에서 '굴욕'을 당한 김 위원장 입장에선 말이 아닌 실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확실하게 미국의 태도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은 거기에 대해서 섣불리 대화에 응하거나 대화를 하는 모습을 연출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같은 맥락에서, 확성기 방송 중지에 곧바로 호응한 것도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심리전 수단을 남측이 먼저 멈춘, '선제적, 실제적 조치'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 거로 보입니다.

새 정부가 잇따라 대북 유화 메시지를 내는 가운데,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민들의 송환을 위한 우리 접촉 시도에 북한이 태도를 바꿔 응할지도 주목됩니다.

또 미국과는 당분간 탐색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략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됐을 때 본격 협상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기화 입니다.

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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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성기’엔 호응, ‘친서’는 거부…북한의 속내는?
    • 입력 2025-06-12 21:09:01
    • 수정2025-06-12 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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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북한은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는 즉각 호응하고, 미국의 친서는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는 국경절 축전을 보내며 밀착을 과시했습니다.

북한 의도를 김기화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수령을 거부한 것이 알려진 날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

매년 보내던 거지만 보도량이 확 늘었고, '형제국가', '피로 맺어진 전우관계' 등의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트럼프의 친서를 받아보지조차 않은 배경엔, 우선 이처럼 '혈맹'이 된 러시아와의 밀착이 있습니다.

든든한 뒷배를 얻은 북한이 당장은 미국에 대화 여지를 주지 않겠단 뜻으로 보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미국과 대화 국면을 지금 만드는 것이 오히려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과는 상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굳이 미국과의 대화에 급급해하지 않겠다는..."]

2019년 '하노이 노딜'의 충격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트럼프 1기 때 3번 만나며 친분을 과시했지만, 하노이에서 '굴욕'을 당한 김 위원장 입장에선 말이 아닌 실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확실하게 미국의 태도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은 거기에 대해서 섣불리 대화에 응하거나 대화를 하는 모습을 연출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같은 맥락에서, 확성기 방송 중지에 곧바로 호응한 것도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심리전 수단을 남측이 먼저 멈춘, '선제적, 실제적 조치'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 거로 보입니다.

새 정부가 잇따라 대북 유화 메시지를 내는 가운데,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민들의 송환을 위한 우리 접촉 시도에 북한이 태도를 바꿔 응할지도 주목됩니다.

또 미국과는 당분간 탐색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략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됐을 때 본격 협상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기화 입니다.

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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