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으악” 머리 쪼이고 비명…‘도시의 검은 폭군’ 까마귀 습격 급증

울산 태화강입니다.

가을부터 봄까지, 시베리아에서 온 '떼까마귀' 무리가 하늘을 수놓으며 장관을 펼칩니다.

반면, 도심에선 '큰부리까마귀'가 텃새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 사진 한번 보실까요.

김밥을 물고 날아가고 있죠?

요즘, 이 까마귀가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으악, 으악!"]

주택가 골목. 한 남성이 갑자기 날아든 까마귀의 공격을 받습니다.

부리로 머리를 치고 발톱으로 머리카락을 움켜쥐는 무차별적인 위협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데요.

[유순자/울산시 동구/KBS 뉴스/지난달 27일 : "뭐가 주먹으로 때려서 '아, 뭐야' 이러면서 보니까 까마귀야. 그래서 모자를 쓰고 나니까 또 입으로 확 쪼는 거야. 얼마나 아픈지."]

까마귀가 번식기에 접어들며 둥지를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변한 겁니다.

이런 조류 습격 사례는 최근 도심 전역에서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서울시의 경우 2023년 68건이던 조류 습격 신고는 지난해 74건, 올해는 지난달까지 벌써 52건을 기록했습니다.

대부분이 까마귀 관련 피해인데요.

서울대 연구에 따르면, '큰부리까마귀'의 개체수가 20년 사이 크게 늘면서, 도심 출몰 확률은 30%에서 80%로 뛰었습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KBS 뉴스/2023년 2월 : "충분한 먹이가 있고 잠자리가 있으면, 굳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도심 곳곳의 쓰레기가 까마귀에게 안정적인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겁니다.

일본 역시 까마귀 떼 습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

까마귀 퇴치용품까지 따로 판매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종남/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동물생태분류학 박사/KBS 뉴스/지난 12일 : "서식지나 번식지에 대해서 쓰레기, 음식 쓰레기통. 특히 그 지역을 치운다든지 덮개를 덮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서울시는 최근 출몰 지역을 중심으로 행동 요령 안내문을 배포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데요.

까마귀의 습격을 피하려면 둥지 근처를 피해 다니고, 모자나 우산 등으로 머리를 가리는 것이 도움됩니다.

영상편집:이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