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당신의 부모는 안녕하십니까?”…노인 학대 가해자 1위 ‘아들’ 아니고 ‘배우자’

입력 2025.06.16 (18:19) 수정 2025.06.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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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영하 5도 날씨에 맨발로 마트에 들어선 80대 노모의 사연, 혹시 기억하십니까.

[허태순/슈퍼마켓 사장/KBS 뉴스/2022년 1월 : "오늘 밤 내가 (아들과) 같이 잘 수가 없다고 무서워 하셔가지고. 그냥 말씀하신 게 아니고 부들부들 떨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어요."]

함께 사는 50대 아들이 해코지할까봐 도망나왔단 '기막힌 사연'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는데요.

급속도로 빨라진 고령화 시계,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학대받는 노인'도 늘어나는 추셉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노인 학대 의심 신고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만 2천건을 넘었는데요.

대부분이 '가정'에서 '가족'으로부터 당하는 사롑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KBS 뉴스/2015년 8월 : "맨날 싸우니까요. 자기 엄마한테 그렇게 욕하고 대드는 사람이 어딨어, 세상에. 낮에도 그러는 걸, 할머니는 가만있고 (아들이) 맨날 욕하고"]

5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노모에 대한 '아들'의 학대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 들어 가해자 1위가 아들에서 '배우자'로 바뀌었습니다.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노인 부부끼리만 사는 형태가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노인 학대 피해자 자녀/KBS 뉴스/2022년 6월 :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소리 지르고 욕하고 밥상 던지고. 점점 더 소리 지르고 부수고 그렇게 하셨죠."]

남성 노인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부부가 함께 생활하다 '돌봄 부담'을 서로 떠안게 되는 경우가 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노인 학대 피해자/KBS 뉴스/2016년 3월 : "(집에서도) 문을 못 열겠어요. 그래도 부스럭 (소리가 나면) 뭐가 들어오는 것 같고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경우 주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보니 학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습니다.

게다가 '미워도 내 가족'이라고, 경제적 의존과 가족 해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침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매 환자 보호자/음성변조/KBS 뉴스/지난 5월 : "요양원에 있는 기간에 돈들을 (친척들이) 다 출금해 간 거죠. "]

몸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경제적 학대'도 문젭니다.

재산을 몰래 가로채는 등 노인의 눈먼 돈을 노리는 건데, 이 또한 가해자 열 중 여덟이 친족관계였습니다.

노인 학대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사회적 범죄'입니다.

노인 학대가 의심될 경우 경찰이나 노인보호전문기관, 혹은 노인지킴이 앱 '나비새김'을 이용해, 신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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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6 18:19:08
    • 수정2025-06-16 18: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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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영하 5도 날씨에 맨발로 마트에 들어선 80대 노모의 사연, 혹시 기억하십니까.

[허태순/슈퍼마켓 사장/KBS 뉴스/2022년 1월 : "오늘 밤 내가 (아들과) 같이 잘 수가 없다고 무서워 하셔가지고. 그냥 말씀하신 게 아니고 부들부들 떨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어요."]

함께 사는 50대 아들이 해코지할까봐 도망나왔단 '기막힌 사연'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는데요.

급속도로 빨라진 고령화 시계,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학대받는 노인'도 늘어나는 추셉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노인 학대 의심 신고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만 2천건을 넘었는데요.

대부분이 '가정'에서 '가족'으로부터 당하는 사롑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KBS 뉴스/2015년 8월 : "맨날 싸우니까요. 자기 엄마한테 그렇게 욕하고 대드는 사람이 어딨어, 세상에. 낮에도 그러는 걸, 할머니는 가만있고 (아들이) 맨날 욕하고"]

5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노모에 대한 '아들'의 학대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 들어 가해자 1위가 아들에서 '배우자'로 바뀌었습니다.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노인 부부끼리만 사는 형태가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노인 학대 피해자 자녀/KBS 뉴스/2022년 6월 :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소리 지르고 욕하고 밥상 던지고. 점점 더 소리 지르고 부수고 그렇게 하셨죠."]

남성 노인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부부가 함께 생활하다 '돌봄 부담'을 서로 떠안게 되는 경우가 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노인 학대 피해자/KBS 뉴스/2016년 3월 : "(집에서도) 문을 못 열겠어요. 그래도 부스럭 (소리가 나면) 뭐가 들어오는 것 같고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경우 주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보니 학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습니다.

게다가 '미워도 내 가족'이라고, 경제적 의존과 가족 해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침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매 환자 보호자/음성변조/KBS 뉴스/지난 5월 : "요양원에 있는 기간에 돈들을 (친척들이) 다 출금해 간 거죠. "]

몸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경제적 학대'도 문젭니다.

재산을 몰래 가로채는 등 노인의 눈먼 돈을 노리는 건데, 이 또한 가해자 열 중 여덟이 친족관계였습니다.

노인 학대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사회적 범죄'입니다.

노인 학대가 의심될 경우 경찰이나 노인보호전문기관, 혹은 노인지킴이 앱 '나비새김'을 이용해, 신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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