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약속대련’식 제한 보복…미국에 사전 통보

입력 2025.06.24 (21:10) 수정 2025.06.2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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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종전 합의에 앞서 이란은 카타르에 있는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이 작전을 미리 알려줬고, 미군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상징적으로 보복했다는 명분만 챙기려고 한 겁니다.

두바이 김개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카타르를 겨냥해 발사된 미사일이 하나씩 요격됩니다.

현지 시각 23일, 이란은 카타르의 미군기지를 표적 삼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미국이 자국의 핵시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란이 쏜 탄도미사일도 14기로 미국이 핵시설 공습에 사용했던 벙커버스터 14기와 똑같이 숫자를 맞췄습니다.

[이만 타지크/이란혁명수비대 대변인 :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공군 기지에 강력하고 파괴적인 미사일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이란으로서는 미국에 보복하되, 그 수위를 조절한 건데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는 원치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란의 작전은 사전에 미국 측에 통지됐습니다.

전투기 100대, 병력 만 명에 달하는 중동 최대 미군 기지 알우데이드는 이란 공습 때 싹 비워져 있었습니다.

미군은 사실상 약속된 공습에 맞춰 날아온 미사일을 요격했고 인명 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내용을 밝히면서 이란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약속 대련 같은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은 미국의 최대 전략적 자산에 보복했다는 명분을 앞세워 휴전에 합의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현갑/자료조사:김시온

[앵커]

▲이란, ‘결사항전’ 외쳤지만 사실상 백기 투항▲

네, 김개형 중동 특파원을 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개형 특파원! 합의는 했다지만, 진짜 전쟁을 끝내는 건지, 아직은 좀 불안하기도 합니다.

[기자]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이스라엘은 휴전이 발효된 뒤에도 이란이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해왔다면서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을 경고했습니다.

이란을 향해 무력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이스라엘군의 엄포도 나왔습니다.

반면, 이란은 자신들이 휴전이 발효된 뒤에는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란이 그간 결사항전을 외치긴 했지만,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고 봐야겠죠.

[기자]

예, 그동안 이란은 군사적으로 중동의 강자라고 평가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전쟁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이스라엘의 작전으로 군 수뇌부가 전멸하다시피 했습니다.

이란의 공군력은 노후화됐고 방공망도 파괴돼 이스라엘의 공습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미국을 상대로 보복을 할 경우 되돌아올 추가 공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봤을 겁니다.

경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급격한 민심 이반이 겹치면 자칫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백기 투항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스라엘도 종전에 합의했습니다.

이스라엘 속내는 뭡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이란과 전쟁을 시작할 때 핵과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이를 어느 정도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로서도 자국의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고 보유하고 있는 요격 미사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도 종전에 동의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이스라엘의 요격 시스템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은 전쟁이 더 길어지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민승/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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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의 ‘약속대련’식 제한 보복…미국에 사전 통보
    • 입력 2025-06-24 21:10:41
    • 수정2025-06-24 22: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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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종전 합의에 앞서 이란은 카타르에 있는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이 작전을 미리 알려줬고, 미군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상징적으로 보복했다는 명분만 챙기려고 한 겁니다.

두바이 김개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카타르를 겨냥해 발사된 미사일이 하나씩 요격됩니다.

현지 시각 23일, 이란은 카타르의 미군기지를 표적 삼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미국이 자국의 핵시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란이 쏜 탄도미사일도 14기로 미국이 핵시설 공습에 사용했던 벙커버스터 14기와 똑같이 숫자를 맞췄습니다.

[이만 타지크/이란혁명수비대 대변인 :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공군 기지에 강력하고 파괴적인 미사일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이란으로서는 미국에 보복하되, 그 수위를 조절한 건데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는 원치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란의 작전은 사전에 미국 측에 통지됐습니다.

전투기 100대, 병력 만 명에 달하는 중동 최대 미군 기지 알우데이드는 이란 공습 때 싹 비워져 있었습니다.

미군은 사실상 약속된 공습에 맞춰 날아온 미사일을 요격했고 인명 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내용을 밝히면서 이란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약속 대련 같은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은 미국의 최대 전략적 자산에 보복했다는 명분을 앞세워 휴전에 합의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현갑/자료조사:김시온

[앵커]

▲이란, ‘결사항전’ 외쳤지만 사실상 백기 투항▲

네, 김개형 중동 특파원을 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개형 특파원! 합의는 했다지만, 진짜 전쟁을 끝내는 건지, 아직은 좀 불안하기도 합니다.

[기자]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이스라엘은 휴전이 발효된 뒤에도 이란이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해왔다면서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을 경고했습니다.

이란을 향해 무력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이스라엘군의 엄포도 나왔습니다.

반면, 이란은 자신들이 휴전이 발효된 뒤에는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란이 그간 결사항전을 외치긴 했지만,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고 봐야겠죠.

[기자]

예, 그동안 이란은 군사적으로 중동의 강자라고 평가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전쟁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이스라엘의 작전으로 군 수뇌부가 전멸하다시피 했습니다.

이란의 공군력은 노후화됐고 방공망도 파괴돼 이스라엘의 공습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미국을 상대로 보복을 할 경우 되돌아올 추가 공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봤을 겁니다.

경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급격한 민심 이반이 겹치면 자칫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백기 투항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스라엘도 종전에 합의했습니다.

이스라엘 속내는 뭡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이란과 전쟁을 시작할 때 핵과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이를 어느 정도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로서도 자국의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고 보유하고 있는 요격 미사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도 종전에 동의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이스라엘의 요격 시스템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은 전쟁이 더 길어지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민승/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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