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잘못 먹으면 우울증 생긴다

입력 2025.06.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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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A 씨는 18살 때 주의력결핍 행동장애, ADHD를 진단받았습니다. 수업이나 대화에 집중하려고 애를 써봐도 쉴 새 없이 들리는 다른 소리와 밀려드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산만하다며 집중 좀 하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노력해 봤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30대 ADHD 환자
그냥 (소리가) 계속 들려요. TV 보면 채널을 막 여러 개 틀어놓고 소리도 여러 개 들리고 이런 느낌인 것 같아요. 정신없어요. 집중도 안 되고.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무언가에 집중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ADHD 치료제를 먹으면 흩어지던 정신이 '조여지는 것 같다'며 집중하는 게 조금 더 수월해진다고 말했습니다.

ADHD 치료제는 ADHD 환자들의 집중력·주의력 장애를 개선하는 약입니다. 그렇다 보니,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소문이 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수능을 앞두고는 ADHD 치료제를 '집중력 올려주는 약'으로 불법 유통 및 판매한 게시물 7백여 건이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이 약을 오남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0대 학생들에게 ADHD 치료제를 가장 많이 처방한 지역은 서울 강남 3구와 성남 분당구 등 교육열이 높은 학군지였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는 2천만 명 이상으로,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4명이 1인당 96개의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셈입니다.

대부분은 수면내시경에 주로 사용되는 프로포폴 마취제 등이었지만, ADHD 치료제의 처방량은 매년 20%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0살부터 19살까지 10대 이하 환자 수는 2020년과 비교할 때 2.3배, 처방량은 2.4배 증가했습니다.

식약처는 "최근 급격히 증가한 10대 이하 ADHD 환자 수로 인해 ADHD 치료제 처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황현찬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희귀병이 아니며, 최근 이 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ADHD 치료제는 환자가 먹으면 집중력이 개선되는 등 도움이 되지만, 환자가 아닌 경우 부작용만 나타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오남용할 경우 심혈관 질환이나 우울증, 식욕부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는 경련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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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잘못 먹으면 우울증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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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A 씨는 18살 때 주의력결핍 행동장애, ADHD를 진단받았습니다. 수업이나 대화에 집중하려고 애를 써봐도 쉴 새 없이 들리는 다른 소리와 밀려드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산만하다며 집중 좀 하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노력해 봤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30대 ADHD 환자
그냥 (소리가) 계속 들려요. TV 보면 채널을 막 여러 개 틀어놓고 소리도 여러 개 들리고 이런 느낌인 것 같아요. 정신없어요. 집중도 안 되고.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무언가에 집중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ADHD 치료제를 먹으면 흩어지던 정신이 '조여지는 것 같다'며 집중하는 게 조금 더 수월해진다고 말했습니다.

ADHD 치료제는 ADHD 환자들의 집중력·주의력 장애를 개선하는 약입니다. 그렇다 보니,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소문이 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수능을 앞두고는 ADHD 치료제를 '집중력 올려주는 약'으로 불법 유통 및 판매한 게시물 7백여 건이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이 약을 오남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0대 학생들에게 ADHD 치료제를 가장 많이 처방한 지역은 서울 강남 3구와 성남 분당구 등 교육열이 높은 학군지였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는 2천만 명 이상으로,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4명이 1인당 96개의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셈입니다.

대부분은 수면내시경에 주로 사용되는 프로포폴 마취제 등이었지만, ADHD 치료제의 처방량은 매년 20%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0살부터 19살까지 10대 이하 환자 수는 2020년과 비교할 때 2.3배, 처방량은 2.4배 증가했습니다.

식약처는 "최근 급격히 증가한 10대 이하 ADHD 환자 수로 인해 ADHD 치료제 처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황현찬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희귀병이 아니며, 최근 이 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ADHD 치료제는 환자가 먹으면 집중력이 개선되는 등 도움이 되지만, 환자가 아닌 경우 부작용만 나타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오남용할 경우 심혈관 질환이나 우울증, 식욕부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는 경련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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