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도 중동 ‘긴장’ 확산…‘이란 이웃’ 6개국 긴급 회의

입력 2025.06.26 (10:51) 수정 2025.06.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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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의 전격적 휴전에도 역내 군사 강국인 이란의 도발 가능성에 중동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25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걸프 6개국 외무장관들은 카타르 도하에서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이란이 휴전 직전 미국의 폭격에 보복한다는 명분으로 감행한 카타르의 미군 공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이란이 사전에 미사일 공격을 알렸지만, 오랜 갈등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했던 주변 국가 입장에선 빨간불이 켜진 것과 마찬가지라는 진단입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동 전문가를 인용해 “걸프 국가에 가장 두려웠던 일이 현실이 됐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고조된 긴장에 휘말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걸프 지역 6개국은 모두 미군 기지를 자국에 유치하고 있는데, 수니파 무슬림 왕정인 걸프 국가들은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이 자국 내 시아파와 연계해 불안을 조장할 가능성을 경계해왔습니다.

특히 수니파 국가들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 문제로 사실상 대리전을 치렀고, 지난 201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생산시설이 이란이 배후인 공격을 받아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올인’하는 방식의 동맹이 갖는 한계를 절감하고, 이란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만과 카타르는 비교적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특히 카타르의 경우 지난 23일 미사일 공격 당시 카타르항공 소속 항공기 90편 이상이 회항하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이 지역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의존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UAE 정치학자 압둘칼레크 압둘라는 “이란 옆에서 살아온 우리는 이란이 얼마나 다루기 힘든 상대인지 잘 안다”면서 “다른 강대국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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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6 10:51:28
    • 수정2025-06-26 10:57:49
    국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격적 휴전에도 역내 군사 강국인 이란의 도발 가능성에 중동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25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걸프 6개국 외무장관들은 카타르 도하에서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이란이 휴전 직전 미국의 폭격에 보복한다는 명분으로 감행한 카타르의 미군 공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이란이 사전에 미사일 공격을 알렸지만, 오랜 갈등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했던 주변 국가 입장에선 빨간불이 켜진 것과 마찬가지라는 진단입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동 전문가를 인용해 “걸프 국가에 가장 두려웠던 일이 현실이 됐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고조된 긴장에 휘말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걸프 지역 6개국은 모두 미군 기지를 자국에 유치하고 있는데, 수니파 무슬림 왕정인 걸프 국가들은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이 자국 내 시아파와 연계해 불안을 조장할 가능성을 경계해왔습니다.

특히 수니파 국가들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 문제로 사실상 대리전을 치렀고, 지난 201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생산시설이 이란이 배후인 공격을 받아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올인’하는 방식의 동맹이 갖는 한계를 절감하고, 이란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만과 카타르는 비교적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특히 카타르의 경우 지난 23일 미사일 공격 당시 카타르항공 소속 항공기 90편 이상이 회항하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이 지역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의존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UAE 정치학자 압둘칼레크 압둘라는 “이란 옆에서 살아온 우리는 이란이 얼마나 다루기 힘든 상대인지 잘 안다”면서 “다른 강대국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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