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화재 부르는 멀티탭 ‘과열 주의’…안전하게 쓰려면?

바닷속 멀티플레이어, 문어입니다.

여덟 개 다리로 먹이를 찾고, 숨고, 위장하며 동시에 여러 일을 해낸다고 하죠.

우리 집에도 분주한 문어 한 마리가 숨어 있습니다.

[KBS '김과장' : "밖에 코드가 없어서요. 어디 꽂아야 하나, 이게. (과장님, 이쪽에 꽂으세요.)"]

콘센트는 하나, 꽂을 전자제품은 여럿일 때 쓰는 이동식 콘센트, 멀티탭입니다.

생활 가전이 늘면서 어디에나 있는 필수품이 됐죠.

그런데 우리 집 멀티탭, 혹시 문어발처럼 이리저리 뻗어 있진 않은지요?

[입원 환자 : "사이렌 소리가 나고 그래서. 수술방에 있는 환자들 나오고."]

어제, 광주의 한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불이 났습니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일부 환자들은 침대에 탄 채 대피해야 할 만큼 상황은 긴박했는데요.

불은 의료기기 24개를 연결할 수 있는 의료용 멀티탭에서 시작된 걸로 추정됩니다.

[김고명/아파트 주민/KBS 뉴스/지난 3일 : "계단에 발을 딱 디디니까, 펑! 하더라고. 그 길로 연기가."]

이달 초와 지난달 하순엔 부산의 아파트 두 곳에서 잇따라 불이 나 어린 자매들이 안타깝게 숨졌습니다.

감식 결과, 모두 멀티탭 부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근 한 달여간 멀티탭으로 인한 화재는 무려 22건이나 발생했는데요.

어떤 상황에서 불이 나는 걸까요?

에어컨과 냉풍기를 하나의 멀티탭에 연결해 봤습니다.

멀티탭 허용 전류량의 2.5배를 초과한 조건인데요.

7분 30초 만에 표면 온도가 130도를 넘더니 곧 불길이 치솟습니다.

[정동우/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계장/KBS 뉴스/지난 10일 : "두 개의 전선이 열로 인해 붙으면 이게 스파크가 튑니다. 화재 현장에서 생기는 현상들입니다."]

따라서 멀티탭을 사용할 땐 정격 용량을 확인하고, 전체 소비전력의 80% 이내로 써야 합니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처럼 전력 소모가 큰 제품은 벽면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득이하다면, 과부하를 자동 차단하는 고용량 멀티탭을 써야 합니다.

멀티탭 속 이물질도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먼지는 면봉으로 가볍게 청소하고, 3년 이상 된 멀티탭은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멀티탭을 구매할 땐 KC 안전 인증 마크 여부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영상편집:김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