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사퇴’에 엇갈린 정청래-박찬대…‘명심’과 ‘당심’ 사이

입력 2025.07.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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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갑질 의혹' 논란 속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민주당 당권 주자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의 서로 다른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속도감 있는 검찰개혁, 완벽한 내란 종식, 이재명 정부와의 흔들림 없는 공조 등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차별점을 크게 보여주지 못했던 두 사람이 처음으로 '다른 색깔'을 드러낸 지점이기도 합니다.

지난 19일과 20일 충청권, 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정청래·박찬대 의원, 이른바 '당심'에 구애하기 위해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발표 '17분 전' 자진 사퇴 촉구한 박찬대…'명심'은 나에게?

박찬대 의원은 강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 발표 17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동료 의원으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스스로 결단을 내려달라"고 적었습니다.


곧바로 강 전 후보자 자진 사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박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에 교감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이른바 '명심', 이 대통령의 의중을 미리 파악하고 행동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명심은 국민들에게 있다", "우리 당과 의원들 국민들 모두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서로 교감한 부분이 있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는데요.

정치권에선 박찬대 의원이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격차 25.3%p로 앞서가는 정청래 의원을 따라잡기 위해, 명심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강조하는 전략을 펼쳤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동지란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강선우 감싼 정청래, '당심' 대변?

반면, 정청래 의원은 '갑질 의혹 논란' 초반부터 일관되게 강 전 후보자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이번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박 의원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놨습니다.

"결단에 감사하다"고 말한 박 의원과 달리,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겁니다.


강선우 전 후보자는 친이재명계(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유일한 현역 의원 상임대표를 맡는 등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이에 정청래 의원은 '명심'보단 '당심'과 한몸처럼 움직이는 전략을 택한 셈입니다.

실제로, 정 의원측의 한 민주당 의원은 "강 전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히기 1시간쯤 전에 정 의원도 (사퇴 관련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 "'당대표 행보' 예고편 같다"…당원들의 선택은?

이같은 상황을 두고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오늘(24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두 분의 캐릭터가 지금까지는 거의 갈라진 적이 없었는데 이 건에 대한 태도는 좀 달랐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 정청래 의원님이 지지층을 조금 대변했다면 박찬대 의원님이 대통령실을 대변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며 " 당대표가 돼서 어떤 행동과 어떤 태도를 견지할 거냐에 대해서도 미리 예고된 느낌이 드는 것 같다"고 말한 건데요.

장 의원은 "박찬대 의원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실과의 조율, 대통령실과의 아주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을 대신해 주겠다, 내가 궂은일, 지저분한 일 대신해 주겠다, 이런 쪽으로 명확하게 본인의 방향성을 보여주신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명심' 보여주기엔 성공했단 평가입니다.

하지만,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 '뽐뿌' 등에선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박 의원을 향해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당원들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겁니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한 것은 자기 딴에는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언행으로 생각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 아니냐", "이번 건은 실망이다,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전국적인 폭우 피해로 잠시 멈춘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다음달 2일 마무리됩니다. 달궈진 경쟁 속에 최종 승기를 잡을 후보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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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선우 사퇴’에 엇갈린 정청래-박찬대…‘명심’과 ‘당심’ 사이
    • 입력 2025-07-24 11: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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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갑질 의혹' 논란 속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민주당 당권 주자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의 서로 다른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속도감 있는 검찰개혁, 완벽한 내란 종식, 이재명 정부와의 흔들림 없는 공조 등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차별점을 크게 보여주지 못했던 두 사람이 처음으로 '다른 색깔'을 드러낸 지점이기도 합니다.

지난 19일과 20일 충청권, 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정청래·박찬대 의원, 이른바 '당심'에 구애하기 위해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발표 '17분 전' 자진 사퇴 촉구한 박찬대…'명심'은 나에게?

박찬대 의원은 강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 발표 17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동료 의원으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스스로 결단을 내려달라"고 적었습니다.


곧바로 강 전 후보자 자진 사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박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에 교감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이른바 '명심', 이 대통령의 의중을 미리 파악하고 행동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명심은 국민들에게 있다", "우리 당과 의원들 국민들 모두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서로 교감한 부분이 있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는데요.

정치권에선 박찬대 의원이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격차 25.3%p로 앞서가는 정청래 의원을 따라잡기 위해, 명심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강조하는 전략을 펼쳤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동지란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강선우 감싼 정청래, '당심' 대변?

반면, 정청래 의원은 '갑질 의혹 논란' 초반부터 일관되게 강 전 후보자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이번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박 의원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놨습니다.

"결단에 감사하다"고 말한 박 의원과 달리,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겁니다.


강선우 전 후보자는 친이재명계(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유일한 현역 의원 상임대표를 맡는 등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이에 정청래 의원은 '명심'보단 '당심'과 한몸처럼 움직이는 전략을 택한 셈입니다.

실제로, 정 의원측의 한 민주당 의원은 "강 전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히기 1시간쯤 전에 정 의원도 (사퇴 관련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 "'당대표 행보' 예고편 같다"…당원들의 선택은?

이같은 상황을 두고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오늘(24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두 분의 캐릭터가 지금까지는 거의 갈라진 적이 없었는데 이 건에 대한 태도는 좀 달랐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 정청래 의원님이 지지층을 조금 대변했다면 박찬대 의원님이 대통령실을 대변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며 " 당대표가 돼서 어떤 행동과 어떤 태도를 견지할 거냐에 대해서도 미리 예고된 느낌이 드는 것 같다"고 말한 건데요.

장 의원은 "박찬대 의원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실과의 조율, 대통령실과의 아주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을 대신해 주겠다, 내가 궂은일, 지저분한 일 대신해 주겠다, 이런 쪽으로 명확하게 본인의 방향성을 보여주신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명심' 보여주기엔 성공했단 평가입니다.

하지만,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 '뽐뿌' 등에선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박 의원을 향해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당원들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겁니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한 것은 자기 딴에는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언행으로 생각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 아니냐", "이번 건은 실망이다,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전국적인 폭우 피해로 잠시 멈춘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다음달 2일 마무리됩니다. 달궈진 경쟁 속에 최종 승기를 잡을 후보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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