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우리 동네 괜찮을까”…KBS, 땅꺼짐 안전지도 만든 이유

입력 2025.07.24 (12:33) 수정 2025.07.2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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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반복되는 폭염과 폭우 때문에 땅꺼짐 사고가 또 나는거 아닌가 우려하는 분들 많으시죠.

실제로 어제 저녁 서울 동대문구의 한 인도에서는 2.5미터 깊기의 땅꺼짐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고의 위험지역들을 미리 파악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KBS는 직접 흩어져 있던 관련 데이터들을 모아 '땅꺼짐 안전지도'를 제작했습니다.

오늘은, 이 지도를 기획한 정책행정부 김우준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우준 기자, 먼저 이번 지도를 왜 직접 만들게 됐는지 먼저 설명을 좀 해주시겠어요?

[기자]

네, 서울시 등에서 땅꺼짐 위험성을 담은 지도를 이미 지난해 만들어 놓은 상태였지만, 시민들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공개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서울시는 주민 혼란 등이 우려된다며 비공개 입장을 고수중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관련 데이터를 모아 직접 지도를 만들어 본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KBS가 직접 만든 '땅꺼짐 안전지도'란 게 뭔가요?

[기자]

네, 땅꺼짐 위험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지도입니다.

저희는 먼저 전문가들과 함께 팀을 꾸려서 '위험도를 판단하려면 어떤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가'를 먼저 정했습니다.

여기에는 지하 공간 전문가, 지반침하 전문가는 물론, 국토부 사고 조사 위원, 국토부 산하 공간정보품질관리원도 참여했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지반침하 사고 이력, 관련 민원 접수 현황, 10m 이상 지하 굴착 공사현장 위치 등 총 11가지 항목을 추려, 자료를 모았습니다.

자료는 국회, 서울시의회,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하나하나 수집했고요.

그렇게 모은 게 약 11만 건입니다.

데이터 형식도 모두 제각각이라 입력 형식 등을 통일하는 작업이 먼저 진행했고, 그걸 별도의 프로그램에 겹쳐 입혀 서울시 지도 위에 재구성했습니다.

제작에만 두 달이 걸렸습니다.

[앵커]

그럼 실제로 서울시에서 위험하다고 보이는 곳, 어디인가요?

[기자]

관련 위험 데이터들이 얼마나 밀집돼 있느냐에 따라 다섯 단계로 나눠 시각화했습니다.

빨간색이 진하게 나타난 곳, 즉, 위험 관련 정보가 집중된 곳이 구 기준으로 볼 때 강남3구와 종로구였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동 기준으로 파악해 보면, 역삼동, 서초동, 대치동 순으로 지반침하 관련 데이터가 가장 많았습니다.

[앵커]

결국 이 지역들이 사고 예방을 위한 대비가 더 필요한 지역일텐데, 그 지역들에 어떤 특징들이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공통점은 ‘고밀도 지하 개발’입니다.

실제로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가보니 고층 건물은 물론이고 지하철, 지하주차장처럼 지하 공간에 대한 개발 작업이 아주 활발한 곳이었습니다.

인명 피해가 났던 연희동, 명일동 땅꺼짐 사고도 모두 10미터 이상 깊이로 땅을 파는 공사장이 인근에 있었습니다.

특히, 이런 사고 발생지를 선으로 연결해보면 하나의 특징이 발견되는데요.

서울 지하철 노선과 거의 일치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지하 공간을 많이 쓰는 지역일수록 침하 위험도 커진다는 뜻입니다.

다른 지역보다 땅꺼짐 사고에 대한 대비가 더욱 필요한 지역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보도가 나간 건 한 달 전쯤인데요.

그 뒤로 실제로 변화가 있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7월부터 '지하안전과'라는 전담 조직을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사고 예측이나 위험성 조기 탐지 등을 위한 별도의 기술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현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AI를 이용해 예측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서울시가 선정한 기술은 6건이고, 이걸 시내 대형 공사장에 시범 적용해보겠다는 계획입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KBS도 별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도 이후 '이 지도를 직접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11만 건 데이터를 가공해 누구나 쉽게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발 중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사는 주소나 동 단위로 침하사고 이력, 민원 현황, 지하공사 정보 등을 한눈에 종합해서 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8월 안에 KBS 홈페이지와 모바일 서비스로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런 사고 막기 위해 제도적으로 필요한 조치 있다면요?

[기자]

가장 핵심은 '공개'와 '통합'입니다.

서울시는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공개하지 않았고, 각 구청도 자료를 따로 관리합니다.

지하공간 개발이 늘어나는 만큼, 지자체별이 아니라 중앙 단위에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사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사전에 공개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KBS는 앞으로도 이 지도를 기반으로 지역별 위험도 분석이나 사고 사례 추적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신선미 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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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4 12:33:38
    • 수정2025-07-24 1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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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반복되는 폭염과 폭우 때문에 땅꺼짐 사고가 또 나는거 아닌가 우려하는 분들 많으시죠.

실제로 어제 저녁 서울 동대문구의 한 인도에서는 2.5미터 깊기의 땅꺼짐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고의 위험지역들을 미리 파악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KBS는 직접 흩어져 있던 관련 데이터들을 모아 '땅꺼짐 안전지도'를 제작했습니다.

오늘은, 이 지도를 기획한 정책행정부 김우준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우준 기자, 먼저 이번 지도를 왜 직접 만들게 됐는지 먼저 설명을 좀 해주시겠어요?

[기자]

네, 서울시 등에서 땅꺼짐 위험성을 담은 지도를 이미 지난해 만들어 놓은 상태였지만, 시민들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공개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서울시는 주민 혼란 등이 우려된다며 비공개 입장을 고수중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관련 데이터를 모아 직접 지도를 만들어 본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KBS가 직접 만든 '땅꺼짐 안전지도'란 게 뭔가요?

[기자]

네, 땅꺼짐 위험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지도입니다.

저희는 먼저 전문가들과 함께 팀을 꾸려서 '위험도를 판단하려면 어떤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가'를 먼저 정했습니다.

여기에는 지하 공간 전문가, 지반침하 전문가는 물론, 국토부 사고 조사 위원, 국토부 산하 공간정보품질관리원도 참여했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지반침하 사고 이력, 관련 민원 접수 현황, 10m 이상 지하 굴착 공사현장 위치 등 총 11가지 항목을 추려, 자료를 모았습니다.

자료는 국회, 서울시의회,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하나하나 수집했고요.

그렇게 모은 게 약 11만 건입니다.

데이터 형식도 모두 제각각이라 입력 형식 등을 통일하는 작업이 먼저 진행했고, 그걸 별도의 프로그램에 겹쳐 입혀 서울시 지도 위에 재구성했습니다.

제작에만 두 달이 걸렸습니다.

[앵커]

그럼 실제로 서울시에서 위험하다고 보이는 곳, 어디인가요?

[기자]

관련 위험 데이터들이 얼마나 밀집돼 있느냐에 따라 다섯 단계로 나눠 시각화했습니다.

빨간색이 진하게 나타난 곳, 즉, 위험 관련 정보가 집중된 곳이 구 기준으로 볼 때 강남3구와 종로구였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동 기준으로 파악해 보면, 역삼동, 서초동, 대치동 순으로 지반침하 관련 데이터가 가장 많았습니다.

[앵커]

결국 이 지역들이 사고 예방을 위한 대비가 더 필요한 지역일텐데, 그 지역들에 어떤 특징들이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공통점은 ‘고밀도 지하 개발’입니다.

실제로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가보니 고층 건물은 물론이고 지하철, 지하주차장처럼 지하 공간에 대한 개발 작업이 아주 활발한 곳이었습니다.

인명 피해가 났던 연희동, 명일동 땅꺼짐 사고도 모두 10미터 이상 깊이로 땅을 파는 공사장이 인근에 있었습니다.

특히, 이런 사고 발생지를 선으로 연결해보면 하나의 특징이 발견되는데요.

서울 지하철 노선과 거의 일치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지하 공간을 많이 쓰는 지역일수록 침하 위험도 커진다는 뜻입니다.

다른 지역보다 땅꺼짐 사고에 대한 대비가 더욱 필요한 지역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보도가 나간 건 한 달 전쯤인데요.

그 뒤로 실제로 변화가 있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7월부터 '지하안전과'라는 전담 조직을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사고 예측이나 위험성 조기 탐지 등을 위한 별도의 기술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현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AI를 이용해 예측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서울시가 선정한 기술은 6건이고, 이걸 시내 대형 공사장에 시범 적용해보겠다는 계획입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KBS도 별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도 이후 '이 지도를 직접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11만 건 데이터를 가공해 누구나 쉽게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발 중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사는 주소나 동 단위로 침하사고 이력, 민원 현황, 지하공사 정보 등을 한눈에 종합해서 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8월 안에 KBS 홈페이지와 모바일 서비스로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런 사고 막기 위해 제도적으로 필요한 조치 있다면요?

[기자]

가장 핵심은 '공개'와 '통합'입니다.

서울시는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공개하지 않았고, 각 구청도 자료를 따로 관리합니다.

지하공간 개발이 늘어나는 만큼, 지자체별이 아니라 중앙 단위에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사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사전에 공개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KBS는 앞으로도 이 지도를 기반으로 지역별 위험도 분석이나 사고 사례 추적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신선미 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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