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에 외면받는 맥도날드…“더이상 싸지 않아”

입력 2025.07.25 (18:13) 수정 2025.07.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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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맥도날드는 '옛말'…"12달러가 웬 말"

미국인들에게 '빠르고, 저렴하다'는 간단한 전략으로 매출을 유지해 온 맥도날드가 최근 위기를 맞았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과거 유명했던 1달러짜리 메뉴가 사라지고, 세트메뉴가 12달러까지 오르고, 감자튀김은 3달러까지 오른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맥도날드가 더 이상 저렴하지 않은, 그저 '빠른' 음식이 돼 버린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시각 24일 맥도날드가 가성비 우위를 잃었다며, 이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증권회사 UBS 소속 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패스트푸드 소비자 가운데 맥도날드가 '가성비가 좋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 10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습니다. 저소득, 중산층 가구들은 맥도날드 방문을 줄였고, 올해 들어 미국 내 분기별 매출은 2020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를 파는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업체들, 여기에 돈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경우 등 선택지가 늘면서 맥도날드도 치열한 경쟁 대열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가성비를 되찾기 위해 맥도날드가 추진하는 건 할인 정책입니다.

지난해 맥도날드는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겨냥해 햄버거와 감자튀김, 음료, 치킨너겟 등이 포함된 '5달러 세트'를 내놨습니다. 올해에는 하나를 사면 두 번째 메뉴를 1달러에 추가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3달러 이하 메뉴도 일부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5달러 세트는 방문객 유입에 효과를 보였지만, 다른 행사는 아직 유의미한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합니다. '맥도날드는 이제 싸지 않다'는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할인 행사 반갑지 않은 가맹점주들…"인건비·재료비 상승"

가맹점주들은 할인 행사가 반갑지 않습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맥도날드가 내놓은 40~50% 할인 행사 등이 이미 줄어든 수익을 더 잠식한다고 우려합니다. 실제로 맥도날드 미국 내 매장의 영업 이익률은 지난해 여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내 13,500여 개 맥도날드 매장의 95%는 가맹점인데, 점주들은 대체로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인건비 상승과 원자잿값 상승을 가격에 반영해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건비와 재료비 등이 급격히 오르면서 점주들에게는 큰 부담이 됐습니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지난해 직원 급여는 2019년 이후 약 40% 상승했고, 식재료, 종이, 기타 상품 가격은 35%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햄버거 가격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해 빅맥 라지 세트의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1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빅맥 시그니처 버거 세트 가격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도날드 본사는 이를 회복하기 위해 고객이 잘 모르는 메뉴 소스, 치즈, 특수재료 등이나 특정 매장만 가격을 올리는 '부분 인상' 전략도 추천했지만, 브랜드 가치만 타격을 입었습니다.

최근에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소비자 분석을 통해 저렴한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젊은 층을 겨냥한 음료 개발, 신제품과 한정판 행사, 앱 전용 할인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저렴함을 내세웠던 미국의 맥도날드가 불안정한 경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성비를 되찾기 위한 여러 노력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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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맥도날드는 '옛말'…"12달러가 웬 말"

미국인들에게 '빠르고, 저렴하다'는 간단한 전략으로 매출을 유지해 온 맥도날드가 최근 위기를 맞았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과거 유명했던 1달러짜리 메뉴가 사라지고, 세트메뉴가 12달러까지 오르고, 감자튀김은 3달러까지 오른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맥도날드가 더 이상 저렴하지 않은, 그저 '빠른' 음식이 돼 버린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시각 24일 맥도날드가 가성비 우위를 잃었다며, 이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증권회사 UBS 소속 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패스트푸드 소비자 가운데 맥도날드가 '가성비가 좋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 10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습니다. 저소득, 중산층 가구들은 맥도날드 방문을 줄였고, 올해 들어 미국 내 분기별 매출은 2020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를 파는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업체들, 여기에 돈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경우 등 선택지가 늘면서 맥도날드도 치열한 경쟁 대열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가성비를 되찾기 위해 맥도날드가 추진하는 건 할인 정책입니다.

지난해 맥도날드는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겨냥해 햄버거와 감자튀김, 음료, 치킨너겟 등이 포함된 '5달러 세트'를 내놨습니다. 올해에는 하나를 사면 두 번째 메뉴를 1달러에 추가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3달러 이하 메뉴도 일부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5달러 세트는 방문객 유입에 효과를 보였지만, 다른 행사는 아직 유의미한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합니다. '맥도날드는 이제 싸지 않다'는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할인 행사 반갑지 않은 가맹점주들…"인건비·재료비 상승"

가맹점주들은 할인 행사가 반갑지 않습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맥도날드가 내놓은 40~50% 할인 행사 등이 이미 줄어든 수익을 더 잠식한다고 우려합니다. 실제로 맥도날드 미국 내 매장의 영업 이익률은 지난해 여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내 13,500여 개 맥도날드 매장의 95%는 가맹점인데, 점주들은 대체로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인건비 상승과 원자잿값 상승을 가격에 반영해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건비와 재료비 등이 급격히 오르면서 점주들에게는 큰 부담이 됐습니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지난해 직원 급여는 2019년 이후 약 40% 상승했고, 식재료, 종이, 기타 상품 가격은 35%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햄버거 가격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해 빅맥 라지 세트의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1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빅맥 시그니처 버거 세트 가격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도날드 본사는 이를 회복하기 위해 고객이 잘 모르는 메뉴 소스, 치즈, 특수재료 등이나 특정 매장만 가격을 올리는 '부분 인상' 전략도 추천했지만, 브랜드 가치만 타격을 입었습니다.

최근에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소비자 분석을 통해 저렴한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젊은 층을 겨냥한 음료 개발, 신제품과 한정판 행사, 앱 전용 할인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저렴함을 내세웠던 미국의 맥도날드가 불안정한 경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성비를 되찾기 위한 여러 노력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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