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충돌 위험’ 태국-캄보디아 국경을 가다…교전 충돌 늘어, 확전 되나?

입력 2025.07.26 (21:51) 수정 2025.07.2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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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 방송에서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분쟁에 대해서 자세히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결국 두 나라가 국경지역에서 무력 충돌했습니다.

오늘까지 사흘째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태국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정윤섭 특파원! 지난 24일부터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태국과 캄보디아간 무력충돌, 오늘로 사흘쨉니다.

오늘부터 새벽부터 국경지역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포격과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주로 다연장로켓포 등 중화기가 동원됐는데, 특히 태국군은 f-16 전투기에 드론까지 내세워 캄보디아의 주요 군 기지 등을 공습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태국에서 민간인 14명 등 20명이, 캄보디아에선 민간인 8명 등 13명이 숨졌습니다.

태국 일부 지역엔 계엄령이 내려진 가운데 양국 주민 10만여 명이 대피한 상탭니다.

[앵커]

이번에 가장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곳이 태국 동부 수린 주라는 곳인데, 정특파원이 교전 몇일 전에 다녀왔죠?

당시에도 이런 무력 충돌이 벌어질 지 예상이 가능했나요?

[기자]

네, 지난 주, 그러니까 교전이 발생하기 일주일여 전에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특히 두 나라 국경선에 따므안톰이라는 사원이 있는데, 이곳이 이번 교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총격전이 시작된 곳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찾았을 때도 이미 언제든 무력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벙커도 새로 만들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고, 사원 출입 통제도 더 강화된 상태였습니다.

[리포트]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넘어가는 국경 검문소.

온갖 살림살이를 싸 들고 국경을 건너는 이들은 태국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노동자들입니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태국 측 국경 검문소 관계자 :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지 상관에게 제출할 보고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캄보디아인들이 모두 넘어간 뒤 철문에는 굵은 자물쇠가 채워집니다.

이렇게 굳게 잠긴 국경 철문은 하루 두 차례 개방됩니다.

국경 갈등 이전엔 언제든 통행이 자유로웠던 곳입니다.

검문소 인근 국경에 있는 '따므안톰' 사원.

고대 캄보디아, 크메르 왕조의 유적으로, 지금은 태국 땅입니다.

사원 건물 아래,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선이 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 양국 군대가 공동 관리하며, 캄보디아인들도 사원 방문이 가능합니다.

[KBS 취재진·태국군 : "(어디까지 갈 수 있나요?) 여기가 끝입니다. (저 사람들은 왜 들어가나요?) 캄보디아인들입니다. (태국인은 못 들어가네요?) 맞습니다. (태국인은 여기까지만 올 수 있나요?) 맞습니다."]

지난 15일, 캄보디아 관광객과 태국군 사이에 고성이 오갑니다.

태국군이 국경선을 넘어왔다는 겁니다.

[캄보디아인·태국군 : "(이 나무가 국경선입니다. 그래서 여기 서 있는 겁니다.) 안 돼요! (왜 안된다는 겁니까!)"]

양국 군인들이 몰려들며 몸싸움까지 벌어졌고, 결국 대피령이 내려집니다.

관광객들은 앞다퉈 사원을 떠나거나, 벙커에 몸을 숨깁니다.

대피령이 내려진 다음날, 따므안톰 사원 앞입니다.

관광객 출입이 재개되는 등 일상을 되찾았지만,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24일, 결국 따므안톰 사원 인근 국경 지역에서 대규모 교전이 발생했습니다.

따므안톰 사원 폐쇄 여부를 두고 대치하던 양국 부대가 총격전을 시작했고, 6개 국경 지역으로 교전이 확대된 겁니다.

다연장 로켓포와 F-16 전투기도 동원됐습니다.

[수라산 컹시리/태국 특별 작전 센터 대변인 : "캄보디아군이 따므안톰 사원에서 동쪽으로 약 200미터 떨어진 기지 건너편에서 총격을 가해 태국 기지에서 반격 사격에 나섰습니다."]

캄보디아군의 포탄에 태국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캄보디아는 태국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며 맞섰습니다.

[태국 타이랏TV 보도 :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이번에 무력으로, 군사력으로 감행한 (태국의) 침략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교전은 두 차례 잇따른 지뢰 폭발 사고가 도화선이 됐습니다.

지난 16일과 23일 태국 동부 국경 지역에서 지뢰가 터지면서 태국군 2명이 다리를 잃는 등 8명이 다쳤습니다.

태국 측은 캄보디아가 태국 영토에 불법으로 매설한 지뢰였다고 주장했고, 캄보디아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솜촉 찬타시/태국군 제2군 사령부 대령 : "기존 지뢰는 오랜 기간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잡초로 덮여 있습니다. 저희가 보면 오래된 지뢰인지, 새로 매설된 지뢰인지 알 수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사실상 외교 관계의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니꼰뎃 발란꾸라/태국 외교부 대변인 : "태국 왕실 정부는 (캄보디아가) 대인 지뢰를 설치한 이후 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국경은 폐쇄됐고, 두 나라의 국경 지역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습니다.

[탐본 야온디/태국 국경 지역 마을 주민 :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더 큰 전투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지금 상황이 끝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

아세안 등 국제사회는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했다며, 양국 정부가 무력 충돌을 중단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방콕에서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오태규/촬영:KEMIN/통역:NICHMON/화면출처:타이랏TV·아마린TV·크메르타임스·R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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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 충돌 위험’ 태국-캄보디아 국경을 가다…교전 충돌 늘어, 확전 되나?
    • 입력 2025-07-26 21:51:53
    • 수정2025-07-26 22: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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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방송에서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분쟁에 대해서 자세히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결국 두 나라가 국경지역에서 무력 충돌했습니다.

오늘까지 사흘째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태국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정윤섭 특파원! 지난 24일부터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태국과 캄보디아간 무력충돌, 오늘로 사흘쨉니다.

오늘부터 새벽부터 국경지역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포격과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주로 다연장로켓포 등 중화기가 동원됐는데, 특히 태국군은 f-16 전투기에 드론까지 내세워 캄보디아의 주요 군 기지 등을 공습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태국에서 민간인 14명 등 20명이, 캄보디아에선 민간인 8명 등 13명이 숨졌습니다.

태국 일부 지역엔 계엄령이 내려진 가운데 양국 주민 10만여 명이 대피한 상탭니다.

[앵커]

이번에 가장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곳이 태국 동부 수린 주라는 곳인데, 정특파원이 교전 몇일 전에 다녀왔죠?

당시에도 이런 무력 충돌이 벌어질 지 예상이 가능했나요?

[기자]

네, 지난 주, 그러니까 교전이 발생하기 일주일여 전에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특히 두 나라 국경선에 따므안톰이라는 사원이 있는데, 이곳이 이번 교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총격전이 시작된 곳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찾았을 때도 이미 언제든 무력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벙커도 새로 만들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고, 사원 출입 통제도 더 강화된 상태였습니다.

[리포트]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넘어가는 국경 검문소.

온갖 살림살이를 싸 들고 국경을 건너는 이들은 태국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노동자들입니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태국 측 국경 검문소 관계자 :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지 상관에게 제출할 보고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캄보디아인들이 모두 넘어간 뒤 철문에는 굵은 자물쇠가 채워집니다.

이렇게 굳게 잠긴 국경 철문은 하루 두 차례 개방됩니다.

국경 갈등 이전엔 언제든 통행이 자유로웠던 곳입니다.

검문소 인근 국경에 있는 '따므안톰' 사원.

고대 캄보디아, 크메르 왕조의 유적으로, 지금은 태국 땅입니다.

사원 건물 아래,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선이 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 양국 군대가 공동 관리하며, 캄보디아인들도 사원 방문이 가능합니다.

[KBS 취재진·태국군 : "(어디까지 갈 수 있나요?) 여기가 끝입니다. (저 사람들은 왜 들어가나요?) 캄보디아인들입니다. (태국인은 못 들어가네요?) 맞습니다. (태국인은 여기까지만 올 수 있나요?) 맞습니다."]

지난 15일, 캄보디아 관광객과 태국군 사이에 고성이 오갑니다.

태국군이 국경선을 넘어왔다는 겁니다.

[캄보디아인·태국군 : "(이 나무가 국경선입니다. 그래서 여기 서 있는 겁니다.) 안 돼요! (왜 안된다는 겁니까!)"]

양국 군인들이 몰려들며 몸싸움까지 벌어졌고, 결국 대피령이 내려집니다.

관광객들은 앞다퉈 사원을 떠나거나, 벙커에 몸을 숨깁니다.

대피령이 내려진 다음날, 따므안톰 사원 앞입니다.

관광객 출입이 재개되는 등 일상을 되찾았지만,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24일, 결국 따므안톰 사원 인근 국경 지역에서 대규모 교전이 발생했습니다.

따므안톰 사원 폐쇄 여부를 두고 대치하던 양국 부대가 총격전을 시작했고, 6개 국경 지역으로 교전이 확대된 겁니다.

다연장 로켓포와 F-16 전투기도 동원됐습니다.

[수라산 컹시리/태국 특별 작전 센터 대변인 : "캄보디아군이 따므안톰 사원에서 동쪽으로 약 200미터 떨어진 기지 건너편에서 총격을 가해 태국 기지에서 반격 사격에 나섰습니다."]

캄보디아군의 포탄에 태국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캄보디아는 태국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며 맞섰습니다.

[태국 타이랏TV 보도 :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이번에 무력으로, 군사력으로 감행한 (태국의) 침략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교전은 두 차례 잇따른 지뢰 폭발 사고가 도화선이 됐습니다.

지난 16일과 23일 태국 동부 국경 지역에서 지뢰가 터지면서 태국군 2명이 다리를 잃는 등 8명이 다쳤습니다.

태국 측은 캄보디아가 태국 영토에 불법으로 매설한 지뢰였다고 주장했고, 캄보디아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솜촉 찬타시/태국군 제2군 사령부 대령 : "기존 지뢰는 오랜 기간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잡초로 덮여 있습니다. 저희가 보면 오래된 지뢰인지, 새로 매설된 지뢰인지 알 수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사실상 외교 관계의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니꼰뎃 발란꾸라/태국 외교부 대변인 : "태국 왕실 정부는 (캄보디아가) 대인 지뢰를 설치한 이후 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국경은 폐쇄됐고, 두 나라의 국경 지역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습니다.

[탐본 야온디/태국 국경 지역 마을 주민 :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더 큰 전투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지금 상황이 끝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

아세안 등 국제사회는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했다며, 양국 정부가 무력 충돌을 중단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방콕에서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오태규/촬영:KEMIN/통역:NICHMON/화면출처:타이랏TV·아마린TV·크메르타임스·R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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