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온몸에 칭칭, 잘리고 찢기고”…또 낚싯줄 걸린 아기 돌고래

입력 2025.07.28 (18:21) 수정 2025.07.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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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옆에 꼭 붙은 채 축 늘어진 아기 돌고래.

꼬리 지느러미를 자세히 보니, 하얀 낚싯줄이 감겨 있습니다.

사람이 내다버린 폐어굽니다.

지난 26일 제주 앞바다에서 포착된 장면입니다.

2년 전, 폐어구에 걸린 채 몸부림치던 새끼 '종달이'와 꼭 닮았습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성체 '행운이'도 폐어구에 꼬리가 감긴 채 발견됐는데요.

[오승목/다큐멘터리 감독/촬영자/KBS 뉴스/지난 27일 : "(걸려 있는 줄이) 암반이나 또 다른 폐어구, 낚싯줄에 걸리게 되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돌고래의 핵심 서식지인 제주 앞바다에선, 해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그물이나 통발, 낚싯줄 등 매년 4만여 톤씩 발생하는 폐어구 때문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씨그널' : "어? 뭐지? 하고 한 번 더 봤는데 돌고래인 거예요. 꼬리가 없는 거예요. 그물에 걸려서 꼬리가 없어진 '오래'가 참 얼마나 아플까."]

바다에 부유하는 폐어구는 흉기가 돼 돌고래 무리를 위협합니다.

연약한 새끼들은 위협에 더 취약하죠.

올해 들어 새끼 남방큰돌고래 폐사는 4건이 잇따라 발생했는데, 사체 미확인 사례까지 포함하면 피해 범위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지난해 11월 : "그물! 그물! 그물 확인."]

돌고래뿐 아니라, 바다거북과 갈매기도 위험하긴 마찬가집니다.

폐어구에 찢기고, 긁히며, 손발이 절단되는 수모를 겪어야 하는데요.

제주에서는 긴급 구조 및 해양 쓰레기 즉각 수거 체계를 마련했지만, 현장에선 무분별한 낚시 등에 대한 제한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갯바위마다 낚시꾼들이 모여 앉은 이곳, 2년 전 폐어구에 감겨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한 '종달이'가 모습을 드러냈던 대정 앞바답니다.

여전히 이곳은 낚시의 성집니다.

아예 돌고래 관광을 겸한 선상 낚시가 버젓이 상품화됐을 정돈데요.

[낚시꾼/음성변조/KBS 뉴스/지난 4일 : "물고기를 끌고 오는데 부시리 같은 게 와서 물고기를 먹거든요? 그런데 돌고래가 낚싯줄을 먹거나 그런 것들이 있고."]

폐어구에 걸린 새끼와 어미가 포착된 날, 같은 해상에선 죽은 새끼 돌고래의 사체를 들어 올린 어미의 모습도 촬영됐습니다.

세상을 떠난 새끼를 차마 놓지 못한 어미의 유영, 제 숨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의 몸부림이었을 겁니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해양 쓰레기.

신속한 수거뿐 아니라, 발생 자체를 줄이는 대책, 또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탄탄한 해양 안전망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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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온몸에 칭칭, 잘리고 찢기고”…또 낚싯줄 걸린 아기 돌고래
    • 입력 2025-07-28 18:21:53
    • 수정2025-07-28 18: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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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옆에 꼭 붙은 채 축 늘어진 아기 돌고래.

꼬리 지느러미를 자세히 보니, 하얀 낚싯줄이 감겨 있습니다.

사람이 내다버린 폐어굽니다.

지난 26일 제주 앞바다에서 포착된 장면입니다.

2년 전, 폐어구에 걸린 채 몸부림치던 새끼 '종달이'와 꼭 닮았습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성체 '행운이'도 폐어구에 꼬리가 감긴 채 발견됐는데요.

[오승목/다큐멘터리 감독/촬영자/KBS 뉴스/지난 27일 : "(걸려 있는 줄이) 암반이나 또 다른 폐어구, 낚싯줄에 걸리게 되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돌고래의 핵심 서식지인 제주 앞바다에선, 해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그물이나 통발, 낚싯줄 등 매년 4만여 톤씩 발생하는 폐어구 때문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씨그널' : "어? 뭐지? 하고 한 번 더 봤는데 돌고래인 거예요. 꼬리가 없는 거예요. 그물에 걸려서 꼬리가 없어진 '오래'가 참 얼마나 아플까."]

바다에 부유하는 폐어구는 흉기가 돼 돌고래 무리를 위협합니다.

연약한 새끼들은 위협에 더 취약하죠.

올해 들어 새끼 남방큰돌고래 폐사는 4건이 잇따라 발생했는데, 사체 미확인 사례까지 포함하면 피해 범위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지난해 11월 : "그물! 그물! 그물 확인."]

돌고래뿐 아니라, 바다거북과 갈매기도 위험하긴 마찬가집니다.

폐어구에 찢기고, 긁히며, 손발이 절단되는 수모를 겪어야 하는데요.

제주에서는 긴급 구조 및 해양 쓰레기 즉각 수거 체계를 마련했지만, 현장에선 무분별한 낚시 등에 대한 제한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갯바위마다 낚시꾼들이 모여 앉은 이곳, 2년 전 폐어구에 감겨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한 '종달이'가 모습을 드러냈던 대정 앞바답니다.

여전히 이곳은 낚시의 성집니다.

아예 돌고래 관광을 겸한 선상 낚시가 버젓이 상품화됐을 정돈데요.

[낚시꾼/음성변조/KBS 뉴스/지난 4일 : "물고기를 끌고 오는데 부시리 같은 게 와서 물고기를 먹거든요? 그런데 돌고래가 낚싯줄을 먹거나 그런 것들이 있고."]

폐어구에 걸린 새끼와 어미가 포착된 날, 같은 해상에선 죽은 새끼 돌고래의 사체를 들어 올린 어미의 모습도 촬영됐습니다.

세상을 떠난 새끼를 차마 놓지 못한 어미의 유영, 제 숨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의 몸부림이었을 겁니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해양 쓰레기.

신속한 수거뿐 아니라, 발생 자체를 줄이는 대책, 또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탄탄한 해양 안전망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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