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스토킹’ 판단했는데…경찰 “합의하러 간 것” 불송치 [제보K]

입력 2025.08.05 (21:34) 수정 2025.08.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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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경찰은 스토킹 범죄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수사 기관의 태도가 미온적이고, 스토킹 범죄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제보 K,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30대 여성은 지난해 이맘때쯤부터 외출을 꺼리게 됐습니다.

일면식 없던 남성이 집 앞에서 소동을 부리기 시작한 이후부터였습니다.

[스토킹 피해 여성/음성변조 : "문 두들기고 죽여 버리겠다…."]

피해 여성은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고, 지난 3월 남성이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남성이 불구속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약 두 달 뒤 남성이 출입문 앞에 귀를 대고 있던 게 발각되면서, 불안은 현실이 됐습니다.

[스토킹 피해 여성/음성변조 : "무서워서 112에 바로 신고했죠. 확인해달라 하니까 문에 귀를 대고 있는 게 (CCTV에) 찍힌 거예요."]

경찰은 스토킹 혐의로 남성을 입건했고, 법원도 '스토킹 범죄 중단'과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를 명령했습니다.

재판부 판단과 달리, 경찰은 스토킹 혐의에 대해 한 달 만에 불송치로 결론 내리고, 스마트워치 반납도 통보했습니다.

'한 달간' 남성이 여성 집에 간 사실이 없다며 스토킹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문에 귀를 댄 것이 '합의하기 위해서'라는 남성의 주장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그럴 의사가 전혀 없었다는 여성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스토킹 피해 여성/음성변조 : "경찰이 오지 말라고도 했는데 계속 찾아오고 이럴 정도면 합의를 해도 어쨌든 해코지를 할 사람이구나…."]

경찰은 피해 여성의 오인 신고가 잦았고, '반복성'이 없어 스토킹 범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걸로 봤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향후 남성의 재범 위험성이 높은 걸로 판단된 만큼, 사건 종결 이후에도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한동안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영상편집:김철/그래픽:여현수 유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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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은 ‘스토킹’ 판단했는데…경찰 “합의하러 간 것” 불송치 [제보K]
    • 입력 2025-08-05 21:34:00
    • 수정2025-08-05 21:46:55
    뉴스 9
[앵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경찰은 스토킹 범죄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수사 기관의 태도가 미온적이고, 스토킹 범죄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제보 K,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30대 여성은 지난해 이맘때쯤부터 외출을 꺼리게 됐습니다.

일면식 없던 남성이 집 앞에서 소동을 부리기 시작한 이후부터였습니다.

[스토킹 피해 여성/음성변조 : "문 두들기고 죽여 버리겠다…."]

피해 여성은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고, 지난 3월 남성이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남성이 불구속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약 두 달 뒤 남성이 출입문 앞에 귀를 대고 있던 게 발각되면서, 불안은 현실이 됐습니다.

[스토킹 피해 여성/음성변조 : "무서워서 112에 바로 신고했죠. 확인해달라 하니까 문에 귀를 대고 있는 게 (CCTV에) 찍힌 거예요."]

경찰은 스토킹 혐의로 남성을 입건했고, 법원도 '스토킹 범죄 중단'과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를 명령했습니다.

재판부 판단과 달리, 경찰은 스토킹 혐의에 대해 한 달 만에 불송치로 결론 내리고, 스마트워치 반납도 통보했습니다.

'한 달간' 남성이 여성 집에 간 사실이 없다며 스토킹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문에 귀를 댄 것이 '합의하기 위해서'라는 남성의 주장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그럴 의사가 전혀 없었다는 여성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스토킹 피해 여성/음성변조 : "경찰이 오지 말라고도 했는데 계속 찾아오고 이럴 정도면 합의를 해도 어쨌든 해코지를 할 사람이구나…."]

경찰은 피해 여성의 오인 신고가 잦았고, '반복성'이 없어 스토킹 범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걸로 봤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향후 남성의 재범 위험성이 높은 걸로 판단된 만큼, 사건 종결 이후에도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한동안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영상편집:김철/그래픽:여현수 유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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