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경찰 새 ‘유니폼’…정작 현장에선 “방검복이 먼저”
입력 2025.08.11 (17:46)
수정 2025.08.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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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경찰이 창경 80주년을 맞아 유니폼 개선 연구에 착수한다는 소식을 내놨습니다.
10년 만에 새롭게 유니폼을 바꾸는 건데, 기능과 소재를 향상해 '책임을 다하는 경찰'의 이미지를 담겠다는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서 열린 현직 경찰관 대상 실물 품평회에서 악평이 터져 나왔습니다.
'작업복 같다'는 등 디자인에 대한 불평과 내부 비판이 쏟아진 겁니다.
이에 경찰청은 오늘(11일) 오전 시민 품평회를 열고, 시민 150여 명에 다양한 시제품을 직접 선보였습니다.
경찰은 품평회 결과를 오는 18일 발표해, 경찰의 날인 10월 21일에 최종 모델을 공개합니다.

■ 경찰 내부선 '옷 바꿀 때냐' 지적…1인 시위까지 등장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새로운 경찰 유니폼에 대한 비판 댓글이 300개 넘게 달렸습니다.
예산 투입이 더 시급한 사안이 많은데도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고 있단 비판이 대다수입니다.
오늘 시민 품평회에 맞춰 중랑경찰서 직장협의회에서는 1인 시위도 진행했습니다.
김송일 중랑경찰서 직장협의회 위원장은 '경찰 복제 개선보다는 칼 앞에서 일하는 현장 경찰을 위해 방검복 예산을 먼저 주셔야 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시간 가량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김 위원장은 "예산 투입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일선 지구대, 파출소에서는 1인 1 방검복 지급이 아닌, 순찰차 1대에 방검복을 2벌씩 두는 방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현장에서는 경범죄로 벌금 딱지 하나만 떼려고 해도 강한 항의와 욕설에 시달릴 만큼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며 "옷을 바꿀 때가 아니라 대우를 바꿔 자긍심을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방검복뿐만 아니라 예산 투입이 시급한 사안이 많다"며 "지금 근무 중인 용마지구대만 해도 46년 전에 지은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 흉기 이용 강력 범죄 꾸준히 증가..."신형 방검복 내년부터 보급"
실제로 흉기를 이용한 강력 범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살인, 강간, 강도, 절도, 폭력 등 5대 강력범죄에서 칼을 사용한 사건은 2011년 6549건에서 2021년 7900건으로 10년간 20%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 4월부터는 공공장소 흉기 소지죄가 새로 생겼는데, 시행 2달 만에 입건된 피의자 수가 70명을 넘었습니다.
다만 방검복 구비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경찰청은 지난해 6월 평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신형 방검복을 보급했고, 내년부터는 더 가볍고 방검 효과가 높은 신형 방검복을 1인당 1벌씩 지급할 계획입니다.
2년간 연구 개발을 마쳤고, 예산을 이미 확보해 향후 5년 안에 현장 경찰에 지급을 마친단 방침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신형 유니폼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조직 내부 반응과 시민들의 평가를 모두 고려해 두 달여 간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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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8-11 17:46:57
- 수정2025-08-11 18:04:07

지난 4월, 경찰이 창경 80주년을 맞아 유니폼 개선 연구에 착수한다는 소식을 내놨습니다.
10년 만에 새롭게 유니폼을 바꾸는 건데, 기능과 소재를 향상해 '책임을 다하는 경찰'의 이미지를 담겠다는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서 열린 현직 경찰관 대상 실물 품평회에서 악평이 터져 나왔습니다.
'작업복 같다'는 등 디자인에 대한 불평과 내부 비판이 쏟아진 겁니다.
이에 경찰청은 오늘(11일) 오전 시민 품평회를 열고, 시민 150여 명에 다양한 시제품을 직접 선보였습니다.
경찰은 품평회 결과를 오는 18일 발표해, 경찰의 날인 10월 21일에 최종 모델을 공개합니다.

■ 경찰 내부선 '옷 바꿀 때냐' 지적…1인 시위까지 등장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새로운 경찰 유니폼에 대한 비판 댓글이 300개 넘게 달렸습니다.
예산 투입이 더 시급한 사안이 많은데도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고 있단 비판이 대다수입니다.
오늘 시민 품평회에 맞춰 중랑경찰서 직장협의회에서는 1인 시위도 진행했습니다.
김송일 중랑경찰서 직장협의회 위원장은 '경찰 복제 개선보다는 칼 앞에서 일하는 현장 경찰을 위해 방검복 예산을 먼저 주셔야 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시간 가량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김 위원장은 "예산 투입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일선 지구대, 파출소에서는 1인 1 방검복 지급이 아닌, 순찰차 1대에 방검복을 2벌씩 두는 방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현장에서는 경범죄로 벌금 딱지 하나만 떼려고 해도 강한 항의와 욕설에 시달릴 만큼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며 "옷을 바꿀 때가 아니라 대우를 바꿔 자긍심을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방검복뿐만 아니라 예산 투입이 시급한 사안이 많다"며 "지금 근무 중인 용마지구대만 해도 46년 전에 지은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 흉기 이용 강력 범죄 꾸준히 증가..."신형 방검복 내년부터 보급"
실제로 흉기를 이용한 강력 범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살인, 강간, 강도, 절도, 폭력 등 5대 강력범죄에서 칼을 사용한 사건은 2011년 6549건에서 2021년 7900건으로 10년간 20%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 4월부터는 공공장소 흉기 소지죄가 새로 생겼는데, 시행 2달 만에 입건된 피의자 수가 70명을 넘었습니다.
다만 방검복 구비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경찰청은 지난해 6월 평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신형 방검복을 보급했고, 내년부터는 더 가볍고 방검 효과가 높은 신형 방검복을 1인당 1벌씩 지급할 계획입니다.
2년간 연구 개발을 마쳤고, 예산을 이미 확보해 향후 5년 안에 현장 경찰에 지급을 마친단 방침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신형 유니폼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조직 내부 반응과 시민들의 평가를 모두 고려해 두 달여 간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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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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