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가자 전쟁 끝장내겠다”…네타냐후, 알고 보니 ‘이것’ 때문?

입력 2025.08.12 (15:19) 수정 2025.08.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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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며 대규모 공습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공습의 내막,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이 점령이라는 단어를 꺼냈는데, 어떤 뜻으로 한 말이죠?

[기자]

가자지구를 손에 넣을 때까지, 정확히는 하마스가 항복할 때까지 공격하겠다는 뜻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최대한 빨리 가자를 점령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가자지구, 아니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고 남은 인질을 모두 석방한다면, 전쟁은 내일이라도 끝날 수 있습니다. 가자지구는 비무장화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하마스와 3년째 전쟁을 이어오면서 가자지구 75% 정도가 이스라엘 통제하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지역이 공격 포인트겠죠?

하마스가 숨어있는 가자시티, 그리고 알 마와시에 있는 중앙 캠프, 두 곳이 공습 목표라고 밝혔는데요.

가자시티는 가자 지구의 최대 도시인만큼, 가자 지구 전체 인구의 30%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민간인 수십만 명이 살고 있는 곳에 공습을 집중시키고 있는 겁니다.

[앵커]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벌써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카타르 방송사 알자지라 취재진 5명과 프리랜서 기자 1명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졌는데요.

이스라엘군은 아예 기자들이 있는 취재용 천막을 대놓고 폭격했는데, 5명 중 한 명이 하마스 일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알자지라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민간인의 사망과 부상, 그리고 또다시 시작된 피란.

당연히 전 세계는 이건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공습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국제 사회 비판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제임스 카리우키/유엔 주재 영국 차석 대사 :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건 이 분쟁을 종식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질 석방도 보장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고통을 심화시킬 뿐입니다."]

국제법상으로도 가자 재점령이 용인될 수 없다며 UN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스라엘 내에서도 반정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쟁은 멈추고 협상을 하라며 10만 시민들이 현지 시각 9일 밤 거리에 쏟아져 나왔는데요.

이 중에서도 가장 공습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하마스에 붙들려있는 생존 인질들 가족입니다.

공습으로 인질들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인질 가족들은 이번 공습은 재앙이라며, 이스라엘 노동자들이 오는 17일 하루 파업에 나설 것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자국민 희생까지 감수하면서 이렇게까지 공습을 강행한다니 혹시 다른 배경이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다른 내막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처한 정치적 위기가 그 첫 번째 배경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뇌물 수수 등의 재판을 받고 있어요.

지난 2019년 할리우드 제작자로부터 3억 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고 편의를 봐주는 등 혐의가 서너 가지나 됩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현직 총리가 형사 재판을 받는 첫 사례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혐의를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부인하고 있지만, 총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어찌 됐든 재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야겠죠?

이런 와중에 2023년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었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선 이 전쟁을 수습해야 하는 겁니다.

[요시 메켈버그/채텀하우스 중동 전문가 : "네타냐후(총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 정치적 생존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극우 세력이 필요한데, 그들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합병까지 하고 정착촌을 건설하려 합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또 네타냐후 총리에겐 재판을 미룰 수 있는 아주 좋은 빌미가 되고 있는데요.

실제 국가 안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근 자신의 재판을 연기했습니다.

[앵커]

어찌 됐든 이스라엘은 공습을 이어갈 것 같은데, 가자 점령 실현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내부적 반발, 국제사회의 압력, 이 두 가지 장벽에 부딪혀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가자 점령'이라는 목표를 수정하거나 절충안을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일단 이스라엘 국민들도 국민들이지만,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들도 가자 점령은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쓰게 된다며 이번 공습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국제 사회 반발도 무시할 순 없겠죠.

서방은 물론이고 이웃 나라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도 이번 점령 시도가 중동 전체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점점 등을 돌릴 경우 결국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을 끝내지 못하고 장기적인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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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2 15:19:21
    • 수정2025-08-12 15: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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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며 대규모 공습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공습의 내막,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이 점령이라는 단어를 꺼냈는데, 어떤 뜻으로 한 말이죠?

[기자]

가자지구를 손에 넣을 때까지, 정확히는 하마스가 항복할 때까지 공격하겠다는 뜻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최대한 빨리 가자를 점령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가자지구, 아니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고 남은 인질을 모두 석방한다면, 전쟁은 내일이라도 끝날 수 있습니다. 가자지구는 비무장화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하마스와 3년째 전쟁을 이어오면서 가자지구 75% 정도가 이스라엘 통제하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지역이 공격 포인트겠죠?

하마스가 숨어있는 가자시티, 그리고 알 마와시에 있는 중앙 캠프, 두 곳이 공습 목표라고 밝혔는데요.

가자시티는 가자 지구의 최대 도시인만큼, 가자 지구 전체 인구의 30%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민간인 수십만 명이 살고 있는 곳에 공습을 집중시키고 있는 겁니다.

[앵커]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벌써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카타르 방송사 알자지라 취재진 5명과 프리랜서 기자 1명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졌는데요.

이스라엘군은 아예 기자들이 있는 취재용 천막을 대놓고 폭격했는데, 5명 중 한 명이 하마스 일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알자지라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민간인의 사망과 부상, 그리고 또다시 시작된 피란.

당연히 전 세계는 이건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공습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국제 사회 비판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제임스 카리우키/유엔 주재 영국 차석 대사 :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건 이 분쟁을 종식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질 석방도 보장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고통을 심화시킬 뿐입니다."]

국제법상으로도 가자 재점령이 용인될 수 없다며 UN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스라엘 내에서도 반정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쟁은 멈추고 협상을 하라며 10만 시민들이 현지 시각 9일 밤 거리에 쏟아져 나왔는데요.

이 중에서도 가장 공습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하마스에 붙들려있는 생존 인질들 가족입니다.

공습으로 인질들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인질 가족들은 이번 공습은 재앙이라며, 이스라엘 노동자들이 오는 17일 하루 파업에 나설 것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자국민 희생까지 감수하면서 이렇게까지 공습을 강행한다니 혹시 다른 배경이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다른 내막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처한 정치적 위기가 그 첫 번째 배경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뇌물 수수 등의 재판을 받고 있어요.

지난 2019년 할리우드 제작자로부터 3억 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고 편의를 봐주는 등 혐의가 서너 가지나 됩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현직 총리가 형사 재판을 받는 첫 사례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혐의를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부인하고 있지만, 총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어찌 됐든 재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야겠죠?

이런 와중에 2023년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었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선 이 전쟁을 수습해야 하는 겁니다.

[요시 메켈버그/채텀하우스 중동 전문가 : "네타냐후(총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 정치적 생존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극우 세력이 필요한데, 그들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합병까지 하고 정착촌을 건설하려 합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또 네타냐후 총리에겐 재판을 미룰 수 있는 아주 좋은 빌미가 되고 있는데요.

실제 국가 안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근 자신의 재판을 연기했습니다.

[앵커]

어찌 됐든 이스라엘은 공습을 이어갈 것 같은데, 가자 점령 실현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내부적 반발, 국제사회의 압력, 이 두 가지 장벽에 부딪혀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가자 점령'이라는 목표를 수정하거나 절충안을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일단 이스라엘 국민들도 국민들이지만,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들도 가자 점령은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쓰게 된다며 이번 공습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국제 사회 반발도 무시할 순 없겠죠.

서방은 물론이고 이웃 나라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도 이번 점령 시도가 중동 전체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점점 등을 돌릴 경우 결국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을 끝내지 못하고 장기적인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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