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지에 포옹까지…‘사람 닮아가는’ 로봇의 진화 어디까지?

입력 2025.08.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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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이 깍지에다 팔짱 낀다…"더 정교하게, 고도화되는 로봇"

최근 중국에서는 로봇끼리 킥복싱에, 축구까지 하는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보다 앞서 중국에서는 로봇이 주먹을 날리고 발차기도 날리는 대회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였지만, 관절 움직임까지 그럴듯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상대 로봇 몸에 걸려 넘어지고,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허공에 발길질하는 등 한계도 분명했지만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술력을 뽐낼 만했습니다. 특히 모두 자국기업이 만든 것이라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속속 기능이 고도화된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손가락'이 자유로운 로봇입니다.


웨어러블·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가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알렉스(ALLEX)’의 상반신을 공개했습니다.

이 로봇은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사람처럼 손가락 관절을 움직입니다. 팔짱을 끼고 깍지도 끼고 사람이 운동하기 전에 하는 것처럼 손가락 준비 운동까지 합니다.

■'경계'를 넘어서는 로봇 진화…' 피지컬 AI ' 시대

김용재 위로보틱스 대표는 이 로봇의 강점으로 '유연한 손가락 관절'과 '(사람 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했습니다. 실제, 이 로봇은 기자와 악수하고 안고 손뼉을 마주치는 것까지 자연스럽게 가능했습니다.


기자가 로봇 손을 이리저리 만져봤는데, 사람이 힘을 빼고 있는 느낌의 유연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용재 대표는 이런 기술이 가능했던 건 자체 제작한 '구동기'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업체에서 자체 개발한 구동기를 어깨에 배치해서 유연하게 힘 제어를 할 수 있게 했다"며 "지금까지의 산업용 로봇이나 이런 협동 로봇 같은 경우는 산업용 감속기와 모터를 붙인 구동기를 사용한다, 그렇게 되면 정밀 제어에는 강점이지만 힘과 반응에서는 성능이 떨어지는데 이 부분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시연에서는 로봇의 행동이 원격 조종을 통해 진행됐지만, AI 등이 접목된다면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 ' 피지컬 AI' 시대…"우리 만의 전략적 기술 필요"

삼성이나 현대 등 국내 대기업은 이미 로봇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만큼, 피지컬 AI(Physical AI)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지컬 AI는 컴퓨터 속에서 AI가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서 로봇이나 드론 등이 센서, 그러니까 카메라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AI가 판단한 대로 팔 등을 움직이는 겁니다.

로봇은 제조용이나 협동 로봇, 서비스 로봇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산업연구원 보고서(2024)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소비자용 로봇 신규 판매 대수는 412만 8,141대로 전년 대비 소폭 성장에 그쳤지만, 가정용 돌봄 로봇 시장은 세 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가정용 돌봄 로봇 시장 규모는 계속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을 세심하게 보조할 수 있는 로봇은 시장성이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김용재 대표는 이런 로봇의 진화는 결국 서비스용 로봇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대표는 "사람 곁에서 안전하게 실생활에서 도와주는 로봇을 지향하고 있다"며 "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보조하거나 도와줄 수 있다, 사람 신체 능력이 떨어져도 로봇의 성능은 고도화될 것이고 산업이나 제조 현장에서도 쓰임이 있도록 맞춤형으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로봇 산업이 AI 등과 접목해 대량 생산하는 자동차 산업처럼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진오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움직이려면 모터가 30~40개 정도가 필요한데, 모터를 다 달면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다"며 "이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무게도 경량화해 사람의 행동 속도나 움직임을 비슷하게 따라 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는 로봇 시장에서 각국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우리만의 전략적 로봇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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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이 깍지에다 팔짱 낀다…"더 정교하게, 고도화되는 로봇"

최근 중국에서는 로봇끼리 킥복싱에, 축구까지 하는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보다 앞서 중국에서는 로봇이 주먹을 날리고 발차기도 날리는 대회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였지만, 관절 움직임까지 그럴듯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상대 로봇 몸에 걸려 넘어지고,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허공에 발길질하는 등 한계도 분명했지만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술력을 뽐낼 만했습니다. 특히 모두 자국기업이 만든 것이라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속속 기능이 고도화된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손가락'이 자유로운 로봇입니다.


웨어러블·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가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알렉스(ALLEX)’의 상반신을 공개했습니다.

이 로봇은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사람처럼 손가락 관절을 움직입니다. 팔짱을 끼고 깍지도 끼고 사람이 운동하기 전에 하는 것처럼 손가락 준비 운동까지 합니다.

■'경계'를 넘어서는 로봇 진화…' 피지컬 AI ' 시대

김용재 위로보틱스 대표는 이 로봇의 강점으로 '유연한 손가락 관절'과 '(사람 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했습니다. 실제, 이 로봇은 기자와 악수하고 안고 손뼉을 마주치는 것까지 자연스럽게 가능했습니다.


기자가 로봇 손을 이리저리 만져봤는데, 사람이 힘을 빼고 있는 느낌의 유연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용재 대표는 이런 기술이 가능했던 건 자체 제작한 '구동기'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업체에서 자체 개발한 구동기를 어깨에 배치해서 유연하게 힘 제어를 할 수 있게 했다"며 "지금까지의 산업용 로봇이나 이런 협동 로봇 같은 경우는 산업용 감속기와 모터를 붙인 구동기를 사용한다, 그렇게 되면 정밀 제어에는 강점이지만 힘과 반응에서는 성능이 떨어지는데 이 부분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시연에서는 로봇의 행동이 원격 조종을 통해 진행됐지만, AI 등이 접목된다면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 ' 피지컬 AI' 시대…"우리 만의 전략적 기술 필요"

삼성이나 현대 등 국내 대기업은 이미 로봇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만큼, 피지컬 AI(Physical AI)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지컬 AI는 컴퓨터 속에서 AI가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서 로봇이나 드론 등이 센서, 그러니까 카메라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AI가 판단한 대로 팔 등을 움직이는 겁니다.

로봇은 제조용이나 협동 로봇, 서비스 로봇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산업연구원 보고서(2024)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소비자용 로봇 신규 판매 대수는 412만 8,141대로 전년 대비 소폭 성장에 그쳤지만, 가정용 돌봄 로봇 시장은 세 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가정용 돌봄 로봇 시장 규모는 계속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을 세심하게 보조할 수 있는 로봇은 시장성이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김용재 대표는 이런 로봇의 진화는 결국 서비스용 로봇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대표는 "사람 곁에서 안전하게 실생활에서 도와주는 로봇을 지향하고 있다"며 "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보조하거나 도와줄 수 있다, 사람 신체 능력이 떨어져도 로봇의 성능은 고도화될 것이고 산업이나 제조 현장에서도 쓰임이 있도록 맞춤형으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로봇 산업이 AI 등과 접목해 대량 생산하는 자동차 산업처럼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진오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움직이려면 모터가 30~40개 정도가 필요한데, 모터를 다 달면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다"며 "이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무게도 경량화해 사람의 행동 속도나 움직임을 비슷하게 따라 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는 로봇 시장에서 각국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우리만의 전략적 로봇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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