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막이 전락

입력 2000.06.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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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과 현대 등 재벌기업들이 국세청 고위간부 출신 거물들을 잇따라 사외이사로 영입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세무조사를 코앞에 둔 시점이어서 방패막이로 이들을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장기철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영 씨에 대한 변칙증여 의혹과 현대 정 씨 일가의 유상증자 자금출처 등이 강도높게 진행중인 국세청의 재벌 기업 세무조사의 핵심입니다.
삼성과 현대는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임박한 지난 3월 주주총회 때 국세청 고위간부 출신 거물들을 속속 영입해서 세무조사에 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성은 황재성 전 서울지방 국세청장과 조사국장 출신의 신석정 씨와 최병윤 씨, 직세국장 출신의 박래훈 씨 등 4명을 사외이사로 영입해서 기존 사외 이사인 박경상, 박병일 씨와 함께 국세청 출신의 막강 사외이사 진용을 갖췄습니다.
현대도 김종창 전 서울지방 국세청장과 양종민 전 광주지방 국세청장, 그리고 박병일 전 조사국장 등 3명을 역시 사외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최운렬(증권연구원장): 전문가 1명 정도가 사외이사로 들어가는 것은 전문성의 측면에서는 이해가 되지만 많은 수가 한꺼번에 사외이사로 한 그룹에 들어간다는 것은 독립성의 측면에서 보면 매우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기자: LG의 경우도 국세청 요직과 재무부 차관을 지냈던 김용진 씨를 사외이사로 코오롱은 최근 임채주 전 국세청장을 고문으로 영입했습니다.
⊙윤종훈(참여연대 조세개혁실장): 90년 동안 세무공무원으로 있었던 분이 사외이사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게 국세청하고 자기가 속한 회사하고 연결시켜주는 것 그 이외에 뭐가 있겠느냐 이거죠.
⊙기자: 이들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들이 의혹을 살 만한 일을 했는지 여부는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서 판가름 날 것입니다.
KBS뉴스 장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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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패막이 전락
    • 입력 2000-06-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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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과 현대 등 재벌기업들이 국세청 고위간부 출신 거물들을 잇따라 사외이사로 영입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세무조사를 코앞에 둔 시점이어서 방패막이로 이들을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장기철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영 씨에 대한 변칙증여 의혹과 현대 정 씨 일가의 유상증자 자금출처 등이 강도높게 진행중인 국세청의 재벌 기업 세무조사의 핵심입니다. 삼성과 현대는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임박한 지난 3월 주주총회 때 국세청 고위간부 출신 거물들을 속속 영입해서 세무조사에 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성은 황재성 전 서울지방 국세청장과 조사국장 출신의 신석정 씨와 최병윤 씨, 직세국장 출신의 박래훈 씨 등 4명을 사외이사로 영입해서 기존 사외 이사인 박경상, 박병일 씨와 함께 국세청 출신의 막강 사외이사 진용을 갖췄습니다. 현대도 김종창 전 서울지방 국세청장과 양종민 전 광주지방 국세청장, 그리고 박병일 전 조사국장 등 3명을 역시 사외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최운렬(증권연구원장): 전문가 1명 정도가 사외이사로 들어가는 것은 전문성의 측면에서는 이해가 되지만 많은 수가 한꺼번에 사외이사로 한 그룹에 들어간다는 것은 독립성의 측면에서 보면 매우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기자: LG의 경우도 국세청 요직과 재무부 차관을 지냈던 김용진 씨를 사외이사로 코오롱은 최근 임채주 전 국세청장을 고문으로 영입했습니다. ⊙윤종훈(참여연대 조세개혁실장): 90년 동안 세무공무원으로 있었던 분이 사외이사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게 국세청하고 자기가 속한 회사하고 연결시켜주는 것 그 이외에 뭐가 있겠느냐 이거죠. ⊙기자: 이들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들이 의혹을 살 만한 일을 했는지 여부는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서 판가름 날 것입니다. KBS뉴스 장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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