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주사로 피로회복에 미백까지?

<앵커 멘트>

요즘 병의원에 가보면 유명연예인의 이름을 딴 주사부터 갖가지 효과가 있다는 비타민 주사 홍보 문구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서는 비타민 주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게 한 번 맞는데 보통 몇만 원씩 하다보니까 비용도 비용이지만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기자 멘트>

말씀하신 것처럼 연예인의 이름을 딴 주사에서부터 백옥 주사, 신데렐라 주사, 마늘 주사 등 갖가지 이름의 비타민 주사가 있었는데요.

병의원에서는 피부 관리는 물론 노화 방지와 비만 관리까지 주사 한방이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를 혈관에 직접 넣으면 흡수율이 휠씬 높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비타민 주사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실태는 어느 정도인지 우선 함께 보시죠.

<리포트>

서울의 한 병원.

요즘 2,30대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는 비타민 주사입니다.

주로 피곤하거나 기력이 떨어질 때 맞는 사람들이 많지만 최근에는 피로회복뿐만 아니라 동안의 비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권오민(경기도 이천시) : “예뻐지고 싶은 욕구가 많으니까 그런 주사도 많이 맞고...”

<인터뷰> 김소윤(서울시 관악구) : “예쁘다고 하는 건 하얗고, 그런 사람들이잖아요.”

비타민 주사는 링거를 통해 비타민C와 비타민B, 미네랄 등이 함유된 수액을 공급하는 정맥 주사!

피부를 하얗게 해준다는 백옥 주사, 피부와 몸매를 개선해 신데렐라로 만들어준다는 신데렐라 주사, 인형 같은 몸매를 만들어준다는 마네킹 주사까지!

그 이름도 다양합니다.

최근 연예인들이 피부미용을 위해 자주 맞는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웬만한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물론 일반 의원들까지 앞 다퉈 비타민 주사를 권유하고 있는데요.

비타민 주사 한 방이면 피부 관리는 물론 노화 방지와 비만 관리까지 가능하다면서 인터넷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의 한 피부과를 찾아가 봤는데요.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맞는 주사라면서 종류별로 비타민 주사를 소개합니다.

<녹취> 피부과 관계자 : “백옥 주사 같은 경우는 유명해진 게 비욘세가 맞아서 (피부가) 하얗게 됐잖아요. 아이유 때문에 유명해진 것도 있고. 신데렐라 (주사)는 하지원 때문에...”

한 번 맞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5만 원에서 6만 원선.

먼저 묻지 않아도 알아서 갖가지 효능에 대해 설명하는데요.

<녹취>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고용량 비타민C가 들어가요. 면역력 증진도 도와주고 항노화, 피로회복, 간해독이거든요.”

인터넷에 비타민 주사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

마시는 칵테일처럼 여러 성분을 혼합해 만드는 이른바 칵테일 주사를 권합니다.

<녹취> 성형외과 관계자(음성변조) : “요즘에는 칵테일 주사라고 해서 막 섞어요. 섞으면 효과가 더 큰 것만 모아놨어요.”

비타민 주사를 처방하는 병원들은 하나같이 효능에 대한 설명들만 늘어놓습니다.

<녹취> 비타민클리닉 관계자(음성변조) : “미백효과라든지 피로회복에 많이 도움이 되는 주사거든요.”

<녹취>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신데렐라 주사 같은 경우에는 항노화 성분이 있고...”

<녹취> 성형외과 관계자(음성변조) : “체지방 감소나 신진대사가 원활히 되면서 노폐물 작용도 잘되고...”

<기자 멘트>

의사면허만 있으면 진료 과목에 상관없이 처방이 가능하다 보니 피부과와 성형외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등에서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추천을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비타민 주사가 그 만큼의 효과가 있는 걸까요?

<리포트>

전문가들을 찾아가봤습니다.

<인터뷰> 염창환(가정의학과 전문의) :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D 주사죠. 골다공증 질환의 면역력을 올려주기 위해서. 1949년 미국의 소아과의 클레넌 박사가 소아마비 아이들한테 비티만 주사를 놓아주니까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어서 그때부터...”

하지만 비타민 주사의 실제 효능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인터뷰> 명승권(가정의학과 전문의) :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많이 먹는 사람은 그 안에 비타민C도 있고 비타민D도 있지 않습니까. 암이나 심혈관 질환 발생이 낮은 것으로 보고가 되어 있어요. (하지만) 각종 비타민 항산화제를 약의 형태로 합성을 해서 먹었을 때 임상 실험을 해봤는데 임상 실험마다 연구 결과는 대부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고요.”

문제는 비타민 주사의 효과가 의학적으로 입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명확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는데요.

실제로 비타민 주사를 경험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인터뷰> 시민(음성변조) : “(주사) 맞고 난 다음 날 개운한 기분이 약간 있었어요.”

<인터뷰> 시민(음성변조): “기분상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잘 모르겠어요."

지난해 여름, 성형외과를 찾았다가 비타민 주사를 권유받았다는 주부 박 모씨.

피로회복에도 좋고, 피부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담당 의사의 말에 주사를 맞게 됐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00 (비타민 주사 경험자/음성변조) : “즉각 효과가 있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효과를 기대해서... 저렴한 가격대는 아니었거든요. 한 번에 10회를 끊으면 가격을 할인해준다고. Q/10회 해서?” “80이었나?”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느낄 수 없어 결국 환불을 받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00(비타민 주사 경험자/음성변조) : “3회 정도 맞아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처럼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뚜렷하게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데요.

백옥주사의 경우 주성분인 글루타치온은 2011년 필리핀 보건 당국이 피부 미백을 목적으로 주사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간 치료제로만 주사가 인정된다고 하는데요.

현재 비타민 주사는 성분 배합이나 투여 기준이 없고 의사 면허만 있으면 진료 과목에 상관없이 처방이 가능한 것도 문제!

뿐만 아니라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비타민 주사를 시술하는 곳도 많다고 합니다.

<녹취>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요즘 주사방이라고 청담동이나 압구정, 신사동 가로수길 이런 데. 주사라는 건 간호사들이 놓을 수가 있으니까...”

전문가들은 병원들의 과장 광고에 현혹돼 무분별하게 비타민 주사를 이용하는 것은 그 자체가 그저 심리적인 위안일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인터뷰> 곽금주(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효과가 있는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이 다 하고 있지만 나도 뭔가가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그러한 위약 효과. (비타민 주사를) 맞기 전에 이것이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 한 번 쯤은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만큼 비타민 주사처럼 비싼 비보험 진료에만 열을 올리는 병원이라면, 환자의 건강보다는 의사의 잇속을 챙기는 곳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또 비타민 주사를 과다하게 맞을 경우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거나 설사, 복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